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배진건 칼럼니스트] 코로나19에 '확진자와 확찐자' 두 종류의 사람이 생겼다. 2020년 코로나 시대를 지내면서 집안에 갇혀서 꼬박꼬박 끼니를 다 챙겨 '확 살이 찐 사람'이 바로 '확찐자'다. 2020년 당신은 잘 주무시나요? 수면은 건강 유지의 필수 요소로 수면 부족은 사망률이나 인지기능에도 영향을 미친다. 아무리 코로나 시대라도 건강을 유지하기 위하여는 꿀잠을 자야 한다. '잠못자' 보다는 '꿀잠자'가 돼야 한다.
코로나19 대유행이 사람들의 수면패턴에도 영향을 미쳐 '수면장애' 겪는 사람이 늘었다는 보고가 나왔다. 'Profiles of sleep changes during the COVID‐19 pandemic: Demographic, behavioural and psychological factors'라는 제목의 논문이 11월 17일 .
캐나다 오타와대학 레베카 로빌라드(Rebecca Robillard) 박사 연구팀이 4월 3일~6월 24일 기간에 16~95세 5525명 캐나다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코로나19 사태 전후 수면패턴 및 정신건강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2명 중 1명은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에 심각한 수면장애를 겪었다고 답했다. 코로나19 사태 전 수면 개시 또는 유지장애가 있거나 너무 일찍 깨는 등 수면장애를 겪었다고 답한 비율은 36%였지만, 대유행 기간에는 51%로 증가했다.
게다가 전체 응답자의 8%는 코로나19 사태 후 수면제 복용 빈도가 늘었다고 답했다. '피츠버그 수면의 질 평가척도(Pittsburgh Sleep Quality Index, PSQI)'로 확인한 수면 질이 코로나19 사태 후 악화된 비율은 17.5%였으나, 5.8%는 크지 않더라도 오히려 좋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코로나 상황 아래에서도 '잠못자'와 '꿀잠자'도 공존한다.
전체 응답자에 대한 클러스터 분석(cluster analysis)에서는 코로나19 사태 후 수면시간 증가군과 비교해 수면시간 감소군과 수면위상지연증후군을 겪는 군에서 스트레스, 불안, 우울장애 등을 호소하는 비율이 높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 이후 새롭게 수면장애를 겪는 사람은 여성, 고령, 가족에 대한 책임감, 이른 기상, 만성질환, 높은 스트레스 수치, 과음, 과도한 텔레비전 시청 등과 연관됐다. 수면시간 연장군의 수면 예후는 큰 변화가 없었지만 수면시간 감소군은 평균 1시간 이상 수면시간이 짧아졌다.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에 나타난 수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맞춤형 수면중재가 필요하다. 일부 사람에게 수면장애가 일시적일 수 있을지라도 만성적인 수면장애가 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을 우선순위에 둬야 한다.
코로나19 와중에도 지난 11월 13~15일 코엑스 D홀에서 메디게이트가 주관한 '대한민국 꿀잠프로젝트 슬립테크 2020(SLEEP TECH 2020)'이 열렸다. 필자는 참석해 관람할 기회를 가졌다. 수면 주기는 보통 졸리기 직전의 각성상태와 가벼운 렘수면, 이어 깊은 잠이 차례로 이어진다. 수면장애는 스트레스와 피로 누적, 우울감이 발생하며 뇌 질환에도 영향을 미치는 악순환으로 연결된다. 현재 수면장애 인구는 증가하고 있으며, 성인의 1/3은 수면 문제를 경험하고 있다.
메디게이트뉴스에 따르면 노원을지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의중 교수(대한수면의학회 부회장)는 슬립테크 특별세미나에서 '행복의 수면-어둠의 노예가 되는 불면증에서 벗어나기'를 제목으로 강연했다. 김 교수는 "수면의 질과 양은 다음날의 생산성의 양과 질에 직결된다"면서 "잠은 몸과 마음이 쉬고 재충전하고 회복하도록 하며 조직·세포 수리, 장기기억 정비·새로운 정보 통합·감정 처리 등의 회복기능을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노인 180여명을 20년간 추적한 연구에서 30분 이내 빨리 잠드는 사람(불면증이 없는 사람이)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오래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명효율이 85% 이상인 잠을 잘 자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오래 살았다"면서 "쥐처럼 사람은 수면박탈로 5일만에 죽지 않지만 오랜 세월을 걸쳐 보면 잠이 사망률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수면 박탈 상태에서는 어떤 현상이 발생할까? 포도당 내성이 손상돼 잠을 못 자면 당뇨병이 발생할 수 있다. 포만감을 느끼게 해주는 호르몬인 렙틴이 감소하고, 먹고 싶게 하는 호르몬 그렐린이 증가해 잠을 자지 않으면 자꾸 먹게 된다. CRP가 증가해 염증이 많이 발생할 수 있고, 콜티졸 최하 수치가 상승해 노인성 기억장애같은 현상이 더 잘 일어날 수 있다. 교감신경계 활성도가 증가해 대사적인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김 교수는 "일본에서 약 10만명을 대상으로 10년간 하루에 몇 시간 자는지 와 사망률을 관찰한 연구결과를 보면 7시간 자는 사람이 남녀 모두에서 사망률이 낮았다. 미국에서 암예방연구의 일환으로 약 110만명을 대상으로 6년간 수면에 관한 부분을 관찰한 결과에서도 7시간 잔 사람이 사망률이 가장 낮았다"고 덧붙였다. "정상 수면과 수면을 결정하는 원리들을 잘 이해하는 것이 행복한 수면을 위한 첫 걸음이다"며 "수면 질환은 나이가 들수록 증가하는데 나이에 따라 수면도 변하는 것을 이해하고 문제가 생겼을 때 장기화를 막기 위해 조기에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지난 10월 2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에 감염되자 백악관 주치의 콘리 박사는 대통령에게 어떤 약을 사용했는지 밝혔다. 발표에 따르면 리제네론 항체 칵테일 이외에 대통령은 아연, 비타민D, 파모티딘(famotidine), 멜라토닌과 일일 용량의 아스피린을 섭취했다. 위장약인 파모티딘은 경증 코로나 환자의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국제 학술지 '소화기학회지(Gut)' 6월 4일자에 게재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소에도 심장마비 위험성을 낮춰주는 아스피린을 매일 복용해 왔다고 하니 이해가 간다.
