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가협상 상견례...병협, “비급여의 급여화로 수익성 악화, 손실보상 체감은 미미”

의협, “적정수가 사회적 필요성 강조...최저임금 인상 영향 분석 결과 활용"

건보공단-병협 9일·의협 10일 상견례 진행 예정

사진: 송재찬 대한병원협회 상근부회장
[메디게이트뉴스 윤영채 기자]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공급자단체가 2020년도 유형별 환산지수 계약(수가협상)을 위한 각 단체별 상견례를 9일부터 시작한다.

대한병원협회 수가협상단은 9일 상견례를 앞두고 비급여 항목의 건강보험 적용에 따른 손실보상율을 체감하기 어렵다며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병원급 의료기관에 절대적으로 불리한 건강보험 수가협상 방식에도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10일 상견례를 진행하는 대한의사협회 수가협상단은 수가협상 기간 우리나라 저수가 문제를 지적하고 적정수가 책정 필요성을 강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이번에는 최저임금인상에 따른 의원급 의료기관의 영향분석 조사결과를 근거자료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병협, “요양급여 청구금액 증가현상은 보장성 강화로 인한 착시현상”

병협 수가협상단으로 나서는 송재찬 상근부회장은 지난 7일 국민건강보험공단 출입기자협의회와의 간담회를 통해 2020년도 건강보험 수가협상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송재찬 상근부회장은 “병원급 의료기관의 진료비가 증가한 것으로 보이는 것은 비급여 항목의 건강보험 급여적용 때문이다. 비급여 수입 감소로 전체적인 수익성은 개선됐다고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송 상근부회장은 “보장성 강화 정책으로 인한 CT, MRI 급여화, 상급병실 건강보험 적용 등이 병원의 비용을 증가시키는 부분이었다”라며 “단순히 수익 증가가 아니라 비용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는 사실을 이번 수가협상에서 잘 설명하고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선택진료비와 상급병실 급여화의 경우 시설투자비, 인건비 추가부담과 같은 관리적 요인이 수가에 반영되지 않아 수지 불균형이 초래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의원보다 병원이 더 낮은 환산지수를 받는 수가역전현상에 대해서는 “과거 누적실적치가 반영되는 SGR모형으로 인해 병원급 의료기관 환산지수가 낮았던 것이 사실이다”라며 “그 폭이 점차 확대돼 종별가산율을 뛰어넘는 현상이 벌어지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송 상근부회장은 “2018년, 2019년도에도 병원급 의료기관이 의원급에 비해 낮은 수가를 받았다. 향후 상급종합병원이 의원급 의료기관과 같은 행위를 함에도 보상은 적게 받을 것이라고 예측된다”라며 “(이번 수가협상에서) 자료를 만들어 적극적으로 설명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진료비 변동 차이를 기준으로 유형별 수가 인상률을 추계하는 SGR방식과 현행 수가협상 방식은 적정한 수가 인상요인을 반영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다.

송 상근부회장은 “지난해 수가협상 이후 위원회를 운영했지만 개선점을 찾지 못하고 올해도 같은 방식으로 수가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점은 유감이다”라며 “일정한 인상폭을 결정하고 의약단체가 나눠먹는 구조가 국민을 위해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데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는 “변화가 필요하다. 노인인구 증가, 의료기술 발달에 따른 의료단가 인상률, 자연증가분을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라며 “그렇지 않고 의료계의 일방적 희생, 수익저하를 요구하는 상황은 불합리하다고 판단하고 이 부분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건강보험이 7년 만에 당기적자로 전환되면서 이번 수가협상 추가재정소요분(밴딩)에도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 송 상근부회장은 “이번에 밴딩폭이 1조원을 훌쩍 넘어야만 정상적, 제대로된 병원경영을 할 수 있는 수준의 수가협상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의협, “저수가 문제 심각...최저임금 인상 영향 조사 결과 활용”

의협 수가협상단 단장을 맡은 이필수 전라남도의사회 회장은 이번 수가협상에서 수치적 결과 못지않게 적정수가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전환하는 계기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7일 본지와의 통화를 통해 “이번이 진정한 첫 협상이라고 생각한다”라며 “40대 집행부가 출범한 이후 1년이 지났다. 더 이상 회무미숙, 준비기간 부족 등의 변명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라고 언급했다.

이 회장은 “특히 절실하게 요구했던 진찰료 30% 인상이 끝내 좌절됐다”라며 “의쟁투가 결성된 상황에서 진찰료 30% 인상은 무의식속에 수가협상의 척도로 자리잡았고 이번 협상에서 회원들의 기대를 제대로 관철시켜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 회장은 “저수가를 완전히 해결하고 역대 최고의 인상률을 이끌어내겠다는 등의 거창한 목표가 아니라 주어진 조건에서 최대한 결과를 이끌어 내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번 수가협상 기간 우리나라 저수가 실체를 적나라하게 부각시키고 적정한 수가가 책정돼야 제대로 된 의료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다는 사회적 인식을 전환하는 계기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의협과 건보공단 간의 간극은 올해도 클 것이다. 간극을 최대한 좁히기 위해 노력하겠지만 현행 수가계약 구조, 방법론에서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에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의원급 의료기관 영향을 분석한 자료도 활용할 예정이다. 이 회장은 “최저임금인상에 따른 의원급 의료기관의 영향분석 조사를 위해 직접 설문조사 연구를 했다”라며 “이번 수가협상의 근거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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