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특집] 면역학·종양학 분야에 집중 투자…사노피 6개 기업 인수·MSD 단일기업 인수에 13조 빅딜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2021년 주요 빅파마들은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대부분 면역학과 종양학 분야에 집중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노피(Sanofi)가 가장 많은 기업을 인수했고, 단일 인수 규모로는 MSD(Merck & Co.)가 가장 많은 금액을 투자했다. 암젠(Amgen)과 화이자(Pfizer) 역시 면역학과 종양학 파이프라인 강화에 나섰고, 노바티스(Novartis)는 2020년에 이어 안질환 유전자 치료제 개발 회사를 추가로 인수하며 광유전학 분야에서 입지를 다지는데 집중했다.
메디게이트뉴스는 30일 주요 빅파마들의 2021년 거래 현황을 살피고, 회사별로 어떤 분야에 투자를 많이 했는지 그 특징을 살펴봤다.
사노피, mRNA 플랫폼 기업 2곳 포함 6개 인수하고 AI기업에 지분투자
사노피는 올해 카이맵(Kymab), 타이달 테라퓨틱스(Tidal Therapeutics), 트랜스레이트 바이오(Translate Bio), 캐드먼 홀딩스(Kadmon Holdings), 오리짐 바이오테크놀로지(Origimm Biotechnology), 아뮤닉스 파마슈티컬스(Amunix Pharmaceuticals) 등 6개 기업을 인수했다. 모두 면역학과 종양학 분야에 중점을 둔 회사다.
먼저 카이맵 인수로 새로운 작용기전을 가진 완전 인간 단클론항체 KY1005를 확보했다. KY1005는 OX40-리간드에 결합하는 물질로, 다양한 면역매개질환 및 염증성 장애를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재 중등도~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으며 2a상 시험에서 1차평가변수를 모두 충족시켰다. 카이맵을 인수하는 조건으로 선급금 약 11억 달러와 특정 마일스톤 달성 시 최대 3억5000만 달러를 지급한다.
타이달은 종양학과 면역학 및 기타 질병 분야에 적용할 수 잇는 mRNA 기반 연구 플랫폼을 가지고 있다. 이 방식을 이용하면 CAR-T 세포 치료제를 훨씬 더 광범위한 환자 집단에게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재 암 적응증에 대한 T 세포의 생체 내 재프로그래밍을 포함한 전임상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며, 사노피는 1억6000만 달러와 특정 마일스톤 달성시 최대 3억1000만 달러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인수했다.
트랜스레이트 역시 mRNA 기술 플랫폼을 가진 회사로 인수금액은 약 32억 달러다. 트랜스레이트는 기존에 사노피와 mRNA 백신 협력 및 독점 라이선스 계약으로 코로나19 백신과 계절성 인플루엔자 백신을 개발하고 있었다. 이 외에도 치료 측면에서 낭포성 섬유증과 기타 희귀 폐질환에 대한 초기 단계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트랜스레이트의 MRTTM 플랫폼은 종양학 등 분야에서 치료용 항체나 백신과 같은 다양한 종류의 치료제에 적용될 수 있어, 면역종양학 및 염증성 질환 모두에서 연구 역량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
사노피는 캐드먼을 약 19억 달러에 인수하면서 올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 받은 만성 이식편대숙주병 치료제 레주락(Rezurock, 성분명 벨루모수딜)을 이식 포트폴리오에 추가했다. 캐드먼은 면역 및 섬유성 질환과 면역항암제 후보물질을 보유하고 있다.
오리짐은 여드름과 같은 피부질환을 유발하는 박테리아로부터 유해한 피부 미생물군유전체 구성요소 및 항원 발견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다. 대표 파이프라인은 재조합 단백질을 기반으로 하는 여드름 백신 후보 ORI-001이다. 이와 병행해 사노피는 추가 항원 버전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여기에 차세대 mRNA 플랫폼을 활용할 계획이다.
면역항암제 회사인 아뮤닉스는 선급금 약 10억 달러와 개발 마일스톤 달성에 따라 최대 2억2500만달러에 인수했다. 아뮤닉스 기술 플랫폼은 차세대 스마트 바이오로직스 접근 방식을 활용해 정상 조직은 보존하면서 종양 조직에서만 활성화되도록 약물을 정확하게 맞춤 전달함으로써 암 환자에게 더 효과적이고 안전한 치료 옵션을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으며, 약 20개 분자를 개발하고 있다.
