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새 집행부 "문재인 케어, 급여 수가는 관행수가의 60%, 의료행위 빈도까지 통제"

최대집 박진규 연준흠 등 3명 전국의사 대토론회서 문재인 케어 문제점 발표

"건강보험 제도를 영국의 NHS처럼 운영하려는 제도…선수가 보상 없이는 시행 불가"

▲의사 450여명이 문재인 케어 바로잡기를 위한 전국의사 대표자 대토론회에 참석했다.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의사들이 문재인 케어(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를 반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의사들은 그동안 의사들의 희생으로 유지한 건강보험 제도를 정부가 적정한 보상 없이 의사들을 더 통제하는 정책이라고 우려했다. 문재인 케어는 건강보험 보장성을 70%(현행 63.4%)로 올리기 위해 의학적 필요성이 있는 3800여개의 비급여를 급여화하는 제도를 말한다.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 당선인 인수위원회는 29일 오후 1시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의사 450명을 초청해 ‘왜곡된 보장성 강화 정책 문재인 케어 바로잡기 전국의사 대표자 대토론회’를 열었다. 최 회장은 '문재인 케어 저지'를 공약으로 내세워 당선됐으며 5월 1일부터 임기를 시작한다.  

이날 분임 토론에 앞서 최대집 회장 당선인을 비롯해 의협 집행부 박진규 기획이사 내정자, 연준흠 보험이사 내정자 등 의협 새 집행부 3명이 문재인 케어의 문제점을 발표했다. 이들은 "문재인 케어는 건강보험 제도를 국가가 일방적으로 통제하는 국가보건서비스(NHS)처럼 운영하는 정책"이라며 "비급여를 급여화할 때 수가는 관행수가의 60% 정도로 책정하고 행위 빈도까지 통제한다. 적정 수가 보상 없는 문재인 케어를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문재인 케어, 건강보험 제도를 NHS처럼 운영하겠다는 것" 

최대집 회장은 “문재인 케어는 직업 수행 자유를 침해하는 문제가 가장 심각하다. 의사들의 값어치를 정부가 강제로 통제하는 제도”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현재 부당한 심사체계와 초(超)저수가 문제는 그대로 두고 비급여만 급여화한다면 병원 폐업과 도산이 속출할 것이다. 병의원의 생존권 문제가 걸린 제도”라고 했다.  

최 회장은 “문재인 케어는 NHS(National Health Service, 국가보건서비스)와 거의 유사하다. 의대 교육이나 의사의 양성 의료기관의 설립 등을개인의 역량과 사유재산에 맡기는 것이 아니라, 사회보험 적용을 받는 구조”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비급여가 없어진 다는 것은 국가 건강보험 제도(NHI, National Health Insurance)를 NHS로 운영하려는 것이다”라며 “문재인 케어를 하려면 의대 교육부터 시작해 의사가 되고 병원을 설립하는 모든 비용을 국가가 보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정부에 절대 타협할 수 없다. 의료계는 비(非)타협적 투쟁을 통해 문재인 케어를 저지하고 원하는 것을 관철해야 한다”라며 “정부는 비급여를 20~40% 정도 남긴다고 하지만, 비급여를 전면 급여화하겠다는 원칙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서 저수가를 인상하고 의료기관에 손해가 발생하지 않게 하겠다고 했다. 의협 비상대책위원회의 투쟁과 협상의 성과는 상당하다”라며 “하지만 정부는 초저수가 불합리한 심사체계를 그대로 놔두면서도 수가 인상의 의지가 없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4월 1일 상복부 초음파 비급여의 급여화를 시작으로. 7월 1일부터 상급병실료의 급여화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하반기에는 뇌, 혈관 등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급여화 등이 예정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은 “정부는 최저임금 16.4%를 인상했다. 근로시간을 52시간 이내로 강제로 제한했다”라며 “자영업자의 폐업이 속출하고 일자리가 빠르게 줄어든다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문재인 케어로 인한 병의원도 마찬가지로 도산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비급여가 전면 급여화됐을 때 의사들이 치료를 자유롭게 할 수 없다. 의료 이용이 제한돼 국민들도 생명권 자체를 위협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건강보험 재정 파탄도 우려된다. 건보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라며 "저출산으로 근로세대가 줄고 있는데 청년과 장년 세대에 막중한 부담을 준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전체 의사는 10만명 내외가 활동하는데, 이미 의사 3만명이 미용성형 진료를 하고 있다”라며 “문재인 케어가 시행되면 의사들이 미용성형 등의 비급여 진료로 더 내몰리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건강보험 적용을 받는 필수적인 의료가 줄어들 수 있다. 병의원 폐업이 발생할 수 있고 국민들의 진료 기회가 박탈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진료비가 저렴해져서 의료수요가 폭증하는 동시에 대형병원 쏠림 현상이 지적된다. 최 당선인은 “환자는 지방의 대학병원에서도 충분히 진료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라며 “환자들이 빅5병원으로 쏠리면서 진료를 박탈당하면서도 필수의료를 담당하려는 병원이 줄면서 생명권 박탈까지 당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문재인 케어로 실손보험의 이익만 극대화한다는 지적도 했다. 최 회장은 “비급여가 줄어들면 당연히 실손보험 혜택이 줄어든다”라며 “3000만명 이상이 가입한 실손보험 이익이 극대화될 것이며, 실손보험사는 수조원대의 이득을 취하게 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문재인 케어는 병원에 내는 돈은 줄어들 수 있는데 건보료를 더 낼 수 있는 조삼모사식 정책”이라며 “이 사실을 국민들에게 반복해서 설명하고, 문재인 케어는 안된다고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했다. 최 회장은 “상복부 초음파 급여화 수가의 경우 비급여로 받을 때보다 본인부담률 80% 예비급여를 적용했을 때 진료비를 더 내는 구조가 된다. 환자들에게 진료비가 줄어드는 결과인지 자체도 미지수”라고 밝혔다.   

