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에서 진료중인 의료진을 폭행하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지만 솜방망이식 처벌에 그치고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최근 응급의료법 위반으로 불구속 기소된 전모 씨에 대해 1심과 같이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전씨는 2014년 12월 오전 3시경 서울의 대형병원인 S병원 응급의료센터에서 엑스레이촬영 검사를 받는 과정에서 방사선사가 촬영을 위해 가만히 있어달라고 요구했지만 몸을 계속해서 움직였다.
그러자 의사인 성모 씨가 전씨를 고정시키기 위해 양다리를 잡았다.
하지만 전씨는 술에 취한 나머지 아무런 이유 없이 오른쪽 다리로 의사의 어깨를 누르고, 손으로 머리채를 잡고 흔들어 안경이 벗겨지게 하는 등 폭력을 행사하는 방법으로 응급의료를 방해했다.
당시 전 씨는 뇌진탕 사고를 당해 경막하 출혈 등의 증상으로 내원한 상태였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피고인에게 뇌출혈이 있기는 했지만 비교적 경미해 수술을 요하는 정도가 아니었고, 당시 술을 많이 마신 상태였다"고 환기시켰다.
그러면서 법원은 "범행 당시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거나 심신 미약 상태에 있었다고는 보이지 않고, 오히려 술에 취한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범행을 한 것으로 인정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2월 A씨는 같은 날 부산의 응급실에 두차례나 들러 욕설과 고함을 지르며 40여분간 진료를 방해했지만 법원은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동두천중앙성모병원은 지난해 6월경 환자로부터 폭행을 당한 의사가 사직하고, 검찰이 피고인을 약식기소하는 선에서 사건을 종결하자 이에 항의해 응급실을 반납하기도 했다.
한편 2015년 1월 28일 개정된 응급의료법은 응급의료를 방해하거나 의료용 시설 등을 파괴·손상 또는 점거한 사람에 대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을 강화했지만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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