비타민D도 이해가 되고 알겠는데 왜 멜라토닌(N-아세틸-5-메톡시 트립타민)을 세계 No. 1 코로나 환자에게 사용하였을까? 아침에 빛에 노출되면 멜라토닌 분비가 억제되면서 뇌가 깨고 반대로 빛이 없는 저녁에 분비량이 늘어 수면에 관여하기에 멜라토닌은 생체시계(Circadian rhythm)에 따라 수면을 관장하는 뇌 속 호르몬이다. 멜라토닌은 장시간 비행으로 생체 리듬이 깨진 사람들 또는 멜라토닌 수치가 낮은 노인이나 불면증 환자에게 효과가 있기에 식품보조제로 미국과 캐나다에서 판매되고 많은 사람들이 심지어 청소년까지 사용한다.
멜라토닌이 어떻게 사람에게 작용할까? 수용체를 자물쇠로 생각하면 멜라토닌은 열쇠의 역할이다. 사람의 뇌 세포에는 MT1과 MT2로 불리는 멜라토닌의 자물쇠가 존재하지만 과학자들은 멜라토닌 열쇠로 두 자물쇠를 풀고 나면 그후에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알지 못했다. 지난 9월 21일 PNAS(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라는 권위있는 과학잡지에 'Melatonin promotes sleep by activating the BK channel in C. elegans'라는 .
연구자들은 MT1과 MT2의 분자 타겟인 사람의 BK 채널(channel, hSlo1)을 C. elegans에서 찾았다. 멜라토닌을 합성하는 유전자인 homt-1이나 pcdr-1 혹은 slo-1을 제거해버리면(knock out) 신경전달물질(neurotransmitter) 분비가 차단되고 수면을 짧게 만들었다. 외부에서 멜라토닌을 공급하면 신경전달물질을 분비시키고 야생형(wild type)에서는 수면을 더 연장시켰다. 그러기에 이번 연구는 멜라토닌의 수면 연장이 수용체 MT1과 MT2를 통하여 BK 채널을 증진시키고 잠을 조절하는 작용을 한다고 결론지었다.
일반적으로 중장년층에서 멜라토닌을 분비하는 송과체가 퇴화되면서 멜라토닌 분비가 줄어드는데 이로 인해 중장년층에 불면증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면이 부족해지면 면역력이 떨어진다는 사실은 이미 여러 논문에서 보고됐다. 수면과 면역의 밀접한 관계를 보더라도 잠이 보약이라는 말이 적어도 요즘 같이 코로나19로 인한 펜데믹 상황에서는 맞는 말이다. 항염증 및 항산화 분자인 멜라토닌은 면역력을 높여주고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기에 트럼프 같은 코로나 환자들에게 투여돼 왔다고 한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으로 인한 불안감이 증폭되는 요즘 불면증과 스트레스를 극복하기 위한 해결책으로서 멜라토닌의 관심도가 증가되고 있다. 낮 시간에 충분히 햇빛을 쬐어 주면 몸의 활력을 주고 기분을 좋게하는 세레토닌 분비를 촉진하고 수면호르몬인 멜라토닌의 분비를 높일 수 있지만 외출을 자제하는 방콕 코로나 환경이라면 비타민으로서 보충하는 방법도 좋을 것이다.
코로나 시대에 '슬립테크'가 꼭 필요하기에 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 치료 약으로 백악관(WH)에서 사용됐던 것을 기반으로 두 가지 비타민을 제안한다. COVID-Vitamin인 Co-Vita WH[비타민 C(1g)와 D3(5000 IU), 아연(Zinc) 50mg]와 다른 하나는 같은 영양소에다가 멜라토닌 3 혹은 5mg을 첨가한 Co-Vita Nite이다. Co-Vita WH는 아침에 Co-Vita Nite는 멜라토닌이 포함됐기에 잠들기 직전이다. 잠들기 직전에도 비타민을 복용하는 패러다임을 창조하는 것이다.
그러나 놀랍게도 Co-Vita Nite는 대한민국에서 처방전으로만 가능하단다. 해외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건강기능식품 멜라토닌을 왜 대한민국에서는 자유롭게 구입하지 못하는가? 소의 뇌간에서 추출한 멜라토닌으로 광우병 우려 등 안전성의 문제로 국내에는 반입이 금지돼 있다고 한다. 전혀 근거가 없는 또 다른 광우병 스토리이다.
코로나19 시대에 잠 못 이루는 백성을 위해 국가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불법을 적법으로 바꿔주어 트럼프도 쉽게 구매해 먹은 안전한 멜라토닌을 대한민국 백성들도 쉽고 싸게 구매해야 하는 건 아닐까? 편안한 잠을 자게 하면 면역력이 높여지고 바이러스를 물리칠 수 있는 특단의 방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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