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바이옴, 뇌·신경 질환 치료제 활용 가능성 제시

"코로나19로 자폐증 위험도 증가…장내 세균의 뇌 영향 연구서 극복 단서 나와"

[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전세계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로 자폐증이 증가하는 가운데, 자폐증은 물론 파킨슨병, 운동장애 등 뇌·신경 관련 질환 극복의 단서로 '마이크로바이옴(장내 미생물)'이 급부상하고 있다.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 생물자원센터는 6일 바이오이슈보고서(BioINwatch)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최근 자폐증 위험도 증가와 관련해 코로나19 감염 임신부의 장내 마이크로바이옴과 혈중 면역물질 농도에 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며, 장내 세균이 뇌 기능에 영향을 준다는 많은 결과가 발표되고 있다. 

뇌질환 치료 타겟으로 뇌에 비해 장이 높은 기대치를 지니며, 장-뇌 축이 공고해짐에 따라 인과관계 규명을 위한 후속연구와 관련 투자도 잇따르는 추세다.

실제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장-뇌 연결고리를 밝히는 연구에 수백만 달러를 투자하는 등 마이크로바이옴 조절을 통한 뇌질환 예방·치료에 대한 임상시험이 이어지고 있으며, 기존의 단순 상관성 연구를 넘어 인과관계를 증명하고 특정 미생물을 규명하는 연구로 구체화되고 있다.
 
사진 = 장내 세균이 뇌를 조절할 수 있는 경로(네이처 제공)

우선 파킨슨병 등 신경변성 질환은 현재까지 발병의 병인학적 이해가 완벽하지 않지만, 최근 연구에서 장내 세균이 생산하는 단백질이 발병에 관여한다는 기전이 나오고 있다. 

질환 발병에 있어 파킨슨병 환자 뇌에서 발견되는 '잘못 접힌 알파 시누클레인'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측되며, 해당 기형 단백질과 유사한 구조의 단백질이 일부 장내 세균에 의해 생산됐을 가능성이 있다. 또한 기형 알파 시누클레인 단백질을 생산하는 대장균을 구강 투여한 실험쥐(rat)의 뇌에서 해당 단백질이 축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운동신경 질환 역시 장내 세균이 생산하는 대사물질에 의해 증상이 완화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스라엘 이란 엘리나브(Eran Elinav) 연구팀은 마우스모델에서 마이크로바이옴을 투여한 결과, 근위축성 측삭경화증(루게릭병·ALS) 경과 차이에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마이크로바이옴이 결핍했을 때 질환이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됐다. 해당 결과에 따라 연구팀은 ALS 환자에 장내 미생물이 생산한 니코틴아마이드(비타민B3)를 투여하는 임상시험을 준비 중이다.

생명공학연구센터는 "최근 감염 모방 마우스 모델에서 임신 중 감염에 따른 T 헬퍼 17 세포와 이들이 생산하는 IL-17 증가가 태아 행동 이상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코로나19 감염 임신부의 장내 마이크로바이옴과 혈중 IL-17 농도에 대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모체 감염이 태아의 자폐 위험성을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자폐증이 유산균의 일종인 락토바실러스 루테리(Lactobacillus reuteri·젖산 박테리아)를 투여하면 완화되는 것이 동물실험을 통해 증명됐다"고 설명했다.

즉 장내 미생물 환경이 나빠지면 자폐증 유사 행동이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커지고, 이를 장내 미생물 환경 개선으로 회복시킬 수 있다는 내용이다.

연구센터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파킨슨병, 자폐증 등 뇌·신경질환의 발병과 치료에 마이크로바이옴이 관여한다는 연구 결과들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추후 뇌·신경질환의 치료제 개발에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기존의 동물실험을 넘어 인체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유효성을 증명하는 것이 치료제 개발 여부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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