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마다 부스터샷 불가능·면역반응 감소"…범용백신 필요성 촉구 잇따라

제롬킴 IVI사무총장·안광석 교수 등 '범용백신' 최상의 해결책 강조, 이재갑 교수 "오미크론 여전히 치명적 방역 완화 '시기상조'"

[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오미크론 변이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연일 수만명에서 십만명 이상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오미크론의 치명률이 낮아 영국, 미국 등 타 국가처럼 방역을 완화해도 된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으나, 오미크론은 전파율이 매우 높고 백신 미접종자나 미감염자에 있어 위협이 크기 때문에 한국 상황에서는 적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반대입장이 맞서고 있다. 여전히 개인 위생관리 강화와 마스크 착용 의무화, 거리두기 조치, 백신 예방접종 확대 등이 최선의 방어라는 의견이다.

한림대 의과대학 이재갑 감염내과 교수는 22일 최종현학술원 코로나19 특집 웨비나에서 오미크론 변이의 우려점을 고려해 이 같이 밝혔다. 제롬 킴(Jerome KIM) 국제백신연구소(IVI) 사무총장·서울대 생명과학부 안광석 교수도 백신 접종을 확대하되 그 한계성을 고려해 범용백신 필요성을 촉구했다.
 
사진 = 서울대 생명과학부 안광석 교수

이날 서울대 생명과학부 안광석 교수는 코로나19 방어의 숨은 주역인 'T세포'를 강조했다.

안 교수는 "오미크론이 광속으로 전파되고 있다. 이는 폐가 아닌 상기도로 쉽게 감염돼 가벼운 대화나 재채기만으로도 쉽게 퍼질 수 있으며, 기초재생산지수는 6으로 12일간 216명을 감염시킬 수 있는 전무후무한 전파력을 가졌다"면서 "스파이크 단백질 머리부분에 변이가 집중됐으며 매우 견고해 항체치료제가 인식자체를 못해 아예 효력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안 교수는 "항체면역을 회피하기 때문에 코로나19 재감염률도 높이고 있다. 백신 역시 종류에 따라 항오미크론 중화작용이 20~35배까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확진자가 폭증하는 것에 비해 위중증 환자가 감소하는 것은 킬러 T세포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T세포는 항체와 달리 돌연변이 영향 없이 코로나 대응이 가능하고, 백신접종 후 4개월만에 사라지는 항체와 달리 T세포는 수년간 지속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이유로 오미크론 감염차단이나 전파 속도를 늦출 수 없지만 중증, 입원율을 낮추는 데 백신 접종이 크게 기여한 것이다.

안 교수는 "4, 5차 부스터샷(추가접종)의 필요성이 제기되지만, 한계성이 있다. 항체효과가 4개월뿐이고 동일 백신을 반복적으로 접종하면 면역반응이 악화된다"면서 "감염차단과 전파 속도 완화가 목적이라면 오미크론 맞춤형 백신이 필요한데, 최근 동물실험에서 화이자, 모더나 등 오미크론 맞춤형 부스터샷 효과가 매우 저조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증, 입원율 등을 줄이는 것은 2~3차 접종으로 충분하며, 2차 접종 완료 후 오미크론 감염시 코로나 범용 면역을 형성할 수 있다"며 "최상의 해결책은 범용백신 개발이다. 이미 인플루엔자 때부터 시행해온 연구들의 성과가 나오고 있기 때문에 이를 코로나에 적용해 빠르게 개발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과 대유행에 따라 '독감'처럼 풍토병, 토착화를 조심스럽게 예측했다. 안 교수는 "유전체 안정성과 돌연변이율 균형으로 변이가 마냥 증가할 수 없다. 게다가 백신접종 또는 감염으로 광범위한 교차면역이 형성돼 있다"며 "풍토병과 토착화를 예상하나 안전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독감도 세계 8대 사망원인으로 매년 65만명이 사망한다. 백신 접종과 개발이 답이다"라고 했다.

제롬 킴 국제백신연구소 사무총장도 '범용백신'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킴 사무총장은 "확인되지 않은 변이바이러스에 대한 대응이 매우 어렵다. 오미크론도 BA1, BA2, BA3까지 세분화돼 있고 이중 BA2 변이는 상당히 걱정되는 수준"이라며 "오미크론도 남아공에서 처음 발견했으나 사실상 2020년 하반기부터 아프리카 내에서 변이와 확산이 이어졌다. 즉 일부 국가에서만 예방접종 등 방역체계를 강화한다고 해서 팬데믹이 끝날 수 없다"고 말했다.

킴 사무총장은 "개인 위생, 마스크쓰기, 거리두기와 함께 반드시 사망과 입원환자 발생을 현저히 낮추는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 아프리카 등은 백신 공급은 물론 콜드체인 유통 어려움, 의료시스템 미비, 인력 부족 등으로 접종률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어 부스터샷은 커녕 1회접종을 하는 것도 상당히 어렵다"며 "글로벌 코로나19 팬데믹의 책임과 책무를 갖는 리더십을 마련하고, 제조, 유통망, 의료체계 등을 고려해 1년, 3년에 한 번만 맞아도 되는 복합백신, 범용백신을 개발·보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사진 = 이재갑 한림대 교수

오미크론의 치명률이 낮기 때문에 방역체계를 대폭 완화해도 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 영국, 미국 등과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어 백신 접종과 함게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을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림의대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는 "우리나라는 성인 예방접종률이 높고 이에 따른 T세포 면역 획득으로 중증환자가 적은 편이다. 그러나 5~12세의 접종률이 매우 낮은 편이고 곧 등교도 시작돼 확산세가 언제 꺾일지 예측할 수 없다"면서 "영국, 미국 등이 오미크론이 치명적이지 않다는 이유에서 방역을 대폭 완화했는데, 이들 국가는 이미 대부분 감염이 됐거나 백신을 맞았다. 미접종, 미감염 인구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특히 영국은 국민 3분의 1이 확진됐고 절반 가까이 감염이 된 것으로 예측된다. 사실상 모든 인구가 백신을 맞았거나 감염이 됐거나 돌파감염인 경우에 해당되는 것이다.

이 교수는 "영국은 지난해 매일 1500명씩 사망자가 나왔고 지금도 250명씩 사망자가 나온다. 오미크론 확산 규모 대비 피해가 적은 것은 이미 고위험군이 많이 사망했기 때문"이라며 "영국처럼 한국이 방역을 풀면, 2년간 영국이 겪은 것을 3개월만에 경험할 수 있다. 이미 정부가 진단, 방역, 치료 등 3T를 포기하고 모두 개인의 책임으로 돌린 상황에서 방역까지 완화하면 의료체계까지 붕괴될 수 있다. 이를 막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등을 당분간 유지하고 어린이 예방접종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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