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에는 이슬람 기도실이 있을까

[대한민국 병원 가이드③] 환자의 관점에서 서비스 제공하는 환자중심 병원

사진: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예고 없이 찾아온 병 때문에 환자가 된 순간 사람들은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약자가 됐다고 느낄 것입니다. 아프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심란한데 평소 갈 일이 많지 않은 큰 병원에 가야 하면 환자와 보호자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합니다. 그런 분들을 위해 메디게이트뉴스가 '대한민국 병원 가이드'를 준비했습니다. 병원에 가기 전에 무엇을 준비해야 하고, 병원은 어떻게 찾아가며, 병원 내에서 어떤 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지 국민들의 눈높이에서 풀어보겠습니다.

[메디게이트뉴스 정다연 기자] 한 노인이 휠체어를 타고 있었다. 하늘색 재킷을 입은 보안 요원이 휠체어를 끌다 말고 노인 앞으로 몸을 숙여 귀를 기울였다. 노인은 어디로 가야할지 몰랐다. 보안 요원은 안내 데스크 직원과 노인 사이를 분주히 오가며 직접 노인이 갈 곳을 찾아 안내했다.

낯선 광경이었다. 그날 따라 병원이 한산했다고 하지만 평소에도 직원들이 그러지 않았다면 볼 수 없는 장면이었다. 고개를 돌리자 또 다른 노인이 병원 직원이 미는 휠체어를 타고 로비로 들어왔다. 이 직원 역시 안내 데스크를 통해 노인이 가야할 진료과를 확인 한 뒤 휠체어를 탄 노인과 함께 사라졌다.

직장생활이 바빠 외래 진료 때마다 매번 늙은 부모를 모시고 병원에 오지 못하는 자녀들이 바라는 병원의 이상적인 모습이었다. 병원마다 환자에게 제공하는 친절 서비스의 방식은 다양한데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에서는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을 직원들이 한 명씩 붙어 직접 안내해주는 모습이 무척 놀랍고 인상적이었다.

어디선가 오르간 소리가 들렸다. 병원 1층에 있는 성당에서 미사가 진행 중이었다. 오렌지 빛 조명이 따뜻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왠지 두 손을 모으고 전날 남동생에게 저녁밥을 얻어먹기 위해 했던 '오늘따라 잘생겨 보인다'는 거짓말을 고백해야 할 것 같았다.
 
사진: 네이버 지도 캡처.

고속터미널역 앞에 위치해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한 병원

서울 지하철 고속터미널역은 지하철 3호선, 7호선, 9호선이 지나간다. 지하철 이용이 편리한 수도권 주민들은 지하철을 이용하면 병원에 쉽게 올 수 있다. 

전국 지역에서 서울성모병원을 찾아가는 사람들은 서울고속버스터미널 또는 센트럴시티 터미널을 이용하면 된다. 서울고속버스터미널은 경부선과 영동선, 센트럴시티 터미널은 호남선 등 전국 각지를 오가는 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전국 최대 규모의 고속버스터미널이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은 고속터미널역 3번출구과 4번출구에 인접해 있다. 3번출구로 나오면 육교를 건너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으로 바로 갈 수 있다. 이 육교에는 노약자 및 장애인을 위한 엘리베이터는 설치돼 있지 않다. 대신 완만한 경사로가 설치 돼 있다. 4번출구는 사람들이 많이 이용해 다소 혼잡하다. 하지만 4번출구에서 나와 큰 횡단보도를 건너면 병원 입구로 바로 들어갈 수 있다.

서울성모병원은 지하철 이용객들을 위해 지하철 7호선 고속터미널역 3번출구 앞과 지하철 2호선 서초역 7번출구 앞을 오가는 셔틀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병원 셔틀버스는 평일에는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매 10분 간격으로 운행된다. 토요일에는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12시 30분까지 30분 간격으로 운행된다. 공휴일이나 일요일에는 셔틀버스를 운행하지 않는다. 

