건보공단 "수사권 부여하는 특사경 제도, 사무장병원 척결위해 필요"

의료법 위반 복지부 특사경 구체화 단계..."복지부 결과 분석 후 장기적으로 공단 특사경 검토"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윤영채 기자] 보건복지부의 특별사법경찰권(특사경) 조직 구성이 구체화되면서 일각에서 필요성이 제기됐던 사무장 병원 척결을 위한 국민건강보험공단 특사경 도입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사경 제도’는 업무적 접근성과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에 한해 경찰과 검찰이 아닌 공무원 등에게 예외적으로 수사권을 부여하는 제도다. 지난 2017년 12월 20일 사법경찰직무법이 개정되면서 보건복지부 공무원에게 의료법 위반행위에 대한 수사권이 부여됐다.

2일 최근 건보공단이 국회에 제출한 서면답변 자료를 확인한 결과, 공단 특사경은 복지부 특사경 운영 결과 분석 후 도입을 검토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건보공단 특사경 도입이 시기상조라고 밝혔지만 건보공단은 자체 특사경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신동근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0월 국정감사를 통해 "복지부는 작년 12월 특사경 근거 법률 통과 후 현재까지 복지부 인력 및 조직상 특사경 관련 별도 인력, 조직이 없다. 기존의 다른 업무담당자가 특사경 업무를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라며 "별도 인력 및 조직 증원은 2019년 행안부와 협의를 통해 확보해 나갈 예정이다. 현재는 부처 내 인력을 활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라고 했다.

신 의원은 “건보공단 특사경은 공무원이 아닌 민간인 신분인 공단 직원에게 권한을 부여한다.  과잉 수사 등의 문제가 발생했을 때 책임 소재 논란과 피의자 보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라며 "다만 건보공단에 특사경이 도입되면 전문성과 역량, 인프라를 갖춘 직원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맡아서 조사를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 때문에 신속, 정확하고 체계적인 수사, 송치를 추진해 의료질서를 확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건보공단도 사무장병원 척결 의지를 강하게 피력하며 특사경 제도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건보공단 김용익 이사장은 지난 7월 보건의료전문지 기자단 워크숍을 통해 "공단은 사무장병원을 척결하고자 하는 의지가 확고하면서도 강력하다"고 밝혔다.

건보공단은 추가적으로 국정감사 서면답변에서도 “사무장병원 등 불법개설 기관은 갈수록 그 수법이 교묘해지고 형태는 지능화·대형화되는 추세다”라며 "불법개설 기관의 입증과 사무장에게 성과가 귀속됐다는 사실을 객관적으로 입증하는 것이 사무장병원 단속의 핵심"이라고 했다.

건보공단은 “그러나 공단에 수사권이 없어 사무장의 계좌추적이 불가능하다. 수사기관에서는 강력사건, 사회적 이슈사건 등에 밀려 수사가 장기간(11개월) 소요돼 재정누수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복지부와 건보공단은 지난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사무장병원 단속을 시작했다. 건보공단에 따르면 2017년에는 사무장병원 등 불법개설 기관 적발금액이 5754억원을 기록, 2013년 대비 약 4.3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보공단 측은 “복지부 특사경이 가동되면 행정조사와 연계해 효과적으로 수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본부 및 지역본부에 수사지원팀을 구성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현재 건보공단은 전국적 조직망과 불법개설 의심기관 감지시스템, 400여명의 전문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만약 특사경이 부여되면 불법개설 감지 시스템을 고도화해 의료인의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복지부와 함께 강력하고 대대적인 단속을 실시할 계획을 밝혔다. 단기간에 사무장병원이 근절될 수 있도록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민간에 특사경 권한을 부여하는데 우려의 목소리도 공존한다. 이에 대해 건보공단은 “민간에 특사경 권한부여를 우려하는데 특별사법경찰권은 공무원 외에도 민간인 여주 소망교도소 교도관이나 공공기관인 금융감독원 직원, 국립공원관리공단 직원에게도 부여된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건보공단은 “민간기관이나 공단의 사무는 국가사무를 대행하고 행정절차법에 따른 행정청이다. 직원들의 벌칙 적용 시 공무원으로 의제하는 등 고도의 공공성을 가진 기관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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