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대 강남성심병원 이재갑 교수 , CDI 발병시 병동격리‧입원 장기화 등 의료비 상승 지적
[메디게이트뉴스 권미란 기자] 항생제 복용으로 흔하게 발생하는 부작용 중 하나는 설사다. 단순히 항생제 부작용이라면 복용을 중단해 설사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 그러나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 감염증(Clostridium difficile infection, CDI)이라면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국내에서는 CDI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CDI 치료 이후 재발했을 때 사용가능한 적정 치료제가 없어 의료현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는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내 CDI 치료에 대한 국내 인식 부족과 애로사항 등에 대해 이같이 언급했다.
이재갑 교수에 따르면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 감염증(CDI)은 항생제 등 약물 복용으로 인해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 균이 과잉 증식하면서 장에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과거 위막성 장염이라고도 불렸던 이 질환은 1~2주에서 한 달간의 잠복기간을 거쳐 설사 증상이 나타난다.
이 교수는 “일반인에서 보균자 데이터는 높지 않고 병원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며 “병원 내에서 환자 감염, 발병이 많은 이유는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 균이 일반적인 소독으로는 잘 죽지 않고 환자 격리도 어렵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했다.
이 균주는 공기 중으로 감염되지는 않지만 몇 주에서 몇 달에 이르기까지 포자가 살아있어 화장실, 의료장비 등 병원 내 시설이 오염될 경우 환자나 의료진들이 쉽게 감염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 교수는 병원에서 실시하는 소독제로도 잘 죽지 않아 감염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더 강력한 소독제를 사용하고 격리 조치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위막성 장염 패턴에서 발생하는 설사 증상의 원인 90% 이상이 CDI다. CDI 확진이 나오면 병동 격리, 입원 장기화로 인해 의료비도 상승한다”며 “과거에는 사망 환자가 별로 없었지만 재발이 잦고 항생제가 듣지 않아 점차 사망하는 환자도 늘어나는 추세다”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국내에서는 CDI 1차 치료제로 메트로니다졸을 사용하고 약제가 듣지 않거나 재발했을 경우에 반코마이신을 사용해야 한다”며 “미국에서는 메트로니다졸의 치료효과가 70% 미만이라고 해서 배제하고 있는데, 국내는 아직까지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CDI 치료시 반코마이신을 우선 처방할 경우 삭감대상이 되고, 메트로니다졸과 반코마이신이 효과를 보이지 않는 환자는 복용기간, 용량을 늘리거나 다른 항생제들을 조합해보는 수준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국내 치료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질환에 대한 인식 개선과 치료제 도입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내 대학병원들도 설사 증상이 심각해져야 감염내과나 소화기내과로 환자를 이전해 뒤늦게 원인 분석에 들어간다”며 “CDI 중증이 되면 장이 심각하게 부어 설사도 안 나오고 이 정도로 증상이 진행될 때까지 확진이 안 나오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만큼 의료계 현장에서 CDI에 대한 인지도가 낮아 관심대상에 올려야 하는 질환이라는 것이다.
이와 함께 ”반코마이신 효과가 떨어지기 시작하면 우리나라는 사용가능한 치료제가 없다“며 “미국 FDA에서 CDI 치료제로 승인 받은 피닥소마이신 등의 국내 도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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