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병원장들 "투쟁으로 얻을 수 있는 실익 없다…투쟁 동참 안해"

의정협상 깨졌지만 병협은 언제든 대화 준비…새 회장 후보도 투쟁보단 '협상'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대학병원협회 임원이자 A대학병원장은 13일 병협 주최로 열린 KHC(Korea Healthcare Congress 2018) 에서 “문재인 케어(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에 반대하는 대한의사협회의 투쟁에 동참하긴 어렵다”라고 말했다. 

그는 “문재인 케어는 의약분업과 다르다. 건강보험 보장성을 높이는 것은 기본적으로 국민을 위한 일”이라며 “투쟁이 아닌 협상을 통한 실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복지부와 의협 비대위는 3월 29일 의정협상이 전면 결렬됐다. 이날 의정합의문 초안이 공개되기도 했지만, 의협 비대위가 여기에 합의하지 않았다. 의협회장 최대집 당선인은 복지부의 문재인 케어 강행을 반대하면서 남북정상회담날인 4월 27일 집단 휴진이나 4월 29일 대규모 도심 집회, 4월 29일 전국 의사 대표자 대토론회 등 3가지 중에서 4월 투쟁을 펼치기로 했다. 5월 투쟁은 시도의사회장단과 논의해 13일이나 14일로 예상하고 있다.  

의정협상에 공동으로 참여하던 병협의 협상도 덩달아 깨졌다. 협상단 일원인 병협 임원 B대학병원장은 “복지부와 의협 비대위 사이의 갈등을 중재해보려고 했지만, 쉽지 않았다”라며 “서로 바라보려는 각도가 너무 달랐다”고 말했다. 그는 “병협 회원들은 국민 정서를 반영해 강한 투쟁을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B원장은 “비록 의정협상은 깨졌어도 복지부가 원한다면 병협은 언제든 별도로 대화를 할 준비가 돼 있다”라며 “완벽한 정책은 없으며 항상 갈등 속에서 논의가 진전될 수 있다. 대화로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

B원장은 “의협회장에 강한 성향이 선출된 데는 회원들의 불만이 많아서로 보인다"라며 "의협회장 선거 방식이나 대표성에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후 3시 30분부터 열리는 병협 정기총회에서 직전 중소병원장에 이어 대학병원장 출신으로 신임 병협회장이 선출된다. 병협회장에 출마한 후보 2명 모두 투쟁보다는 협상을 통한 실리를 강조하고 있다. 

기호 1번 임영진 후보(경희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는 출마의 변에서 “병협은 더 전문적이고 더 미래지향적이며 더 실행력을 갖춰야 한다”라며 “최근 수가 보상은 협진을 토대로 이뤄지고 있다. 향후 협업을 통해 명분과 실리를 두루 살려낼 수 있도록 의료정책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라고 밝혔다.   

기호 2번 민응기 후보(강남차병원장)는 “최근 의료정책은 의료계의 요구만으로는 실현될 수 없다. 정부 주도의 의료정책도 실제로 다양한 기관, 이익단체들과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때로는 논쟁하고 설득해야 한다"라며 "다양한 목소리를 잘 조합해서 합리적이고 실리적인 의료정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한편, 중소병원도 투쟁에 동참하지 않는 입장은 크게 다르지 않다. 대한중소병원협회 정영호 부회장은 12일 문재인 케어 관련 토론회에서 "병원은 사회적 책무가 강한 곳이다. 병원이 지역사회에서 더 이상 운영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것은 어렵다"라며 "병원에는 딸린 식구들이 많아 섣불리 투쟁 등 위험한 선택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임솔 기자 ([email protected])의료계 주요 이슈 제보/문의는 카톡 solplus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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