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의료계가 의대 증원 집행정지를 요구하며 제기한 항고심 재판부가 이번주 중으로 결론을 낼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전국 의과대학들의 학칙 개정도 브레이크가 걸렸다.
항고심 재판부가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할 경우 의대 증원이 무산되는 만큼 이번 주 중 교무회의를 열어 결론을 내려던 대학들이 회의를 연기하고 있다.
14일 의료계에 따르면 의과대학들이 법원의 의대 증원 집행정지 항고심 결과가 나올 때까지 학칙 개정을 보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정부가 결정한 의대 증원안을 반영해 학칙을 개정한 대학은 14곳으로 나머지 18개 대학이 학칙 개정을 진행 중인 상황이다.
그중 부산대와 제주대는 교수회의 반대로 의대 증원분을 반영한 학칙 개정안을 부결해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정부가 학칙 개정안을 부결한 대학들에 시정명령을 운운하며 재심의를 요구하고 있어 해당 대학들도 재차 교무회의를 열어 재심의를 해야하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현재 정부는 당 초 계획대로 5월 중순까지 각 대학들이 학칙 개정안을 의결하면, 5월 말 대학교육협의회가 이를 승인해 본격적인 2025학년도 신입생 모집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가 의대교수·전공의·의대생과 의대 진학을 희망하는 수험생 등 18명이 보건복지부·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낸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이 항고심으로 이어지며 변수가 발생했다.
의료계의 바람대로 재판부가 항고심에서 원고 측의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할 경우 의대 증원은 사실상 무산된다.
물론 정부가 즉시 대법원에 항고할 뜻을 밝혔지만, 본안 소송 판결까지는 적어도 5개월이 소요되는 만큼 2025학년도 신입생 모집에 의대 증원안을 반영하기는 어렵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도 사회 혼란을 막기 위해 16~17일께 결론을 내리기로 하면서 의과대학들은 일단 학칙 개정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의대 정원이 무려 4배나 늘어난 충북대는 의대정원 증원 내용 등을 담은 학칙 개정안의 교무회의 심의를 일주일 연기하기로 했다.
본래 14일 교무회의에서 학칙개정안을 심의할 예정이었으나 교수회와 의대생들의 반발이 심하고, 당장 내주 법원의 항고심 결과가 나오는 만큼 시기를 미루기로 한 것이다.
강원대 역시 교수들의 삭발 투쟁 등 반발 속에 학칙 개정을 보류했다가 법원이 결론을 내리면 그 즉시 평의훤회를 소집해 학칙 개정안을 처리할 예정으로 나타났다.
아주대와 연세대 원주의대 등도 학칙 개정을 보류하기로 했다. 교내 반발이 심한 상황에서 법적 갈등이 있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학칙 개정을 밀어붙이기 어렵다는 이유다.
정부로부터 재심의 요구를 받은 부산대는 재심의를 요청한 차정인 총장의 임기가 끝나면서 구체적인 재심의 날짜를 정하지 못했다.
이로써 아직 개정절차가 이뤄지지 않은 대학은 △가천대 △가톨릭관동대 △강원대 △건국대(글로컬캠) △건양대 △경북대 △경상국립대 △부산대 △성균관대 △순천향대 △아주대 △연세대(미래캠) △인하대 △전북대 △제주대 △차의과대 △충남대 △충북대 18곳이다.
의대 관계자는 "대학들은 현재 섣불리 학칙 개정 절차를 실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학칙 개정안을 의결했다가 법원이 인용 결정을 내리면 난감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5월 초부터 대학들 간에 서로 눈치보기가 있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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