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로봇이 만나 언제 어디서나 수술 가능, 미래 의사들의 역할은

"정보의 비대칭성 격차 줄어들 것…의사들의 역할은 최종 결정과 공감 능력"

구글 존슨앤드존슨, '버브서지컬' 디지털 수술로 수술의 민주화 실현단계

사진: 이진휴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
[메디게이트뉴스 윤영채 기자] ‘수술’과 ‘민주화’. 언뜻 보면 서로 관련이 없어 보이는 두 단어의 결합이 4차산업 혁명 시대 새로운 화두가 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진휴 4차산업혁명위원회 헬스케어특별위원회 위원은 25일 오전 메디게이트뉴스가 마련한 의대생신문 기자들과 의대생 인턴기자 교육에서 다가오는 수술의 민주화 시대에서 미래 의사의 역할에 대해 조명했다.

이 위원은 “수술에서의 민주화가 가능할까. 민주적으로 수술 절차를 하자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민주화라는 개념과 수술의 개념은 이해상충이 된다”라며 "민주주의는 우리가 갖고 있는 가장 좋은 가치다. 국민이 권력을 갖고 그 권력이 군주에서 국민으로 주체가 바뀐 것이다. 민주주의는 필연적으로 공리주의적 가치를 갖고 있다”고 언급했다.

고도의 전문적 가치를 가진 수술의 영역과 공리주의 개념을 바탕으로 한 민주적 절차는 상충하는 개념이지만 최근 한 의료 장비 제조업체에서 이를 실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시됐다. 바로 구글과 존슨앤드존슨이 설립한 ‘버브서지컬(Verb Surgical)’이다. 현재 버브서지컬은 AI와 머신러닝 기술을 기반으로 디지털 수술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이 위원은 “민주적인 사회에서 살고 있지만 개인이 갖고 있는 부에 의해 의료 선택이 제한될 수 있다. 버브서지컬은 보장성의 문제, 정부 정책의 문제, 개인이 갖고 있는 선의지도 아닌 기술의 발달로 이를 실현하겠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버브서지컬은 머신러닝, 데이터 분석 등을 바탕으로 플랫폼을 만들어 숙련된 의사가 하는 수술기법을 구현할 수 있다고 한다. 로봇이 구현하는 것들을 하나로 모아 카테고리를 만들고 디지털 수술 영역을 구축한다는 것이다”고 했다.

이 위원은 “버브서지컬에서 추구하는 것이 수술의 민주화를 구현하는 가치를 실현하겠다는 것이다. 민주화와 고도의 전문영역인 수술은 서로 배치되는 개념이지만 버브서지컬은 이 개념을 뛰어넘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조지 슘페터는 자본주의가 발달하기 위해서는 기업가정신이 있어야 하고 기업가는 사회적 혁신을 통해 부가가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수술의 민주화’가 혁신인지 아니면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혁명이냐 하는 질문이 생긴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디지털 수술이라는 새로운 개념이 등장했고 안전성을 책임지는 'digital regulation'이 생겼다. 머지않은 미래에 이를 실현한 제품을 보게 될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그는 ‘수술의 민주화’ 시대에 의사의 역할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은 “의사의 역할이 어떻게 변할까. 이 개념 하나로도 굉장히 많은 저항이 있을 수 있다. 수술의 주도권을 여전히 의사가 갖겠지만 개입도가 줄어들 수 있다”고 짚었다.

디지털 수술 개념이 적용된 제품의 가격과 운영방법에 대한 예측도 이어졌다. 이 위원은 “누구나 사용할 수 있기 위해서는 제품 가격이 저렴해야 한다. 또 누구나 쉽게 운영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최근 스탠포드 대학에서도 ‘The democratization of healthcare’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이 위원은 “의료에서 민주화라는 단어를 사용하기 쉽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수술의 민주화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세상이 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위원은 “수술의 민주화 이후 미래 의사는 어떻게 변할까. 환자가 바라는 의사의 모습은 어떻게 될까. 어떤 소양을 키워야할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라며 “기계를 이해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치료행위에 사람의 공감능력이 더 필요한 시대가 온다. 치료의 일부가 될 수 있으니 제도상 어려운 점이 있지만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정보 비대칭의 폭이 줄어들 수 있다. 수술도 미리 보고 선택하는 데 개입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다. 의사와 환자의 격차도 줄어들 것이다”라고 예측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보 비대칭이 줄어 과잉으로 이어질 경우, 득이 될지 실이 될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선택에 대한 책임 영역도 향후 중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위원은 “정보의 과잉이 독이 될지 도움이 될지 생각해봐야 한다. 그래서 전문가가 필요하다. 경계가 모호해지는 시기가 왔다. 인공지능에는 법적 책임을 지울 수 없다. (법적 책임 관련한) 그 역할은 고도의 전문적 소양을 갖춘 의사들에게 있다”고 언급했다.

#수술의 민주화 # 디지털 수술 # 이진휴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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