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장관, 새해벽두부터 외상학회·응급의학회 만난 이유는

국민청원 답변 준비로 해석…외상센터 인력 수급 문제 등 집중 논의

 
▲보건복지부 박능후 장관. 사진=보건복지부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보건복지부 장관과 대한외상학회, 대한응급의학회가 새해 벽두부터 비공식 만남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3일 관련 학회에 따르면 2일 저녁 서울 모처에서 복지부 박능후 장관과 김창보 정책보좌관, 대한외상학회 이강현 회장과 조현민 이사장, 대한응급의학회 이재백 회장과 홍은석 이사장 등 6명이 만나 2시간동안 이야기를 나눴다. 

이 자리에 주무과인 복지부 응급의료과는 배석하지 않고 박 장관이 학회 임원진으로부터 자연스럽게 외상센터와 응급의료체계의 현안을 경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박 장관의 공식 일정에도 들어있지 않았다. 박 장관이 권역외상센터 지원과 관련한 국민청원 답변을 앞두고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들어보는 자리를 만들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청원은 지난해 11월 17일부터 30일간 국민 28만여명이 참여해 ‘권역외상센터(이국종 교수님) 추가적, 제도적, 환경적, 인력 지원’을 요구해 성사됐다. 국민청원은 30일동안 20만명 이상 국민이 추천하면 청와대 관계자나 관계부처 장관이 답변해야 한다. 
▲답변 대기 중인 청원. 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이날 외상학회는 박 장관에게 외상센터의 인력 수급 문제에 대해 집중적으로 건의했다. 현재처럼 의사 개인의 의무감이나 사명감으로 외상센터에서 연속 당직을 서면서 일하는 것은 지속가능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외상학회 관계자는 “외상센터는 적자가 나서 병원에서 찬밥 신세이고, 외상센터에서 일하는 의사 신분도 안정적이지 않다"라며 “외상센터에서 일하는 의사들이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외상센터의 가치를 높여야 한다고 건의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외상학회는 외상센터 운영을 상급종합병원 지정 기준에 넣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암 수술 등 고난이도 수술은 상급종합병원 기준에 들어있지만 외상 환자를 살리는 역할을 하는 외상센터는 상급종합병원 선정 기준에 없어서다.
 
외상학회는 외상센터에서 일하는 인력을 정규직으로 뽑는 등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외상학회 관계자는 “올해 권역외상센터 예산이 늘어나 외상센터에서 일하는 의사 인건비 지원액이 1억2000만원에서 1억4400만원으로 올랐지만, 단순히 인건비를 늘린다고 해서 외상센터 인력 수급이 원활해지진 않는다”라며 “외상센터에서 일하는 의사는 대부분 비정규직인데 안정적인 신분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외상센터에서 적자가 나면 정부의 운영 지원금으로 메우는 구조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라며 "외상수술 처치료 인상이나 상대가치점수 등의 개정이 필요하고 아예 외상센터를 독립 운영할 수 있는 환경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복지부 장관이 외상센터에 관심을 갖고 직접 나섰다는 측면에서 장기적으로 외상센터의 열악한 현실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응급의학회는 환자가 병원에 도착하기 전 이송 단계에서 중앙응급의료센터와 소방방재청이 서로 연계가 이뤄지지 않는 점을 지적했다. 구급대원이 단순히 가까운 병원으로 환자를 이송하고 응급치료가 필요할 때 다른 병원으로 전원하는 일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부처간 경계를 허물고 국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관련 문제를 개선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임솔 기자 ([email protected])의료계 주요 이슈 제보/문의는 카톡 solplus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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