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AI 의료기기, 130개 허가 품목 중 보험등재 두 건뿐"

뷰노 임재준 본부장 "국내 기업들 기술력 세계 탑 수준...기존기술에 대해 가산수가 부여 필요"

뷰노 임재준 본부장. 사진=한국스마트의료기기산업진흥재단 유튜브 채널 중계 갈무리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세계적 기술력을 가진 국내 인공지능(AI) 의료기기 업체들이 여전히 높은 보험 등재 문턱에 막혀 사업화 과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내 의료 AI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가산수가 부여 등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뷰노 임재준 본부장은 30일 한국스마트의료기기산업진흥재단이 온∙오프라인으로 개최한 ‘국산 의료기기 글로벌 시장 확대 전략 세미나’에서 “우리나라는 AI 의료기기의 보험급여를 위한 제도가 완비돼 있지 않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국내에서 AI 의료기기가 최초로 허가를 받은 것은 지난 2018년이다. 이후 4년이 지난 2022년 8월 기준, 국내에서 허가를 받은 AI 의료기기는 총 130개 품목으로 크게 늘었지만 보험에 등재된 것은 뷰노의 AI 기반 뇌 정량화 의료기기 딥브레인과 심정지 예측 의료기기 딥카스 두 개뿐이다.

임 본부장은 다른 나라에 비해 유독 엄격한 국내 보험제도에 그 원인이 있다고 봤다. 반면 미국∙일본 등은 AI 의료기기 시장이 활성화 될 수 있도록 보험 등재를 위한 제도가 마련돼 있는 상황이다.

임 본부장은 “미국은 AI의료기기가 나오기 전부터 이미 새로운 의료기기가 많이 출시되던 곳이라 보상체계가 마련돼 있다”며 “그 안에서 의학적 필요성이 있고, 요건을 충족하면 급여화를 통해 시장에 나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일본의 경우, 한국에 비해 AI 기술력은 떨어지지만 제도상으론 앞서가고 있다”며 “지난 5월부터 일정 요건을 갖춘 대형병원들은 CT∙MRI 영상 판독시 AI 의료기기를 사용하면 관리가산 10%를 준다. 이를 통해 1회당 3000원 정도의 추가 가산을 받을 수 있게 하고 있다”고 했다.

임 본부장은 국내의 경우, 대부분의 AI 의료기기가 기존 기술로 분류돼 별도의 수가를 받을 수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현재 나와있는 AI 의료기기 중 신의료기술로 분류되는 건 소수에 불과하다”며 “문제는 기존 기술로 분류되면 의료 AI 사용에 대한 별도의 수가 청구가 불가능하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병원 입장에서는 AI 의료기기를 구매, 사용하는 과정에서 추가적인 비용을 들여야 한다. 하지만 기존 기술로 분류된 제품은 기존과 동일한 수가만 받을 수 있어 사용할 유인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임 본부장은 “기존 기술로 분류된 제품들에 대해 가산수가를 부여해야 한다. 이를 통해 국내 의료 AI 산업이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물론 이 같은 제도를 마련한 후에는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 모든 제품이 다 건보재정을 쓸 수 없으니 1~2년 사용 후에는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제품만 본급여를 하거나 급여를 연장하고, 그렇지 않은 제품은 퇴출시키는 제도도 함께 운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 본부장은 보험 외에 다른 비즈니스 모델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결국은 보험 등재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하드웨어 의료기기업체 제품에 소프트웨어를 탑재하고 비용을 받거나, AI를 통해 환자를 추가 발굴하고 제약사로부터 돈을 받는 비즈니스 모델이 있을 수 있다”며 “또루닛의 경우는 대만 보험사에 제품 솔루션을 공급했다. 보험사는 보험사고가 날 우려가 있는 사람들의 보험 가입을 막기 위해 사전 스크리닝을 하고 싶어하는데 이를 위해 AI제품을 도입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하지만 아무리 혁신기술이 적용된 새로운 제품이라 할지라도 보험급여가 된 후 병원에 공급하는 전통적인 방식이 가장 강력한 비즈니스 모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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