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고혈압 지침, 예방 차원에서 '긍정적'

고혈압학회 "당장 적용은 No, 치료율·조절율 향상에는 도움"

대한고혈압학회 강석민 총무이사(좌)와 조명찬 이사장(우)

[메디게이트뉴스 황재희 기자] 미국심장학회(ACC)와 심장협회(AHA)가 성인 고혈압 환자의 혈압을 130/80mmHg 미만으로 조정한 2017년판 가이드라인을 발표하자, 대한고혈압학회가 심혈관질환의 예방적 차원의 관점에서 긍정적인 검토를 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고혈압학회는 이로 인해 우리나라 고혈압 정의가 당장 바뀌는 것은 아니며, 심혈관질환의 예방 차원에서 치료율과 조절율이 향상되길 바라는 입장을 표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ACC와 AHA는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개최한 연례 학술대회에서 2017년 고혈압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14년 만에 고혈압 환자 혈압의 기준을 기존 140/90mmHg에서 130/80mmHg로 규정한다고 밝혔다.
 
새로운 가이드라인 지침에 따르면, 1단계 고혈압 수축기 혈압을 130-139mmHg 또는 이완기 혈압 80-89mmHg로 규정했으며, 종래의 고혈압 기준이었던 수축기 혈압 140mmHg이상 또는 이완기 혈압 90mmHg을 2기 고혈압(중증도 이상)으로 격상했다.
 
고혈압학회는 15일 학회 의견을 발표하는 기자간담회에서 "고혈압 진단 기준을 바꾸는 것은 사회 경제 전반에 미치는 파급력이 엄청난 것으로, 미국에서 제시된 기준을 적용하면 30세 이상 한국인 절반가량이 고혈압으로 분류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2015년 국민건강영양조사(KNHANES) 데이터를 분석해보면, 기존 140/90mmHg 규정에서는 우리나라 30세 이상 성인 32%(남자 35.1%, 여자 29.1%)가 고혈압에 해당했지만, 새 기준으로는 전체 50.5%(남자 59.4%, 여자 42.2%)가 고혈압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혈압학회 조명찬 이사장은 "이전 고혈압 진단 기준으로는 우리나라 고혈압 환자가 1001만 8천명이지만, 미국학회가 새로 개정한 고혈압 진단 기준으로 보면 1652만 7천명으로 약 650만명의 고혈압 환자가 증가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현재 혈압이 130/80mmHg에 해당한다고 해서 모두 위험한 고혈압 환자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낮아진 혈압 기준이 향후 고혈압 환자에게 예방 차원에서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해당 ACC·AHA 가이드라인은 혈압뿐 아니라 환자의 종합적인 위험도를 평가해 고혈압 조절 목표를 설정하도록 권유하고 있는데, 이의 일환으로 ASCVD (Atherosclerotic cardiovascular disease,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 위험도 점수를 활용하도록 권하고 있다.
 
즉 환자의 종합적 위험도를 반영해 개별적인 치료 목표를 설정하자는 것이다.
 
ASCVD 위험도는 10년간 심근경색증, 심혈관 질환 사망, 치명적·비치명적 뇌졸중 발생 가능성을 합한 것으로, ACC와 AHA가 2013년 발표한 고지혈증 치료 가이드라인과 그 방향 설정이 유사하다.
 
예를 들어 같은 수축기 혈압 130mmHg을 가진 환자라도, 저마다 동반된 위험 요인에 따라 10년간 심장질환 발생 위험성이 1.1%~ 28.5%까지 크게 다르게 나타나고 있어 환자마다 치료 전략을 다르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변경된 가이드라인에서는 10년간 심혈관 사건 발생률이 10% 이상으로 예상되거나 이미 심혈관 질환을 앓았던 고위험군에서 혈압이 130/80 mmHg이상이면 약제 치료를 적극 고려하고, 10년간 심혈관 사건 발생 위험률이 10% 이하인 일반 환자에게는 기존 140/90mmHg기준처럼 혈압을 조절하는 차별화된 접근을 권유하고 있다.
 
조명찬 이사장은 "미국 국립보건원(NIH) 주도 SPRINT연구 및 900개 연구 등 의학적 근거에 따르면, 이와 같은 철저한 혈압조절이 심혈관질환과 사망률 감소에 도움이 된다고 나와 있기 때문에 우리도 받아들일 만 하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고혈압학회는 "그러나 학회에서는 새로운 미국지침에 대해 정돈된 의견을 조율 중에 있으며, 미국 지침을 받아들이는 다른 나라 고혈압 학회와도 의견을 나누고 있다”면서 “학회차원에서도 가이드라인 개정을 준비했으며, 내년 초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고혈압학회는 "미국의 고혈압 진료지침 개정이 우리나라 고혈압의 인지도와 함께 치료율 및 조절율 향상을 가져와 우리나라 사망원인 2,3위인 심장질환과 뇌혈관질환 또한 감소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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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희 기자 ([email protected])필요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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