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뱅크, 산업계 활용 높여야

"연구만이 아닌 치료제 개발에 중점 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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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국내 바이오뱅크 환경은 여전히 학계 연구 차원의 인체자원 분양에 비해 산업계에서는 이를 분양 받기가 쉽지 않다는 의견이 나왔다.
 
큐어세라퓨틱스의 김태호 대표는 25일 열린 '제3회 바이오뱅크 포럼'에서 "인체 유래물을 받으려면 IRB를 통과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국가 과제를 수행하지 않는 개인 기업의 IRB 통과는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며 "IRB를 통과하더라도 충분한 유래물 확보에 어려움이 있어 결국 해외 바이오뱅크를 찾게 된다"고 토로했다.
 
그는 "기초연구 분야에서는 기술 수준이 매우 높은 것으로 판단하지만, 이를 활용한 산업계에서의 가치 창출 부분은 미약하다”며 “산업계와 바이오뱅크 간 대화의 장을 통해 산업계를 지원하는 환경이 마련돼야 보다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발전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김 대표는 "타국가에 비해 국내 바이오뱅크 예산이 부족한 만큼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며 ”연구에만 초점을 맞출 게 아니라 산업발전을 위해서는 치료제 개발에 중점을 둘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질병관리본부와 국립보건연구원이 개최한 이번 포럼은 보건의료기술의 산업화를 위한 바이오뱅크의 역할을 재정립을 위해 학계 및 산업계의 의견을 수렴하고자 마련된 자리다.
 
한국의 바이오뱅크는 국가 차원에서 질병관리본부가 2008년부터 인체자원은행사업을 운영하며, 17개 인체자원단위은행에서 종양성 질환 및 비종양성 질환에 대해 38만 명분의 질환자 유래 혈청, 혈장, 연막, DNA 및 수술 환자의 조직 등을 공개 분양하고 있다.
 
인체자원은 국내 거주하는 한국인 연구자로서 기관생명윤리위원회 승인 또는 면제를 받은 연구과제를 수행하는 연구책임자라면 분양 신청할 수 있으며, 분양여부는 신청을 접수한 해당 은행의 분양위원회 심의를 통해 결정된다. 또, 분양심의가 통과되면 인체자원을 수령하기까지는 1개월에서 3개월 정도 소요된다.
 
한국의 바이오뱅크는 이미 10년 전부터 진행돼 왔지만, 산업계 특히 바이오 스타트업 분야에서의 활용이 높지 않은 이유는 바이오뱅크에 대한 인지도가 높지 않은 이유도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고대 구로병원 병리학과 김한겸 교수도 '바이오산업 인프라로서 바이오뱅크의 역할'에 대한 발표를 통해 "한국 바이오뱅크는 국가주도 사업이라는 강점을 가진 반면 학계 중심의 바이오뱅크로 산업계가 필요한 바이오뱅킹 및 정보가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한편, 복지부는 산업계의 수요 증가에 맞춰 지난 8월 폐기예정인 잔여 검체를 보유하고 있는 의료기관에 속한 연구자 및 진단기기 개발업체를 대상으로 의료기기 개발을 위한 예비 연구나 주원료변경 등에 따른 성능변경평가 등에 사용할 수 있도록 서면동의면제 요건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해당 가이드라인에 대해 동의서 없는 잔여검체인 경우에도 인체유래물은행에서 관리해 비가역적 익명화, 보존, 분양, 폐기 등이 처리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인체유래물은행 직원이 전문직으로 양성되고 보호될 수 있도록 제도적·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포럼에서 발표에 참여한 경북대 윤리교육과 정창록 교수는 "우리나라 개인정보보호 수준이 타국가에 비해 상당히 빠른 상황"이라고 밝히며 "산업화에 방해되는 부분을 개선한다면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경북대병원 병리과 배한익 교수는 '4차산업 시대와 미래 바이오뱅크'라는 주제의 강연을 통해 산업계 분양은 물론 지속가능한 재정확보 및 각계 이햬관계자와의 교류를 통한 홍보 역시 중요하다는 점을 환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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