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대변인 "민주당 집권하면 의사들 준공무원 될 것…의료계 "대화하자면서 협박?"

박상수 대변인, 의료계 향해 "보수 무너지면 의료계도 위험" 협의체 참여 촉구…의료계는 '분노'

박상수 국민의힘 대변인. 사진=국민의힘TV 영상 갈무리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의료계를 향해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를 거듭 요청하고 있는 가운데 여당 대변인으로부터 협박성에 가까운 발언이 나와 의료계가 반발하고 있다.
 
국민의힘 박상수 대변인은 18일 페이스북에 정부의 의료개혁 정책으로 여당의 전통 지지층 중 의사들이 등을 돌리고 있는 상황과 관련해, 의료계가 착각을 하고 있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의료계는 이대로 윤석열 정부를 무너뜨리면 2025년 의대증원도 무위로 돌릴 수 있다고 보고 있지만, 실제로는 보수 정권이 무너지고 민주당 정권이 들어설 경우 의료계에 더욱 불리한 정책들이 쏟아질 거라는 것이다.
 
박 대변인은 “의사단체는 현재 사분오열돼 있고, 수험생과 학부모는 생각하지 않는 강경한 이야기만 하며 버티기로 나가고 있다. 아마 버티다 윤석열 정부가 무너지면 2025년 증원도 무위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이어 “의사들의 장밋빛 기대와 달리 윤석열 정부와 보수 세력이 만약 사라진다면, 그리고 민주당이 정부와 국회를 독점한다면 그 다음의 의료정책은 완전히 다른 수준의 것이 되리라 본다”며 “공공의대 공공의료는 문재인 케어와는 비교가 안 되게 빠르게 추진될 것이고, 의사들은 준공무원이 될 것이며 보수는 이에 무기력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동훈 대표는 보수 정부와 의료계 모두를 살려내면서, 윤석열 정부의 의료개혁을 진정으로 성공시킬 방법을 만들 좁은 길을 찾기 위해 테이블을 열었다. 적어도 테이블엔 앉아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이 같은 박 대변인의 발언에 대해 의료계는 사실상 ‘협박’이나 다름없다며 분노하고 있다. 이같은 인식이 여당과 정부 고위층에 널리 퍼져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의료계 관계자는 “박상수 대변인의 발언은 의료계를 향한 협박이다. 이런 식으로 협박하면서 대화가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건가”라며 “박 대변인의 개인 의견인지 한동훈 대표나 국민의힘 공식 입장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단국의대 박형욱 교수는 SNS에 “여당이나 정부 고위층을 만나면 민주당이 집권하면 의사들이 더 나빠진다며 자기들에게 협조하라고 한다”며 “아내가 가정폭력을 하는 남편에게 이혼하자니까 남편이 ‘당신이 나하고 이혼하고 재혼하면 정말 나쁜 놈한테 걸릴 거야’라고 말하는 셈이다. 이런 사람하고는 이혼하는 게 맞다. 정말 더티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 사직 전공의는 개인 의견임을 전제로 “의료계는 테이블에 절대 앉지 않겠다고 한 적 없다. 의협이 말했듯 정부의 전향적 태도 변화와 같은 전제조건이 갖춰져야 한다”며 “국민의힘 당대표와 원내대표 얘기조차 통일이 안 되는데 뭘 믿고 협의체에 들어오라는 건지 모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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