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우 의협 비대위원장은 누구...2000년 의쟁투 때부터 활약해온 외과 전문의

의협회장 선거 앞두고 분열 없이 투쟁 이끌 적임자로 낙점... 젊은 의사들 강경 투쟁 의문 제기했지만, 협상파 아냐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에 김택우 강원도의사회장이 선출된 것에 대해 의료계 내 의견이 갈리고 있다. 사진은 김택우 위원장이 지난 2022년 의협 간호법 저지 비상대책위원장으로 활동할 당시 모습.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에 김택우 강원도의사회장이 선출된 것과 관련해 향후 의료계 내 투쟁 방향성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김택우 위원장이 차기 의협 회장 후보들과 달리 선거를 의식하지 않고 투쟁을 이끌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는 반면, 협상을 중시하던 기존 의협 이필수 회장 체제와 크게 다르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공존한다.  

의쟁투 때부터 의사회 활약...비대위·시도의사회 경험 많고 투쟁에도 적극적 

10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날 김택우 신임 비대위원장이 임명된 이후 의료계 인사들은 김택우 비대위원장에 대한 기대와 우려를 공유한 가운데, 의대정원 2000명 증원을 강행하는 정부에 맞서 힘을 합쳐 투쟁하자는 의견이 많다. 

김택우 비대위원장 선출은 차기 의협 회장 선거가 한 달여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비대위 투쟁 정국이 혼란에 빠지지 않게 하기 위한 대의원회 운영위원회의 결정이다. 

특정 의협회장 후보가 비대위원장을 맡게 될 경우 향후 투쟁 동력이 와해되거나 분열될 가능성이 점쳐지기 때문이다. 이에 운영위는 현재 거론되는 예비 후보 라인과 관여되지 않으면서 의협과 시도의사회, 대의원회 회무에 밝은 김택우 회장을 비대위원장 자리에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협 대의원회 박성민 의장은 "의협 회장 선거 예비 후보들 중 1인을 비대위원장으로 선출하면 이후 비대위 운영 과정에서 큰 혼란이 초래될 확률이 높다는 판단에 따라 비후보군에서 비대위원장을 선출하는 쪽으로 의견이 모였다"며 "투쟁 기간 분열적 행동을 자제하고 개인을 앞세우기보다는 의협 일원으로 일치단결해 엄중한 위기를 극복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 의장은 "사전에 어떤 조건을 달거나 논의도 없었다. 운영위원들 각자의 생각에 맡겼다"고 덧붙였다. 

김택우 위원장은 1990년 경상의대를 졸업한 외과 전문의로, 강원도 춘천에서 온세의원을 운영하고 있다. 2000년 의약분업 투쟁 당시 강원도 의쟁투(의료개혁쟁취투쟁위원회) 위원으로 여의도 집회 강원도 연설자를 맡기도 했다. 이후 춘천시의사회 재무이사, 총무이사, 감사 등을 역임한데 이어 강원도의사회 총무이사를 거쳐 2021년 강원도의사회장에 임명된 다음 2024년부터 3년간 연임이 확정됐다. 

김 비대위원장은 강원도의사회장을 맡으면서 간호법 저지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의협 의료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홍보위원장, 강원도의사회 비상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 등 비대위에서 일해 본 경험이 많다. 

또한 춘천시의사회장, 강원도의사회장을 거치며 시도의사회장단 내에서도 잔뼈가 굵다. 그는 강원도의사회 부의장 등을 역임했고 의협 중앙대의원 등을 맡고 있다. 

김 비대위원장은 강경 투쟁에 있어서도 적극적이라는 평가도 많다. 그는 지난해 2월 강원도의사회 차원에서 자체적으로 회원 1221명 서명을 받아 간호법과 의사면허취소법 강행 규탄 탄원서를 더불어민주당 측에 제출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또한 간호법 투쟁 당시 김택우 비대위원장은 민주당 강원도당 당사 앞에서 개인적으로 1인 시위를 꾸준히 이어나가는가 하면, 2021년엔 비급여 자료 제출을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하며 헌법재판소 앞 1인 시위를 진행하기도 했다. 
 
김택우 비대위원장은 지난 2023년 강원도의사회 차원에서 회원 1221명 서명을 받아 의사면허취소법안 반대 및 간호법 제정 반대에 대한 탄원서를 민주당 측에 제출했다. 사진=강원도의사회
 
간호법 저지 투쟁 당시 김택우 비대위원장의 1인 시위 모습. 


'협상 중시하던 이필수 회장 기조 이어지는 것 아닌가' 일부 우려, 투쟁 동력 모아 Go!  

김택우 비대위원장에 대한 우려도 일부 존재한다. 김 위원장이 지난해 11월 의료현안협의체 단장과 위원 교체 당시 썼던 '이필수 회장이 새 단장을 맡아야 한다'는 취지의 기고문이 알려지면서 우려가 확산했다. 

의대정원 확대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이필수 회장을 옹호하는 듯한 김택우 회장이 비대위원장을 맡으면 자칫 '투쟁 보단 협상' 기조가 그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2020년 당시 파업에 전공의로 참여했던 한 대학병원 전임의는 "의대생과 전공의 등 젊은의사들 사이에선 지난 2020년 의사총파업 당시 최대집 의협 회장이 독단적으로 9.4의정합의를 체결한 문제가 트라우마처럼 남아 있다"며 "이필수 회장을 두둔한 김택우 비대위원장도 비슷한 절차를 밟게 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현재 빅5병원에서 근무 중인 한 전공의도 "의료계 투쟁이 중요한 시기에 비대위원장 선출 과정에서 전공의 등의 의견을 청취하는 등 과정이 전혀 없었다. 이를 고려하면 향후 비대위에서도 강경 투쟁을 원하는 젊은 의사들의 의견이 얼마나 반영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복수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근 전국시도의사회장단 회의 등 공개적인 자리에서 김택우 위원장이 기존 집행부를 옹호하거나, 협상을 강조하고 대정부 투쟁을 반대하는 발언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시도의사회장은 "김택우 회장은 평소 굉장히 합리적인 분으로 정평이 나 있다. 어려운 시국에 비대위를 제대로 이끌 인물이라고 본다"며 "특히 차기 의협 회장 선거에서 특정 후보 라인으로 분류되지 않아 균형감 있는 회무를 이어갈 것"이라고 평가했다. 

강원도의사회 소속 회원 A씨도 "평소 인품이 좋아 회원들 사이에서 올곧은 분으로 통한다. 결단력이 있는 분이라 단합하며 투쟁 동력을 모아 투쟁도 잘 이끌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댓글보기(0)

전체 뉴스 순위

칼럼/MG툰

English News

전체보기

유튜브

사람들

이 게시글의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