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여만으로 병원경영 가능하게"

급여권 수가 인상 효과 달성 방안 설명해

사진: 복지부 비급여관리팀 겸 예비급여팀 손영래 팀장 ©메디게이트뉴스

[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의료계의 핫 이슈인 건강보험의 보장성 강화 정책의 중심에 서 있는 복지부 비급여관리팀 겸 예비급여팀 손영래 팀장이 10일 대한병원경영학회 추계학술대회에 첫 연자로 나서 이번 정책의 취지와 도입 방안에 대해 설명하는 기회를 가졌다.

손영래 팀장은 "이번 정책은 수가체계가 의료제공의 왜곡을 야기하는 것을 방지하고자 모든 의학적 비급여를 건강보험으로 편입해 급여만으로도 병원의 정상 경영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취지"라고 말했다. 또한, "급여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관행가의 감액분에 대해서는 급여권 내 다른 저평가된 부분의 수가를  인상해서 보상하는 방식을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비급여의 급여화'의 주요 내용은, 현재는 '비용효과성'을 기준으로 급여와 비급여로 나누고 있는데, 여기에 '치료의 필요성'이라는 기준을 추가해 급여와 비급여 사이에 '예비급여'를 신설하는 것이다. 안전성·유효성은 입증됐지만 비용 효과성이 낮아 비급여로 분류된 것을 본인부담 차등화(50%, 70%, 90%)를 통해 예비급여화하고, 3년에서 5년 후에 재평가해 지속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손 팀장의 설명에 따르면, 비급여 항목이 급여로 전환되는 경우를 보면 보통 관행가의 70%에서 80% 사이의 수준으로 급여가 결정되는데, 이때 발생하는 손실액 만큼을 현재 저평가된 다른 분야의 수가를 인상함으로써 총액이 보존되도록 하겠다는 방안이다. 예를 들어, 비급여 부분에서 1조를 없애면 급여권으로 1조를 넣어주는 방식으로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손 팀장은 일부에서 신포괄수가제로의 전환을 우려하는 것에 대해서는 "신포괄수가제는 오랜기간 연구해온 분야임에도 아직 완성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적어도 5년 정도 더 연구가 필요한 분야"라고 언급했다. 이와는 별도로, 현재 대한적십자병원을 비롯해 지방 공공병원을 중심으로 시행하고 있는 신포괄수가제에 대해서는 현행 수가보다 4~5% 정도 높게 책정돼 있어 현재 시행 중인 병원에서 경영상태가 개선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는 사례를 들기도 했다.

한편, 그는 문재인 케어와 관련한 재정 논란에 대해서는 "5년에 걸쳐 재정계획을 세운 것으로 당장에 그 검증을 논의하기 보다는 내년이나 내후년에 재정수지를 파악해 점검이 가능한 부분"이라고 우선 정책 시행을 어느 정도 지켜봐주기를 당부했다.

대한병원협회 보험위원장인 서진수 병원장(일산백병원)은 "건강보험 가입자나 공급자 입장에서 수가를 보존하면서도 비급여를 줄여야하는 전제에 대해서는 이해하지만, 비급여의 부정적인 면만 강조해 과도하게 편향된 시각을 갖게 한 것은 문제가 있다"며 "한국이 짧은 기간 내에 의료의 급속한 발전을 이뤄낸 데는 비급여를 활용한 영향도 없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한, 서 병원장은 정부가 문재인 케어 발표 전 정책자문회의를 통해 수가보전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취지를 밝힌 바 있기 때문에 신뢰 회복을 위한 안이 나올 것을 기대했다.

손영래 예비급여팀장은 '신의료기술'이 예비급여화로 비급여에 비해 가격이 경직될 수 있는 우려에 대해서는, "참조가격제 등 가격에 대한 자율성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해 가능한 해법을 찾겠다"고 말해 이에 대한 대처는 좀 더 고민이 필요함을 내비쳤다.

한편, 한국병원경영학회 학술부회장인 민인순 교수(순천향대 의료과학대)는 "손실의 수가를 어느 부분에 어떻게 메우느냐에 따라 그 행위를 많이 하는 쪽에만 지원이 늘어나는 효과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민 교수는 의료질 평가 지원금으로 선택진료료를 이전할 때 비급여 규모가 요양기관 종별에 따라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병원에서 하는 비급여 행위는 주된 치료분야가 달라 상급종합병원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는 점이 고려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병원이 자료를 덜 내 비급여가 정확히 파악되지 않으면 보상에 충분이 반영될 수 없을 것으로 보는데, 병원 종별로 이를 어떻게 정확히 파악할 것인지에 대한 방안이 있어야 정책 예측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손 팀장은 이에 대해 "비급여 규모는 조사체계를 계속 가동해나갈 계획으로 수가 인상 방법론은 정부가 독단으로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고, 의료계와 함께 논의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이번 보장성 정책을 가장 거대한 작업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히며, 의료계와도 여러 단위의 채널을 만들어 논의 및 사후 검증 과정을 거치며 수행해 나갈 것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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