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협회, 태움 논란에 "법정 간호 인력기준 미달 병원 고발조치"

간호사 부족 문제 뿌리 뽑아야 태움도 해결 가능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황재희 기자] 최근 발생한 서울아산병원 신규간호사 자살 사건이 '태움' 때문이라는 의혹이 나오면서, 간호계 태움 문화가 연일 논란이 되고 있다. 대한간호협회는 태움의 근본적인 원인을 '인력 부족'으로 정의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법정인력기준을 준수하지 않은 병원은 고발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1일 '제85회 정기대의원총회'에서 제37대 간호협회장으로 선출된 신경림 신임회장은 당선 소감을 통해 현장에서의 잘못된 의료시스템을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신 회장은 "간호사 법정인력기준 준수 여부를 전수 조사해 이를 준수하지 않은 의료기관은 고발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신 회장의 이와 같은 발언은 단순히 태움 문화뿐 아니라 그동안 지속된 간호사 인력 부족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발언한 것이지만, 대한간호협회는 최근 발생한 신규간호사 자살사건을 계기로 다시 한 번 태움의 심각성을 인지한 것으로 보인다.
 
간호협회 곽월희 부회장은 "간호협회도 태움과 관련해 심각성을 이미 인지하고 있으며, 해결에도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라며, "법정인력기준을 준수하지 않은 병원을 고발조치하겠다는 계획도 해결의 일환으로 나온 것"이라고 밝혔다. 곽 부회장은 "고발조치와 관련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나오지 않았지만, 의료기관 전수조사가 시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곽 부회장은 태움의 원인의 가장 큰 요인이 인력의 부족임을 재차 강조하며, 간호사의 과다한 업무량이 태움으로 이어지는 경향이 크다고 말했다. 곽 부회장은 "자신의 일도 해야 하고, 후배도 가르쳐야 하니 업무가 배가 되고 있다. 게다가 교육을 실시한 신규간호사가 금방 사직이라도 하면, 또 다시 가르쳐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호소했다.
 
그럼에도 그는 "태움은 진짜 없어져야 하는 제도인 것은 확실하다. 협회는 지난해 '간호사인권센터'를 마련해 이와 관련된 신고를 꾸준히 받고 있으며, 얼마 전 '간호사 인권침해 실태조사' 결과도 공개했다"고 말했다.
 
간협이 공개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간호사 10명 중 4명이 선배 간호사 등으로부터 괴롭힘을 당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가해자의 70%가 선배·동료간호사와 프리셉터(신입간호사를 교육하는 경력간호사), 간호부장 등 같은 간호사라고 답했다.
 
괴롭힘의 구체적 사례로는 '고함을 치거나 폭언하는 경우'가 1866건으로 가장 많았고, '본인에 대한 험담이나 안 좋은 소문'이 1399건, '일과 관련해 굴욕 또는 비웃음거리가 되는 경우'가 1324건 등으로 확인됐다. 괴롭힘의 범주가 업무적인 측면뿐 아니라 비업무적인 부분도 많았다.
 
곽 부회장은 "현재 개별병원의 간호사 간 태움은 법상으로 간호협회가 따로 해결할 수 있지 않기 때문에 인권센터에 신고된 내용을 복지부를 거쳐 고용노동부로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간협은 지난 13일 협회 인권센터에 신고된 사례 중 노동관계법 위반가능성이 있는 내용과 직장 내 괴롭힘 내용을 포함한 113건의 사례를 고용노동부에 직접 접수했다.
 
곽 부회장은 "또한 협회에서는 태움과 관련해 간호사 인권교육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면서 "조직문화 개선을 위해 협회도 계속해서 활동을 보강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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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희 기자 ([email protected])필요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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