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 시민단체가 내놓은 무면허 진료보조인(unlicenced assistant) 합법화 공청회, 과연 타당한가

[칼럼] 주신구 대한병원의사협의회장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무면허 진료보조인력 PA·UA 합법화 논란  
7월 29일 보건복지부는 '이용자 중심 의료혁신협의체' 제17차 회의에서 9월 중  진료보조인력 PA(Physician Assistant)또는 무면허 보조인력 UA(Unlicensed Assistant)과 관련한 공청회를 개최한 후 시범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회의에는 의료계 참석자는 없었고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한국노동조합총연맹,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한국소비자연맹, 한국 YWCA연합회,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등 6개 시민사회단체만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계는 무자격자에 의한 불법 의료행위를 근절하지 않으면 의료의 질이 하락하고 의료인 면허체계가 혼란에 빠질 것으로 우려했다. 하지만 병원계와 간호계는 PA·UA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의료계의 다양한 목소리를 통해 PA·UA 합법화에 대한 심층적인 의견을 들어본다. 

①저수가가 만든 괴물 PA·UA 진료지원인력 제도 즉각 중단하라
②시민단체 6개 협의체가 만든 불법 PA·UA 공청회 과연 타당한가  


[메디게이트뉴스] 진료지원인력, PA·UA에게 합법적 지위를 부여하기 위한 사회 각계각층과 정부의 노력이 눈물겹다. 정부는 9월 공청회에 이어 시범사업 일정으로 입법을 서두르고 있는 모양새다. 

2020년까지 복지부는 UA(Unlicensed Assistant)와 관련한 의견 수렴은 대한병원협회, 간호협회, 의사협회 등에 들으려고 했다. 하지만 정권 말기가 되면서 조급해졌는지 노조와 시민단체를 앞장세워 현 정권의 포퓰리즘 의료정책의 급속한 완결을 보려는 것으로 정리해도 되지 않을까 한다.

최근 주목할 만한 단체는 '이용자 중심 의료혁신 협의체'라는 곳인데 2020년 10월에 발족했다. 민주노총, 한국노총, YWCA, 한국소비자연맹, 경실련, 환자단체연합회 등이 포함돼 있다. 협의체는 2020년 10월부터 2021년 7월29일까지 무려 17차에 걸친 회의를 했다. 노총 양대산맥과 유명 소비자단체들이 하나로 뜻을 모은다는것도 대단한 일인데, UA와 관련한 의견도출도 원활했는지 일사천리의 진행을 보여주면서 공청회와 시범사업까지 견인하고 있다.

복지부는 의료계의 요구에는 그동안 무반응해왔으면서도 현 정권 실세들에게 걸맞는 대접을 해드리고 있는 모습으로 해석된다.

현재 우리나라 보건의료환경에서 제일 갑의 지위는 보건복지부라고 생각한다. 이는 건강보험 강제지정제 때문인데, 쉽게 말해 복지부는 곧 건물주이다. 의료계는 선택의 여지없이 업장을 열고 있는 식당 주인이고 손님들인 국민들을 상대로 큰 밥집을 열었다. 손님들 중에는 목소리 큰 지역유지분들도 있다.

건물주는 동네 유일의 식당이 잘되면 건물 값어치도 올라가니 매일 손님이 잘들어오는지에 관심이 많다. 식당은 근처 다른 동네에 비해 테이블도 많고 종업원도 많이 고용하고 있고 음식값도 10배나 싸다. 들어온 손님들 모두를 만족시키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식당 앞 길가에 테이블을 내놓으면서까지 손님을 받으려 하고 있고 손님들이 3분 안에 음식을 먹고 나갈 수 있도록 테이블 턴을 빨리하게 하려고도 한다.

그러다 보니 서비스 품질이 좋지 않는 경우도 생긴다. 이때 손님이 밥을 다먹고 나가면서 한 마디 할 수는 있다. "종업원들 교육 좀 잘 시켜라. 사장은 돈 좀 벌었으면 확장 좀시켜라. 음식 가성비가 이게 뭐냐. 직원 좀 더 뽑아라."

그런데 이런 충고나 쓴소리가 말에 그치는게 아니라 밥값 가격을 조정한다든지, 직원 고용을 강요한다든지, 홀직원을 주방직원으로 투입하라고 요구한다면 어떻게 될까? 알고 봤더니 건물주가 뒤에서 그걸 조종하고 있다면 어떻게 될까? 그렇다고 건물주는 임대료를 깎아주기는커녕 식당에 들어오는 사람들 주차료 부담을 식당에 지우려고 계획 중이다.

이용자 중심 운영, 현 정권 들어서 세상의 상식을 초월한 정책인 소득주도 성장론의 주객전도와 뭐가 다를까 싶다. 이미 구닥다리 정책이 돼버렸는데, 코로나19 비상시국을 틈타 노조, 시민단체를 앞장세워 터무니없는 정책이 의료계에 시전 중이다. 노조, 시민단체도 스스로 어용이 아닌지 되돌아보길 바란다. 미래에 책임질 수도 없는 일은 벌이지 말아야 한다.

식당 주인들과 종업원들은 어느 순간 문을 닫고 휴가를 떠나버릴 수도 있다.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적인 의견이며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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