최 회장은 “문재인 케어에 대한 국민 반대 여론이 30% 정도는 형성돼 있다고 본다. 이를 60%까지 끌어올릴 때 의료계와 국민적 여론에 힘 입어 자연스럽게 문재인 케어의 부당함을 알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정 마련 없는 문재인 케어, 비급여 통제 정책”
▲박진규 기획이사 내정자가 밝힌 문재인 케어의 문제점과 개선책
박진규 기획이사 내정자는 “문재인 케어는 비급여 통제 정책이며 수가 인상 없는 문재인 케어를 시행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 이사는 “한국의사 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비해 적으나 업무량은 3배, 수가는 37%에 불과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라며 “환자들이 병원 방문을 많이 하면서 기대수명은 높다. 이는 의료계의 희생 없이 불가능했다”라고 밝혔다.  

의과와 관련한 비급여는 7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이를 시민사회단체의 건강보험 보장률 목표치인 80%로 올린다면 건보공단 부담금 자체를 많이 올려야 한다고 분명히 했다. 문재인 케어는 건강보험 보장률을 2015년 기준 63.4%에서 70%로 올리는 제도다.  

박 이사는 “문재인 케어는 보장성 강화 목적이 아니라 비급여 통제의 목적이다”라며 “정부는 30조 6000억원이면 급여화가 가능하다고 했지만, 11조원이 넘는 비용이 소요되는 것으로 추계됐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재원조달 방안이 불투명하다. 이렇게 되면 중소병원과 의원이 다 무너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 이사는 “PET-CT(양전자 방출 컴퓨터 단층 촬영기)의 경우 적응증이 축소되고 급여기준이 변경되면서 사용량이 급격히 줄어들었다”라며 “적응증을 줄여도 이런 상황인데, 비용이 통제되면 환자에 대한 치료 제한도 많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이사는 이어 "신의료기술 도입이 차단될 수 있고 의료전달체계 붕괴로 대형병원 환자 쏠림도 우려된다"고 했다.  

박 이사는 수가 정상화가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의약분업 이후 재정이 고갈되자 2002년 재정건전화 대책이 나왔다”라며 “문재인 케어의 핵심은 비급여의 급여 전환을 통한 의료수가 가격과 관리 기전을 통제하는 데 있다”고 했다. 

박 이사는 “한국 초진료는 1만4000만원, 일본은 2만8500원 등으로 2배 이상 차이가 났다”라며 “서혜부 탈장 수술은 한국 26만3760원, 일본 60만4900원 등이다. 더욱이 일본은 재료비를 별도로 산정하고 있으나 한국은 별도 산정 불가한 품목이 많다”고 지적했다. 

