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턴 급한 내과 '밑밥' 성공할까?

수련병원 모집 임박…가정의학과 결원도 많아

"지원하기 전에 의국정보 파악하는 건 기본"

"적은 당직 및 로딩 보장"

"주말 풀오프 보장!!!"

"가족적인 분위기"

"다양한 환자군 경험 가능한 수련"

"전공의별 담당 환자수 20명 제한"

"최신 아이패드 지급"

 
 

 

또 한 번 낚기 위한 밑밥일까? 절실함을 반영한 변화일까?

 
바야흐로 전공의 가을턴 모집의 시기다.
 
연초에 전공의 정원을 채우지 못했거나, 중포자(중도포기자)로 결원이 생긴 수련병원은 '결원으로 인한 업무전가→업무과다로 중포자 다시 발생'이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 열심히 전공의 TO 세일즈 중이다.
 
주치의(1년차)는 업무를 '독박' 쓰지 않기 위해, 2년차 전공의는 힘든 1년차가 그만둬 업무가 본인에게 전가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바쁜 와중에도 충원에 대한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신경과 전공의를 모집하는 한 지방병원은 '1년차 월급 세후 340만원'을 보장하고 '당직 주2회 제한 & 연휴가 3주 보장'이라는 조건으로 수련의를 유혹한다.

의심 많은 사람을 위해 "스태프 당직이 이미 체계화되어 충분히 가능하다"라는 첨언도 빠트리지 않는다.
 
병원의 보수성을 몸소 체험하고 개원가에 나와 있는 전문의들은 이런 제안의 실현 가능성에 코웃음을 치지만, 인력 1명이 아쉬운 비인기 과들은 그들의 절실함을 몰라주는 게 서운할 것 같다.
 
 
전공의가 특정 전문과에 지원 자체를 하지 않거나, 수련을 쉽게 그만두는 것은 그 과의 가치가 봉직 시장에서 그만큼 크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의사 초빙 사이트에 오른 가을턴 모집 공고를 통해 어떤 전문과들이 구인난을 겪고 있는지 확인해봤다.
 
 
가장 많은 가을턴 모집 공고는 내과, 가정의학과가 뒤를 이어
 
의사들이 많이 이용하는 전공의 구직 사이트에 7월에만 올라온 가을턴 모집 공고만을 추려서 간단히 정리했다.
 
이 자료는 가을턴 전체 모집 공고를 대표하지 않으며, 비록 일부를 나타내는 모수이긴 하지만 전체적인 흐름을 이해하는 데는 도움이 된다고 판단해 구직 공고를 추적했다.

다음은 공고 내용을 수집해서 정리한 표이다.
 
 

 

전공의를 추가 모집하는 '병원수'나 '정원수' 모두 내과가 가장 많았고, 가정의학과가 그 뒤를 이었다.
 
모집 이유를 명확하게 밝히지 않은 병원이 많아, 충원 동기가 연초 결원 때문인지 중포자인지 확인할 수는 없었다. (특이사항으로 전공의의 미국 이민이 모집 이유인 경우가 있었다.)
 
 
'내과 전공의' 추가 모집이 필요한 병원 중 25개의 공고가 확인됐으며 이 병원의 필요 인원은 총 44명이었다. 이중 2년차 가을턴을 모집하는 병원은 2곳이었고, 12개의 병원이 2명 이상의 충원을 원했다.
 
다수의 병원과 의과대학을 소유한 한 의료재단은 지방병원의 내과 TO 7명 중 5명을 모집 중이었고, 다른 병원은 1년차 4명을 모집 중이었다.
 
 
최근까지 가을턴 공고의 주요 단골이었던 소아청소년과나 산부인과는 각각 2곳의 병원이 추가 모집 중이었다.
 
한때 인기과였다가 지금은 다소 주춤한 신경과는 5곳의 추가 모집 공고가 있었고, 인기과인 정형외과나 정신건강의학과도 각각 1곳에서 가을턴을 모집 중이었다.
 
 
가정의학과의 경우 모집을 낸 병원 중 절반 이상이 대학병원이 아닌 2차 병원이었다.
 
2명 이상의 가정의학과 가을턴을 채용하려는 병원은 8곳이었고, 소위 빅5라고 불리는 병원도 포함되어 있었다.
 
 
외과는 주로 큰 규모의 병원들이 다수의 형태로 공고를 냈다. 연초에 정원을 채우지 못한 일부 소규모 병원은 가을턴 모집을 아예 포기한 것처럼 보인다.
 
일부 병원은 인턴 TO의 가을턴을 모집 중이었는데, 그중 한 병원의 '선진국형 인턴 수련'이라는 문구가 눈에 띄었다.
 

"아직 미래를 찾지 못했습니까? 늦었다고 생각하나요? 지금 시작할 수 있습니다.!!!"
 


길에서 "도를 아십니까?"를 건네는 사람들에게나 어울릴 한 이 문구는 모 의국에서 가을턴을 뽑기 위해 내걸었다.
 
다소 오그라들긴 하지만, 일부 전공의들에겐 이런 문구가 구원의 손길처럼 느껴질 것이다

전공의 선택을 하기 힘든 '인턴 성적'을 갖고 있거나, 전공의 모집에서 한 번 탈락의 고배를 마신 경험이 있는 전공의들에게 더욱 그렇다.
 
 
하지만 선배 전문의들은 이런 문구에 주의할 것을 당부한다.
 
수련을 마친 한 봉직의는 "아쉬운 입장에서 내뱉은 말들을 의국원이 돼서 따질 수 있을까?"라고 반문하고 "자주 결원이 생기고 매년 가을턴 모집공고가 나는 병원이라면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의미심장한 말을 던졌다.
 
또 다른 봉직의 역시 "여기저기 전공의 지원에서 탈락해 의기소침한 수련의는 본인을 원한다는 말 한마디에 혹해 넘어갈 수 있다"라며 "본인이 4년은 머물러야 하는 곳이다. 아는 지인을 총동원해 지원하려는 의국 분위기를 알아보고 중포자가 그만둔 이유를 꼭 파악하는 게 좋다"라고 충고했다.


"월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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