병원 맞은편에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센트럴시티 터미널, JW메리어트 호텔, 파미에스테이션 등을 포함한 대형 복합몰인 '신세계 센트럴시티'가 있다. 지역에서 병원을 찾는 환자 또는 보호자는 병원뿐 아니라 병원 근처에서 대형 쇼핑몰을 이용할 수 있다. 쇼핑몰에는 영화관과 대형서점이 있어 문화 생활도 누릴 수 있고 수많은 식당과 카페도 입점해 있어 식사를 할 때 다양한 선택지를 고를 수 있다.

#지하철로 병원에 찾아가는 법
지하철을 타고 고속터미널역에 하차하면 셔틀버스를 이용하거나 도보로 병원에 갈 수 있다. 서초역에 하차하는 경우에는 역에서 병원까지 거리가 1km로 도보로 걷기에 무리가 있으므로 셔틀버스를 이용하는 것을 권한다.

1) 서울 지하철 3호선·7호선·9호선 고속터미널역 4번출구 → 도보 5분 → 서울성모병원
2) 서울 지하철 3호선·7호선·9호선 고속터미널역 3번출구 → 셔틀버스·도보 5분 → 서울성모병원
3) 서울 지하철 2호선 서초역 7번출구 → 셔틀버스 → 서울성모병원

#버스로 병원에 가는 법
1) 간선
- '고속터미널' 정류장 정차 : 142, 462, 642, 
- '서울성모병원' 정류장 정차 : 540, 740
2) 지선
- '센트럴시티' 정류장 정차 : 3414, 서초01, 3420
- '서울성모병원' 정류장 정차 : 4425, 5413, 서초13, 서초14, 서초21
3) 광역
- '고속터미널' 정류장 정차 : 9408, 9007

#셔틀버스
1) 운행 장소
- 고속터미널 방면 : 고속터미널역 3번출구 앞
- 서초역 방면 : 서초역 7번출구 앞
2) 운행 시각
- 평일 : 오전 8시~오후 6시. 10분 간격 운행. 
- 토요일 : 오전 8시30분~오후 12시30분. 30분 간격 운행.
※ 공휴일·일요일에는 셔틀버스를 운행하지 않는다.
 
사진: 노인 환자가 앉은 휠체어를 끌며 안내를 돕는 자원봉사자의 뒷모습.

환자경험 위해 환자중심의 친절 서비스 제공하는 서울성모병원

병원 로비에는 '서울성모병원은 환자경험을 소중히 여깁니다'라는 문장이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다. 전 세계적으로 의료 서비스의 패러다임이 환자중심으로 바뀌면서 환자경험의 가치는 높아지고 있다. 환자경험이란 과거 병원에서 제공된 의료 서비스가 의사가 환자의 질병을 치료하는 일방적인 방식으로 이뤄진 것과 달리, 치료의 전 과정에 걸쳐 환자의 관점에서 제공하는 의료 서비스를 뜻한다.

서울성모병원에 들어서서 받은 첫인상은 병원이 환자에게 구체적인 친절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기본 지침으로 삼고 있다는 점이었다. 병원을 찾은 환자들은 익숙하지 않은 터치스크린 앞에서, 병원 로비에서, 수납 창구 앞에서 헤맬 틈도 없이 다가오는 직원들의 안내에 따라 수월하게 움직였다.   

택시 정류장에 서서 일하는 직원 2명은 병원이 한산했던 금요일에도 쉴 틈 없이 오가는 환자들을 맞거나 배웅했다. 택시 정류장 바로 앞에는 대형마트에서 볼법한 카트들 처럼 휠체어들이 쌓여 있었다. 비로소 노인 환자들이 어디서부터 직원들이 끄는 휠체어에 앉아 끊임없이 병원으로 들어오는지 의문이 풀렸다. 
 
사진: 직원들이 택시 승하차시에 거동이 불편한 노인 환자를 돕고 있다.