이 외에도 인공지능(AI) 신약 발굴 기업인 오킨(Owkin)에 1억8000만 달러 규모로 지분 투자하고, 비소세포폐암, 삼중음성 유방암, 중피종, 다발성골수종 등 네 가지 유형의 암에 대한 새로운 치료법을 식별하기 위한 전략적 협력을 체결했다.
MSD, 13조원에 액셀러론 자산 확보…분할기업 오가논, 여성건강 제약사 인수
MSD는 심혈관 파이프라인을 강화하기 위해 115억 달러(약 13조6600억원) 규모의 통 큰 배팅에 나섰다. 인수 대상은 3상 단계의 퍼스트인클래스(first-in-class) 폐동맥고혈압 치료제 소타터셉트(Sotatercept)를 보유하고 있는 액셀러론 파마(Acceleron Pharma Inc.)다.
액셀러론은 세포 성장과 분화, 복구 조절에서 중심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전환성장인자(TFG)-베타 슈퍼패밀리의 힘을 활용하는데 중점을 둔 회사다. 주요 후보물질인 소타터셉트는 폐동맥고혈압의 단기 및/또는 장기 임상 결과를 개선할 수 있는 새로운 작용기전을 가지고 있으며, 현재 표준 치료에 대한 추가 요법으로 3상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액셀러론의 포트폴리오에는 베타 지중해빈혈 및 저위험 골수이형성 증후군의 빈혈 치료를 위해 미국, 유럽 등에서 승인된 퍼스트인클래스 적혈구 성숙 재조합 융합 단백질 레블로질(Reblozyl, 성분명 루스파터셉트)도 포함돼 있다. 레블로질은 BMS(Bristol Myers Squibb)와 글로벌 협업을 통해 개발 및 상용화되고 있다.
MSD가 올해 초 인수한 판디온 테라퓨틱스(Pandion Therapeutics, Inc.)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는 회사로, 인수가는 18억5000만 달러였다.
판디온은 중요한 면역 제어 노드를 타깃하는 정밀 면역 조절제 파이프라인을 가지고 있다. 주요 후보인 PT101은 궤양성 대장염 및 기타 자가면역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조절T세포(Treg)를 선택적으로 활성화하고 확장하도록 설계된 단백질 백본에 융합된 조작된 IL-2 돌연변이단백질(mutein)이다. 이 외에도 다양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으며, 이 중에는 PD-1 작용제도 포함된다.
MSD 사업 분할에 따라 신설된 오가논(Organon)은 여성건강의 새로운 치료법에 중점을 둔 임상 단계 약물 개발 회사 포렌도 파마(Forendo Pharma)를 인수했다. 선급금 7500만 달러와 약 900만 달러의 부채 이전, 특정 개발 및 규제 마일스톤에 따라 최대 2억7000만 달러, 상업 마일스톤에 따라 최대 6억 달러를 지불하는 조건으로, 총 금액은 9억5400만 달러다.
주요 후보물질은 퍼스트인클래스 17β-하이드록시스테로이드 탈수소효소 유형 1(HSD17B1) 억제제인 FOR-6219로 현재 자궁내막증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다. 전신 호르몬 수치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표적 조직에 국소적으로 작용해 현재 이용 가능한 치료법과는 차별된다. 개발에 성공하면 자궁내막증에 대한 장기 치료 옵션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재 승인된 자궁내막증 장기 치료 옵션은 없다.
이 외에도 포렌도는 대사 장애와 안드로겐 과다증 및 불임 관련 가장 흔한 여성 건강 상태 중 하나인 다낭성난소증후군(PCOS) 전임상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다. 현재 PCOS는 승인된 치료법이 없어 오가논의 또 다른 우선순위 질병 영역으로 꼽힌다.
암젠·화이자, 면역학 및 종양학 포트폴리오 추가 위해 각각 3곳 인수
암젠이 19억 달러에 인수한 파이브프라임 테라퓨틱스(Five Prime Therapeutics) 퍼스트인클래스 섬유모세포성장인자수용체(FGFR2b) 억제제 베마리투주맙(Bemarituzumab)을 포함한 종양학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회사다. FGFR2b은 비-HER2 양성 위암 환자의 약 30% 및 기타 고형 종양에서 과발현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립선암 파이프라인을 가지고 있는 테네오바이오(Teneobio)는 인간중쇄항체(Human Heavy-Chain Antibodies)라는 새로운 종류의 생물학적 제제를 개발하는 회사로, 독점적인 이중특이성 및 다중특이성 항체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테네오가 가진 새로운 T-세포 관여항체(T-cell engagers) 플랫폼은 1세대보다 더 나은 안전성과 효능, 약동학 프로파일을 가져 암젠이 현재 가지고 있는 BiTE 플랫폼을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계약 조건에 따라 암젠은 선급금 9억 달러와 마일스톤에 따라 최대 16억 달러를 지급한다.
