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협, 대대적 회칙 개정 예정…"차기회장 제도·대의원 이사 추천제 도입"

22일 정총서 회칙 개정·병원별 노조 설립 논의…이사진 회장단 20인·대의원회 20인내 구성해 회장 독단 막는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22일 정기대의원총회를 통해 차기 회장 제도와 대의원 추천 이사 구성 등 회칙 개정안 논의한다. 사진은 지난해 전공의들이 주도했던 젊은의사 단체행동의 모습.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대한전공의협의회가 대대적 변혁을 준비 중이다. 

20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전협은 회무의 연속성을 위해 차기 회장 제도를 도입하는가 하면, 회장단과 대의원회의 균형을 위해 대의원 추천 이사도 별도로 구성할 수 있도록 하는 회칙 개정안을 내놨다. 

해당 안건은 오는 22일 대전협 정기대의원총회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이번 안건은 대전협 회칙 상 회장단과 이사진의 임기가 1년으로 제한돼 있어 회무의 연속성이 떨어진다는 문제제기로 인해 제안됐다. 

전공의의 병원 내 위치나 업무량을 고려해 임기가 다소 짧게 설정됐다고도 볼 수 있지만 회장과 이사진이 연임하지 않는 이상, 집행부가 바뀔 때마다 협회의 조직력과 사기가 매우 저하되고 있다는 게 대전협 측의 견해다.  

이에 개정안은 회칙 시행일 후 45일 이내에 차기회장 선거를 실시토록 하고 첫 차기 회장 선거에 한해 차기 회장과 차차기회장을 모두 선출하도록 명시했다. 이는 현재 한재민 회장의 임기가 3개월 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안건이 통과되면 차기 회장은 전임 회장의 임기 만료와 동시에 자동으로 회장에 취임하게 되며 차기 회장은 전임 집행부 당연직 부회장, 전임회장은 차기 집행부의 당연직 상임이사가 된다. 

차기회장은 전임 집행부에서 부회장 이상의 권리도 행사할 수 있다. 개정안에 따르면 회장은 3인 이내 부회장과 10인 이내 상임이사를 선임할 수 있고 차기회장도 1인의 부회장과 10인 이내 상임이사를 선임할 수 있는 권리를 갖는다. 

임원들의 임기도 변경된다. 원활한 차기 회장제도 운영을 위해 현재 전공의 신분을 유지하는 범위 내에서 연임이 가능했던 현행 규칙이 삭제되고 회장 임기가 1년으로 제한된다. 

또한 기존 임원의 일방적 사퇴로 인해 수련환경평가위원회나 유관단체 파견 위원의 불필요한 유고를 막기 위해 총회가 개최되지 않은 상황에서 회장이나 임원들의 임기가 만료될 경우, 기존 임원의 임기는 차기 임원이 선임될 때까지 자동 연장된다. 

특히 이번 개정안의 주된 또 다른 특징은 회장과 차기 회장의 독단을 막기 위해 대의원회에서도 이사를 선임할 수 있도록 한 점이다. 

개정안은 회장과 차기회장이 각 10인 씩 총 20인 이내에서 상임이사를 선임하되, 동일하게 대의원회에서도 20인의 이사를 추천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관련해 대전협은 "기존 회칙은 이사회와 집행국의 개념이 혼재돼 있고 대의원 의견 조회 과정이 부재해 이사회가 대의원의 의견을 반영하기 힘든 구조였다"며 "이에 대의원 총회 추천 이사를 신설해 회장이 대의원총회 수임 사항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적절한 대의원 의견을 반영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전협은 오는 22일 정기총회에서 병원별 노조 설립안건도 논의할 예정이다. 해당 안건은 한재민 회장이 후보 시절부터 주장해왔던 주요 공약 중 하나다. 해당 안건은 앞선 지난해 11월 임시총회에서 유보됐다. 

당시 한 회장은 "현재 전공의들의 단결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가장 좋은 수단이 노조를 통한 결집력 확보"라며 "노조를 통해 병원과 교수님들에게 전공의들이 단결돼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다"고 노조 설립의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했다. 

반면 반대도 만만치 않았다. 반대 측 대의원들은 박지현 전 회장이 위원장으로 있는 기존 전공의 노조에 이미 8000명이 넘는 전공의가 가입돼 있고 노조 복수 가입이 불가한 만큼 이에 대한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봤다. 

이번 회칙 개정은 비단 회무의 연속성이나 대의원들의 견제 강화에만 국한되지 않고 한재민 회장의 '전임 집행부 지우기'라는 평가를 받는다.  

한 회장이 이번 안건을 통해 전임 집행부와의 의사소통 단절로 인한 연속성 부재, 지난해 집행부 전원 사퇴 등 문제를 지적함과 동시에 새로운 병원별 노조 신설로 자연스럽게 박지현 전임 회장이 위원장으로 있는 기존 전공의 노조도 흔적을 없앨 수 있기 때문이다. 

한재민 회장의 정체성 자체가 기존 집행부에 대한 불신을 기반으로 한 대체 세력이라는 점에서 전임 집행부의 흔적을 지우고 이들의 잘못된 점을 개선할 수 있는 이번 안건이 통과되면 향후 한 회장의 회무에도 무게가 실릴 수 있다. 

한 전공의 관계자는 "이번에 논의될 두 가지 안건은 지난 파업 당시 전임 집행부를 심판하는 의미를 갖는다. 이들의 잘못을 대의원들이 간접적으로 인정하게 되는 자리가 될 수 있다"며 "파업 당시 전 집행부가 독단적으로 행동하고 결국 총사퇴했던 선례를 막으려는 의도가 강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재민 회장은 "전임 집행부 지우기라기 보단 뜻있는 분들이 여러 채널을 통해 연속성 있게 함께 할 수 있도록 하는 취지"라며 "대전협은 전공의들을 향해 항상 열려있다. 오히려 이사진으로 전임 집행부를 많이 모시지 못한 아쉬움이 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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