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준 전 뷰노 대표의 새 도전 "안과 분야서 유니콘 꿈꾼다"

분당서울대병원 박상준 교수와 의료AI 기업 '클롭' 창업…당뇨망막병증 시작으로 안과 버티컬 플랫폼 구축

클롭 김현준 대표.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당장 눈 앞에 있는 작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서 시작하는 게 궁극적으로 유니콘 기업이 되는 길이라 생각했습니다. 안과하면 떠오르는 플랫폼을 만들 겁니다.”
 
대표적 의료 인공지능(AI)기업 뷰노를 창업했던 김현준 전 대표가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박상준 교수와 손잡고 안과 분야에 뛰어들었다.
 
김 전 대표와 박 교수가 지난 4월 창업한 ‘클롭(CLOP)’은 AI 기반의 안질환 관리를 통해 환자의 실명 예방을 목표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의료AI 기업이다. 당뇨병 환자들이 겪는 대표적 합병증인 당뇨망막병증의 조기 진단과 치료를 돕는 것에서 시작해 눈 건강 전반을 다루는 플랫폼으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당면한 작은 문제부터 시작실명 초래 '당뇨망막병증' 막을 안저검사에 주목
 
클롭 김현준 대표는 14일 분당서울대병원 헬스케어혁신파크에서 의료기기산업 출입 전문기자단과 만나 “당뇨병 환자들이 다니는 내과와 눈 관련 합병증을 진료하는 안과 간 연계 부족 문제는 과거부터 꾸준히 지적돼왔지만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며 새로운 도전 분야로 안과를 택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국내 당뇨병 환자는 600만~800만명. 고령화 등의 영향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당뇨병 환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당뇨병은 제대로 관리하지 않을 경우 여러 치명적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는 점에서 무서운 질환이다. 특히 당뇨망막병증은 적시에 치료하지 않을 경우 실명에 이를 수 있다. 
 
이에 당뇨병 환자들은 적어도 1년에 한 차례 안저검사를 받아야 한다. 전 세계적으로도 당뇨병 환자가 증가하면서 안저검사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하지만 실제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는 환자의 비율은 국내의 경우 채 30%도 안 되는 실정이다. 다른 나라들은 이보다도 비율이 더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뇨병 환자 입장에서는 안저검사를 받기 위해 별도로 안과를 방문해야 하는 데다, 최소 2시간 이상 걸리는 검사 시간이 부담일 수밖에 없다. 내과 의사와 안과 의사들은 협력의 필요성은 절감하고 있지만 체계적인 연계 시스템과 별 다른 인센티브가 없는 상황에서 적극 나서지 못하고 있다.
 
클롭 김현준 대표와 박상준 대표.

내과-안과 연계 시스템 구축·AI 기반 안저 분석기술 개발…안과 '버티컬 플레이어' 목표

클롭은 우선 당뇨병 환자가 적시에 안저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당뇨병 환자를 진료하는 상급종합병원·일차의료기관 내과 전문의들과 안과 의원 간 의뢰·회송 자동화 시스템을 담은 플랫폼을 구축한다. AI 기반 광각 안저 분석기술을 통해 검사에 대한 환자들의 부담도 줄인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환자와 안과, 내과 의사, 회사 등 이해관계자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클롭 박상준 대표는 “저개발 국가들은 안과 관련 자원이 전무하기 때문에 당뇨망막병증을 국가검진을 통해 잡아내고 있다”며 “하지만 우리나라는 전국 1500개 안과 의원에 포진해 있는 우수한 안과 전문의들을 제대로 활용하는 것만으로 국민들에게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AI 기반 광각 안저 분석기술도 개발해 빠르고 정밀한 진단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며 “환자들이 내원에 30분 이내에 안저검사를 마치고 돌아가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또 “안과 의원 입장에선 새로운 환자를 받아 매출 증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내과 의사들은 환자의 합병증 관리에 중요한 눈 문제에 대한 팔로우업과 결과 공유를 받을 수 있게 된다”며 “의사들이 자신들의 기존 업무 플로우를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자연스럽게 연계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클롭은 안과 그 중에서도 당뇨망막병증이라는 어찌보면 작은 부분부터 시작해, 장기적으론 안과와 관련한 모든 의료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나아간다는 계획이다. 관련 시장 규모는 국내의 경우 600억원, 전 세계 3조원 정도로 보고 있다.
 
김 대표는 “당뇨 망막병증으로 시작하지만 최종 목표는 안과 환자들은 우리가 다 담아보겠다는 것”이라며 “의료 시스템 등은 나라별로 다르지만 갖고 있는 문제들은 기본적으로 비슷하다. 작은 문제라도 현실에 맞닿아 있는 문제를 국내에서 풀어낼 수 있으면 다른 나라에서도 풀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해외 진출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클롭은 안과 분야의 버티컬 플레이어가 될 것”이라며 “한 사람에 대한 만성질환 관리와 전인적 관리는 안과만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다른 만성질환 관리 플랫폼들과 협력할 생각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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