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만 포기하는 산과 의사 늘어날 것"

산전 초음파 급여화가 우려스러운 이유


 
산전 초음파검사 급여화가 오는 10월부터 시행되는 가운데, 대한산부인과학회 배덕수 이사장이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먼저 배덕수 이사장은 모든 산전 초음파가 급여로 적용되지 않고, 총 7회로 횟수가 제한되는 것이 초음파 검사가 갖는 특수성을 해칠까 우려된다는 입장이다.
 
배 이사장은 "산전 초음파는 태아의 상태를 평가할 수 있는 대체 불가능한 중요한 검사로서 임신부 체내에서 움직이는 태아를 검사하기 때문에 다른 초음파에 비해 난이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또한 태아의 성장과 발달과 더불어 태아가 언제 어떻게 상태가 변할지 알 수 없음에도 정해진 급여 횟수를 모든 임신부에게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배 이사장은 "고혈압, 당뇨와 같이 다양한 합병증을 동반한 고위험 임신부의 경우 일반 임신부에 비해 많은 횟수의 초음파 검사를 필요로 한다"며 "최근 고령임신을 비롯한 고위험 임신부가 늘고 있는 현실도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신부, 오히려 불만 가질 수도

정부는 산전 초음파검사를 할 때 비정상 임신의 경우 횟수 제한을 초과한 초음파도 급여화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지만, 임신 주수별 건강보험 적용 횟수를 ▲10주 이하 2회 ▲11~13주 1회 ▲16주 1회 ▲20주 1회 ▲20주 이후 2회 등으로 제한했다. 
 
배 이사장은 "임신 초기에는 출혈 등 유산의 위험으로 오히려 초음파를 자주 보는데, 10주 이하를 2회로 제한해 이를 임신부에게 이해시켜야 하는 의사의 부담이 크다"면서 "임신부 역시 불만을 가질 수 있어 진료의 혼선을 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3월 대한산부인과학회에서 시행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임신부들은 임신 기간 중 평균 12회 이상의 초음파를 본다.
 
따라서 앞으로 횟수가 초과되어 비급여로 산전 초음파를 보게 되면 임신부는 정부의 산전 초음파 급여화로 인해 많은 비용적인 혜택이 있을 것이란 예상과 달리 만족도를 감소시킬 수 있다는 것이 배 이사장의 설명이다.
 

병의원 재정적 손해 우려
 
더불어 배 이사장은 제한된 횟수와 더불어 관행수가에 미치지 못하는 수가로 인해 산부인과 병의원의 재정적 손해를 우려했다.

정부는 종별에 따른 초음파 관행수가 차이가 심하고 일부 관행수가가 낮은 곳에서는 급여화에 효과가 미미할 수 있다는 문제 해결을 위해, 수가를 당초 계획에 비해 임신 제 1삼분기와 제 2,3삼분기는 20% 이상, 임신 초기 초음파 수가는 50% 이상 하향 조정했다.
 
이에 배 이사장은 "실제 산부인과 의사는 임신부와 태아를 동시에 진찰하는 이중적 접근에도 불구하고 이에 해당하는 적절한 진료 수가를 받지 못하고 오히려 다른 과에 비해 저평가 되어 있다"며 산부인과 의사의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배 이사장은 이번 초음파 문제는 산부인과 전체적인 구조로 이해하고 접근해야 한다고 환기시켰다. 
 
배 이사장은 "산전 초음파 급여화는 산부인과 병의원의 심각한 수익 감소를 초래하고, 결국 분만을 포기하는 산부인과 의사가 더욱 늘어나 분만기관 급감 및 분만 취약지 급증으로 이어지는 분만환경의 악순환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배 이사장은 "정부가 임신·출산과 관련한 다양한 문제점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환영하지만, 실제 현실에 맞는 급여 횟수를 재검토하고 급여 조건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산전 초음파의 난이도, 중요도, 대체 불가능성 등의 의학적 특수성을 인정하는 적정 수가를 책정하고, 현재 소아가산과 유사한 형태의 '태아가산'을 적용해야 함을 밝혔다. 
 
배 이사장은 "임신부의 실제 진료비 부담을 경감시켜 보장성 확대라는 본래의 취지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다른 임신·출산 관련 진료비처럼 현재의 초음파 검사비의 본인부담금률을 대폭 낮추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초음파 # 임신부 # 대한산부인과학회 #

황재희 기자 ([email protected])필요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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