택시나 셔틀버스에서 내린 환자들 중 걸음이 불편한 노인들은 병원 입구에서 곧바로 휠체어를 이용할 수 있고 병원 직원의 도움으로 진료실까지 헤매지 않고 갈 수 있다. 서울성모병원에서 노인 환자들은 귀가 잘 들리지 않아도, 직원의 안내를 잘 이해하지 못해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이 정도의 서비스는 여느 대형 병원에서든 다 볼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다. 하지만 대개 병원에서 안내하는 직원들이나 봉사활동을 하는 도우미들은 정해진 자리에서 환자와 보호자를 응대한다. 서울성모병원에서는 환자들이 휠체어에 가만히 앉아 있고 직원과 봉사자들이 움직여 놀라웠다. 환자중심 서비스는 단지 친절한 미소와 안내가 전부가 아니라 환자의 입장에서 고민하고 제공하는 서비스라는 생각이 들다.

병원 2층에는 친절 직원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는 '고맙습니다 우체통'이 있다. 서울성모병원 직원으로부터 받은 마음에 답하고 싶은 환자나 보호자들은 우체통에 엽서를 써서 넣으면 된다. 엽서와 펜은 우체통 옆에 구비돼 있다.

#약국안내
서울성모병원이 안내하는 주변 약국은 총 7곳이다. 터미널 방면 3곳과 서초 방면 4곳이다.
1) 솔약국(터미널방면/ 02-6282-5134) 
- 평   일: 오전 8시30분~오후 7시
- 토요일: 오전 9시~오후 1시
2) 수약국(터미널방면/ 02-599-3909) 
- 평   일: 오전 8시30분~오후 7시
- 토요일: 오전 9시~오후 1시
3) 천사약국(터미널방면/ 02-6282-1004) 
- 평   일: 오전 8시30분~오후 7시30분
- 토요일: 오전 8시30분~오후 5시30분
4) 조달약국(서초방면/ 02-537-1779) 
- 평   일: 오전 8시30분~오후 6시30분
- 토요일: 오전 8시30분~오후 1시
5) 청사구내약국(서초방면/ 02-594-9436) 
- 평   일: 오전 8시30분~오후 6시30분
- 토요일: 오전 8시30분~오후 1시
6) 서초역약국(서초방면/ 02-537-8980)
- 평   일: 오전 9시~오후 5시
- 토요일: 오전 9시~오후 1시
7) 서초당약국(서초방면/ 02-521-9443)
- 평   일: 오전 9시~오후 9시
- 토요일: 오전 9시~오후 9시

학교 가지 못하는 환아 위한 서울교육청 인정 '어린이 학교' 운영

서울성모병원에는 어린이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어린이 학교를 운영한다. 어린이 학교 수업은 서울시교육청의 인정을 받는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어린이 학교는 올해 개교 10주년을 맞았다. 

서울성모병원 어린이 학교는 20층 혈액병원에서 매일 오전 오후로 나눠서 진행된다. 환아들이 치료 때문에 학교에 출석을 하지 못해도 어린이 학교 수업을 들으면 정규 교육을 이수한 것으로 서울시교육청이 인정해준다. 수업 인정이 가능한 교육과정 범위는 고등학교까지다.

어린이 학교는 만성질환 환자, 3개월 이상 유급 위기 학생, 특수교육 필요 대상자 등 건강장애학생이면 이용 가능하다. 소아암 환아들이 주로 수업을 듣는다.

2009년 6월에 개교한 서울성모병원 어린이 학교는 장기입원 등 치료를 받는 동안에 잦은 결석으로 인해 상급학년 진급에 어려움을 겪거나 학습과 교우관계 유지 등 고민을 가지고 있는 어린이·청소년 환자들에게 학습 및 정서적 지원을 한다.

이 외에도 환자 보호자들은 환자가 수술하기 위해 수술실로 이동하고 수술을 마치고 병실로 언제 돌아오는지 등에 대한 정보를 휴대전화 문자로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에 만족했다.

한 환자 보호자는 "지역 국립대병원에서는 구두로 수술 마치는 시간을 일러주고 전화로 병실로 옮기는 예정 시간을 일러주기는 했지만 실제 이동 시간과 차이가 있어 마냥 대기해야 하는 시간이 길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데 서울성모병원에서는 수술 이동 시각, 수술 종료 시각, 병실로 복귀할 때에 맞춰 문자로 정보를 알려줘서 간병하는 동안에는 처리하지 못했던 급한 일들을 해결할 수 있었다"면서 "사소한 차이인데 이런 서비스가 굉장히 고맙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사진: 서울성모병원 지하 1층 일식 전문점 '테리야끼'의 '테리야끼정식'. 

