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뇨기질환은 요양병원 사각지대

절반 이상 질환 있지만 전문 치료 요원

사진 : 메디게이트뉴스

요양병원 입원환자의 절반 이상이 비뇨기계 질환을 앓고 있지만 이 중 극히 일부만 전문의 진료를 받고 있었다. 또 배뇨 관련 합병증 환자가 39%에 달해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서울의대 비뇨기과학교실 정창욱 교수를 포함한 7명의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Investigative and Clinical Urology' 2017년 1월호에 'Prevalence and management status of urologic disease in geriatric hospital in South Korea: A field research(한국 요양병원에서의 비뇨기계 질환 유병률과 관리 현황: 현장조사)' 논문을 게재했다. 
  
요양병원 비뇨기계 질환자 상당수
 
해당 연구는 2014년 1년 간 서울과 인천 지역 13개 요양병원의 1858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했다.
 
조사 결과 입원환자 중 배뇨장애를 가진 환자가 900명(48.4%), 요실금 환자는 930명(50.1%)이었으며, 배뇨장애와 요실금을 모두 가진 환자는 1190명(64%)에 달했다.
 
이 중 531명(28.6%)은 입원 당시 이미 비뇨기과 질환을 동반한 환자였다.
 
요양병원 입원환자는 치매, 뇌혈관 질환, 디스크 질환 등 흔히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신경인성 방광이나 배뇨장애를 흔히 동반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중 배뇨 관련 약제를 복용하는 환자는 384명(20.7%)이었으며, 단 7%의 환자만이 배뇨 관련 처치와 전문 진료를 받은 것으로 조사돼 전문의 진료가 매우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요양병원 입원환자의 절반 이상이 비뇨기과 질환을 앓고 있음에도 13개 요양병원에서는 비뇨기과 전문의가 1명도 없었다.
 
오직 단 한 곳에서만 정기적으로 비뇨기과와 협진을 하고 있었으며, 나머지 요양병원에서는 비전문가에 의해 기저귀, 요도 도뇨관, 기스모 등의 처치가 이뤄졌다.
 
배뇨장애 관리 제대로 이뤄져야
 
이와 함께 연구팀은 비뇨기과 전문의의 진료 및 처치가 부족할 뿐만 아니라 요양병원에서의 배뇨장애 관리가 허술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연구책임자인 정창욱 교수는 "대부분의 문헌에서는 고령환자의 배뇨장애 치료에 있어 위생관리의 문제나 합병증의 위험을 고려해 생활습관 교정, 요실금을 줄일 수 있는 약물요법 처방을 제시하지만 조사 대상 요양병원에서는 입원환자의 절반 가량이 기저귀를 사용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기저귀와 같은 특수한 속옷은 피부염 등 다른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요실금에 제한적으로 사용하기를 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정창욱 교수는 요도에 관을 삽입해 소변을 제거하는 간헐적 도뇨의 경우 4~6시간 간격으로 시행해야 박테리아의 증식을 최소화 할 수 있음에도 조사 대상 요양병원 환자들은 단 한명도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고령의 환자는 요로감염이 가장 흔한 감염성 질환으로, 젊은 환자에 비해 감염 시 패혈증과 이로 인한 쇼크의 위험이 높아 제대로 된 치료가 필요하다.
 
정창욱 교수는 "12.5%의 환자가 요로감염을 보이고 있지만 관리는 잘되지 않고 있었다"면서 "요로감염은 인지기능의 저하를 유발하기도 해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연구진은 요양병원에서 비뇨기과 전문의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지만 근무하는 의사가 없다는 점을 우려했다.
 
요양병원에 근무한 779명의 의사 중 56.4%도 '비뇨기계 질환의 전문적인 관리가 환자를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그렇다(매우 그렇다 포함)고 답해 현장의 요구 역시 높았다. 
 
정창욱 교수는 "2013년 요양병원 통계에 따르면 요양병원에서 일하는 비뇨기과 의사는 전체에서 1.6%에 불과했고, 이번 연구에서는 아예 전무했다"면서 "요양병원에서의 비뇨기과 전문의 근무의 활성화와 함께 주기적인 비뇨기과 전문의의 방문관리 등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전했다.

요양병원들이 비뇨기과 전문의 채용을 꺼리는 이유는 '전문의 가산'과 관련이 있다.
 
보건복지부는 1등급 요양병원 중 내과, 외과, 신경과, 신경외과, 정신과, 재활의학과, 정형외과, 가정의학과 총 8개과 전문의가 전체 의료진의 50% 이상이면 입원료를 20% 가산해 지급하기 때문에 가급적 가산 대상 전문의를 채용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이 때문에 산부인과, 비뇨기과 등 8개과 이외의 전문의도 가산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지만 복지부는 난색을 표명하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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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희 기자 ([email protected])필요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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