또한 암젠은 조직 재생 및 복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프로스타글란딘 PGE2을 조절하는 퍼스트인클래스 경구용 소분자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로데오 테라퓨틱스(Rodeo Therapeutics Corporation)를 7억 달러 이상에 인수했다. 프로스타글란딘 분해 효소(15-PGDH)는 줄기세포 자가 재생 및 상피 장벽 복구와 같은 여러 질병 관련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데, 다양한 염증성 질환을 적응증으로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트릴리움 테라퓨틱스(Trillium Therapeutics Inc.)는 면역항암제를 개발하는 회사로 화이자가 22억6000만 달러에 인수했다. 주요 파이프라인인 TTI-622와 TTI-621은 혈액암의 주요 면역 관문으로 부상하고 있는 신호 조절 단백질 α(SIRPα)-CD47 축을 차단하는 잠재적인 베스트인클래스(best-in-class) SIRPα-Fc 융합 단백질이다.
면역학 분야에서는 경구용 스핑고신 1-포스포네이트(sphingosine 1-phosphate, S1P) 수용체 조절제인 에트라시모드(etrasimod)를 포함해 위장병과 피부질환, 심장병 등 여러 면역 염증성 질환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아레나 파마슈티컬스(Arena Pharmaceuticals, Inc.)를 인수했다. 총 자본 가치는 약 67억 달러였다. 에트라시모드는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 아토피피부염, 호산구성 식도염, 원형 탈모증 등 치료제로 임상 개발 중이다.
이 외에도 화이자는 앰플릭스 파마슈티컬스(Amplyx Pharmaceuticals)를 인수하고 침습성 진균 감염 치료제 포스마노제픽스(Fosmanogepix, APX001)를 확보했다. 현재 사용할 수 있는 항진균제는 3가지 종류 밖에 없어 항진균 내성으로 치료 옵션이 심각하게 제한될 수 있다. 잠재적인 새로운 치료제가 필요하지만, 약 20년간FDA로부터 승인 받은 새로운 항진균요법이 없다. 이번 인수를 통해 화이자는 포스마노제픽스 외에도 잠재적인 항바이러스제 MAU868와 항진균제 APX2039를 포함하는 앰플릭스의 초기 단계 파이프라인 소유권도 확보했다.
노바티스, 실명 유발 질환 치료하는 유전자 치료제 분야서 입지 강화
노바티스는 2020년 유전성 망막질환 유전자 치료제 개발 회사인 베데레 바이오(Vedere Bio)를 인수한데 이어 올해 아크토스 메디칼(Arctos Medical)과 자이로스코프 테라퓨틱스(Gyroscope Therapeutics)를 추가로 인수했다. 미국 외 지역에서 세계 최초 유전성 망막질환 유전자 치료제인 럭스터나(Luxturna)를 공급하면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시력상실을 일으킬 수 있는 안과질환에 대한 유전자 치료제 분야에서 입지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아크토스는 유전성 망막 이영양증(IRD) 및 연령 관련 황반변성(AMD)과 같은 광수용체 손실과 관련된 기타 질병에 대한 치료법을 개발했다. 기존 유전자 치료제는 특정 유전자를 교정하는 것을 목표해 소수의 환자만이 혜택을 볼 수 있었다면, 아크토스 기술은 특정 유전자에 국한되지 않아 잠재적으로 돌연변이에 관계없이 다양한 형태의 IRD를 해결할 수 있다.
아크토스의 독점적인 감광성 광유전자는 유전자 요법을 사용해 특정 망막세포에 전달돼 표적 세포를 대체 광수용체 유사 세포로 바꾼다. 성공하면 이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치료제가 광수용체 사멸로 인한 실명을 유발하는 모든 질병을 치료하는데 사용될 수 있다.
자이로스코프는 실명의 주요 원인인 지도형 위축(geographic atrophy) 치료를 혁신할 수 있는 일회성 유전자 치료제 GT005를 개발하고 있다. 지도형 위축은 진행성 및 비야역적 시력 상실을 일으키는 진행된 형태의 건성 AMD로, 현재 승인된 치료법이 없다. 노바티스는 계약에 따라 선급금 8억 달러와 함께 잠재적으로 7억 달러 가량의 추가 지급금을 지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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