서울성모병원 지하 1층 이 집에서는 알탕이 인기였다고 한다

서울성모병원을 방문한 환자나 보호자는 본관 지하 1층에서 다양한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식사나 커피·차 등을 할 수 있는 곳으로는 푸드코트, 죽 전문점, 칼국수 가게, 돈까스·우동 등 일식 전문점, 중화요리점, 피자 가게, 브런치 카페, 아이스크림 가게 등등이 있다. 참고로, 병원 환자들은 환자마다 의학적 상태를 고려해 일반식당 이용이 제한된다.

병원 직원에게 가성비 좋은 메뉴를 추천해달라고 하자 일식 전문점에서 파는 돈까스덮밥, 회덮밥, 미니우동 세 메뉴를 한 번에 맛볼 수 있는 세트메뉴를 추천해줬다. 메뉴를 받고 보니 세 가지 메뉴가 각각의 그릇에 조금씩 담겨 있었다. 맛은 나쁘지 않았지만 최고의 메뉴일지는 의문이 들었다. 

계산을 할 때 가게 직원에게 제일 인기있는 메뉴가 무엇이냐고 물으니 알탕이 제일 사랑받는 메뉴라고 했다. 병원에 입점한 식당에서 잘 나가는 요리이자 일식 전문점에서 사랑받는 메뉴가 알탕이었다는 사실에 놀랐다. 진짜 맛은 대중들이 알아본다는데 알탕을 먹었어야 했나 싶은 후회가 뒤늦게 밀려들었다.
 
사진: 서울성모병원 6층 도서실.

입원 환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편의시설로는 병원 6층에 있는 하늘정원과 6202호 도서실이 있다. 하늘정원은 병원 안에 있는 유일한 공원이다. 환자들은 이곳에서 산책을 하거나 햇빛을 쬐기도 하고 병문안 온 가족들과 담소를 나눈다.

성모병원 도서실의 규모는 큰 편이 아니지만 어린이와 어른 할 것 없이 사랑을 받고 있는 만화책 시리즈가 1권부터 빠짐 없이 구비돼 있어 흥미로웠다. 책장에는 나루토, 원피스, 명탐정 코난, 신의 물방울 등등 수십년간 인기를 끌고 있는 만화책들이 꽂혀 있었다. 추리 만화책의 전설적인 양대 산맥인 명탐정 코난은 있는데 소년탐정 김전일은 없었다는 점은 살짝 아쉬웠다.

병원 입구로 들어가면 볼 수 있는 커다란 성모 마리아 상과 성당에서 흘러나오는 미사 음악만 들어도 종교 재단이 운영하는 병원이라는 사실을 단번에 알 수 있다. 심지어 로비와 병원 곳곳에는 수녀님들이 일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서울성모병원을 이용하는 환자들이 모두 가톨릭 신자일 수는 없다. 천주교가 아닌 종교를 가진 입원 환자들을 위한 공간은 있을까.

서울성모병원 21층에는 이슬람 기도실이 별도로 마련돼 있다. 이슬람교를 믿는 내·외국인을 위해 서울성모병원이 준비한 공간이다. 이뿐 아니다. 환자들은 담당 간호사나 원목실(02-2258-5762~3)로 문의해 천주교, 기독교, 불교 원목자와 상담할 수 있다.

#편의공간 이용시간
- 하늘공원 : 오전 9시~오후 8시
- 도서휴게실 : 평일 오전 9시~오후 4시/ 토요일 오전 9시~오후12시(공휴일 휴무)

#천주교 미사 및 개신교 예배 시간
1) 미사(서울성모병원 본관 1층 성당)
- 주일 미사 : 오전 10시30분, 오후 4시
- 평일 미사 : 오전 10시 30분(월~토)
2) 예배(서울 성모병원 6층 회의실) 
- 주일 예배 : 오전 10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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