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병원 외벽과 상반된 의료환경

아주대병원 이국종 교수 눈에 비친 불편함

사진 : JTBC '말하는대로'

'the closer, the better outcome; (의사가) 환자에게 가까이 가면 갈수록 환자가 살 가능성은 높아진다.'
 
중증외상환자의 골든아워(응급환자의 치료 성공가능성이 가장 높은 1시간)를 위해 1년에 200회 이상 헬기를 타는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인 이국종 교수(사진)가 8일 JTBC 예능프로그램인 '말하는대로'에 출연했다.
 
'말하는대로'는 각 분야에서 자기만의 철학을 가진 사람들이 출연해 버스킹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예능 프로그램이지만 깊이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으며, 대선 주자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안희정 의원과 작가 강원국, 로봇공학 박사 데니스 홍 등도 출연한 바 있다.
 
이국종 교수는 이날 버스킹에서 중증외상센터를 소개하며 "1년에 3만 2444명의 외상환자가 사망하고, 특히 만성병이 아닌 중증외상으로 사망하는 40대 미만의 젊은 사람들이 압도적으로 많다"고 말했다.
 
그는 "열악한 근로조건 속에서 사고를 당하는 중증외상환자를 살리고 케어해 사회로 잘 돌아가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이렇게 다치는 중증외상환자들은 우리 사회의 재원이며, 이들이 사회 안전망을 만드는 바탕이 되기 때문에 끝까지 환자를 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 : JTBC '말하는대로'

이국종 교수는 우리나라 의료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과 함께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화려한 병원 외벽과 달리 외상관리 시스템의 부재로 죽지 않아도 될 환자들이 사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국종 교수는 "선진국들은 사회보장기금과 세금으로 의료기관을 운영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빈약한 재정으로 인해 의료계 90% 이상이 민간영역(사립병원)에 의존하고 있다"면서 "그러다 보니 이윤에 집중하는 현상을 초래하고 선택과 집중을 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중증외상센터는 경찰서나 소방서와 같이 공공재적 성격이 강한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는 마지막 세이프티 가드임에도 불구하고 병원들은 돈이 안되는 중증외상센터보다 돈이 되는 암센터를 짓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국종 교수는 "현재 우리는 어려운 시국, 한계에 도달한 사회에 살고 있지만 진짜 도전은 지금부터"라면서 "우리가 사는 목적은 가끔씩 오는 즐거움과 나를 위해 전투를 벌이는 친구들이 있기 때문"이라며 갈 길이 멀더라도 힘을 내야 한다는 따뜻한 격려의 말을 전했다. 
 
사진 : JTBC '말하는대로'

한편 이날 '말하는대로'는 이국종 교수를 2011년 '아덴만 여명 작전'에서 6발의 총상을 입고 위급했던 석해균 선장을 치료한 영웅이며, 드라마 '골든타임'과 '낭만닥터 김사부'의 주인공이라고 소개했다.
 
이에 대해 이국종 교수는 "영웅이라는 호칭이 창피하다"면서 "아덴만 여명 작전의 영웅은 당시 해군과 UDT 대원들이며, 목숨을 걸고 작전 수행을 했던 분들은 아직도 몸에 총알이 박힌 채 복무를 하고 있다"고 환기시켰다. 
 
이 교수는 "'낭만닥턱 김사부'는 잘 모르겠지만 당시 '골든타임' 최희라 작가는 실제로 병원에서 두 달간 함께 생활했었다"고 덧붙였다.
 
이날 이국종 교수는 방송 마지막 부분에서 그동안 감춰왔던 수준급의 베이스 연주 실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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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희 기자 ([email protected])필요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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