박 이사는 “문재인 케어를 시행하려면 저수가, 저부담, 저보장 등의 건강보험 3저(低)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원가를 먼저 보상하고 현실적인 수가 책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관행수가의 60% 책정에 행위 빈도까지 통제, 과보상 필요”
▲연준흠 보험이사 내정자가 밝힌 선수가 보상의 필요성 
연준흠 보험이사 내정자는 "비급여가 생긴 이유는 급여기준과 심사기준 탓"이라며 "급여화 추진 과정에서 수가 인상이 먼저 이뤄져야 하며, 넘칠 정도의 과(過)보상이 필요하다”고 했다. 

연 이사는 “학자들은 척추 병원의 비급여가 많은 이유에 대해 비급여 풍선효과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환자가 너무 아파서 치료를 받는데, 진료비를 전부 삭감하다 보니 의사가 환자를 위해 비급여 치료를 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의료기관의 비급여 비중을 보면 상급종합병원 18.9%, 종합병원 17.3%, 병원 31.2%, 요양병원 5.9%, 의원 14.8% 등이다. 연 이사는 “병원급 의료기관에 비급여가 많은 이유는 그만큼 삭감을 많이 당해서 합리적인 치료를 찾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연 이사는 “비급여를 급여로 전환하려면 정확한 심사기준을 밝혀야 한다”라며 “이에 앞서 급여 행위의 기준과 심사기준을 개선해야 한다. 비급여 행위의 행위 분류와 행위 정의도 필요하다. 비급여 행위의 필수진료 여부를 확인하고, 급여에 필요한 비급여 행위 선정 등 면밀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재정 확충 방안도 필요하다고 했다. 정부의 재정 확충 방안을 보면 건강보험 누적적립금 10조원을 쓰고 건보료를 3.2% 인상한다고 했다. 연 이사는 “건강보험공단은 그동안 건강보험 재정의 100분의 5비율을 준비금으로 충당해야 한다는 이유로 이를 수가 인상에 쓰지 못하게 했다. 그러면서 이번 문재인 케어를 위해 누적적립금을 쓴다고 했다”고 말했다.  

연 이사는 “건보 재정이 고갈되면 의료계 희생 정책이 남발될 수 있다. 수가 인하나 무분별한 심사조정, 급여 기준 강화, 차등수가제 시행, 지불체계 개편 등이 나올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책 시행을 서두르면 안 된다. 국민에게 제대로 된 사실을 솔직하게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 이사는 “비급여를 급여로 전환하면 수가 수준이 관행수가의 60% 내외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40%가 줄어) 의료기관에 수가 보전을 해야 한다”라며 “급여 전환을 하면 행위 빈도를 통제할 수 있다. 의료계 총파이는 줄어들기 때문에 이 역시 보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 이사는 “정부는 상복부 초음파 손실액에 대해 40억원 정도라고 했지만, 2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이미 개별 빅5병원에서는 수십억원의 손실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라고 했다. 이어 “상복부 초음파 보상 문제에 나오고 있다. 의료기관 종별 보상, 진료과간 보상 차이가 크다”라며 “그만큼 과(過)보상이 이뤄져야 정책적으로 반영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연 이사는 “의료기관은 치료재료 3800여개를 약간의 마진을 남기면서 사용했다. 이를 급여화하면 의료기관의 피해가 예상된다”라며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정책적 고려 등도 필요하다”라고 했다.  

연 이사는 “강동경희대병원, 보라매병원, 순천향대병원, 울산대병원, 한림대의료원 등 대학병원들이 신포괄수가제에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얼마나 의견수렴을 한 것인지는 모르지만, 신포괄수가제를 시행하면 다른 병원들 간 의료서비스의 질적 차이가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 이사는 “정부는 신포괄수가제를 확대하려는 이유에 대해 비급여 풍선효과를 막기 위해서라고 했다”며 “하지만 정부 정책으로 인해 수가 인하와 지불제도 개편, 보험료 인상 등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임솔 기자 ([email protected])의료계 주요 이슈 제보/문의는 카톡 solplus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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