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SK바이오사이언스는 현금성 자산 1조6000억원 가량을 상장(기업공개·IPO) 후 1년만에 대폭 하락한 주가 부양에 사용하는 대신, R&D와 M&A 등 신기술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방식으로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 안재용 사장은 31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개최해 IPO 후 1년의 성과를 공유하고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단기·중장기 사업 전략을 제시했다.
IPO와 코로나19 백신 사업을 계기로 확보 재원을 투자해 기업 M&A, 사업 인수 등을 진행하고 CGT(세포유전자치료제) 등 신사업 진출, 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을 통한 해외 사업 확장, 넥스트 팬데믹(Next Pandemic) 대응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mRNA 기업 등 M&A 추진…백신기업 국한되지 않고 세포·유전자치료제 영역 확장
우선 SK바이오사이언스는 mRNA 플랫폼 등 신규 플랫폼의 확보를 위해 현재 복수의 회사와 전략적 투자, R&D 협력 모델을 논의 중이다.
또한 글로벌 백신 기업 등을 대상으로 한 M&A, 기술이전(License-in) 등을 통해 백신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안 사장은 "현재 확보된 1조6000억원과 함께 자체 영업이익과 전략적 파트너십·외부 투자 등을 통해 총 5~6조원 가량의 자금이 확보될 것이다. 해당 비용은 자사주 매입이나 무상증자 등 주가 부양이 아닌, 성장을 위한 투자에 우선순위로 사용할 것"이라며 "주가부양 필요성과 시행방안에 대해서는 검토 중이지만 이는 후순위로, 추후 주주와의 공감대를 형성한 후 시의적절하게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미래를 위한 투자 방향은 총 4가지 분야로, 백신 제품 확대와 mRNA 등 백신 신기술 확보, 세포치료제·유전자치료제(CGT)로의 사업영역 확장, 공장 등 시설·인프라 확충 등이라고 부연했다.
특히 합성항원을 넘어 차세대 백신 기술로의 확장 필요성을 인식하고, mRNA 분야의 경우 특허장벽 분석, 기술 개발을 추진하는 동시에 신공장 내 이에 대한 시설 마련, 관련 기업 M&A 등 다양한 방식으로 포트폴리오 확장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차세대 바이럴벡터(Viral Vector) CDMO를 시작으로 CGT(세포유전자치료제)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CGT는 연간 90% 이상의 성장률이 예측되는 시장으로, 해당 영역에 진출해 백신·바이오 분야의 혁신적인 글로벌 파트너로 자리매김한다는 포부다.
이를 위해 SK바이오사이언스는 개별 기술 특허 보유권자와 각 기술에 대한 라이센싱(Licensing) 계약을 논의 중에 있으며, 확보한 플랫폼을 다양한 감염병 대응에 즉시 활용할 수 있도록 복수의 회사와 전략적 투자(SI)와 R&D 협력 모델을 활발히 협의 중이다.
이 과정에서 SK팜테코와의 자기자본 잠식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안 사장은 "SK팜테코는 CMO 기업으로 CGT 분야 확장를 위해 최근 프랑스와 미국 기업들을 인수했다"면서 "팜테코는 자신의 영역에서 분야를 확장하려는 것이고 SK바사는 백신에 이어 인근 바이오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CDMO를 진행하는 것이다. CGT 영역이 워낙 큰 시장이기 때문에 자기자본 잠식 보다는 넓은 시장에서 각자 최선을 다하면서 영역을 넓히는 것이며, 추후 시너지 포인트에 대해서는 고민해볼 것"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백신 외 범용백신 개발…3~5년 안에 발생할 넥스트팬데믹 대비도 시행"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 새로운 팬데믹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기존 CMO·CDMO 사업도 확장해 나가면서, 콤보백신, 범용백신, 예방용 스프레이 등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겠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진출을 위한 생산 인프라 측면에서 EU-GMP 인증된 생산라인을 추가로 확보하고 미국 cGMP(우수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도 확보해 북미 등 선진 시장 본격 진출과 더불어 급증한 글로벌 백신 수요에 대응할 예정이다.
안 사장은 "넥스트 팬데믹 3~5년 주기설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자체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GBP510 개발과 함께 다양한 코로나19 대응 백신 파이프라인을 구축할 예정"이라며 "오미크론 등 다양한 변이에 대응하는 다가(多價)백신과 독감과 코로나19를 동시에 타깃으로 하는 콤보(Combo)백신, 사베코바이러스(Sarbecovirus)’를 표적으로 한 범용백신, 전방위적 바이러스 예방과 치료를 위한 혁신적 의약품인 맞춤형(targeted) 단백질 디자인 기술을 활용한 비강 스프레이(Nasal Spray) 등을 통해 코로나19의 풍토병(Endemic) 시대에 지속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넓어지는 사업 영역 만큼 인프라도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지난해 매입한 인천광역시 송도의 3만413.8㎡(9216여평) 부지에 송도 글로벌 R&PD 센터를 빠르게 마련해 백신 연구뿐 만 아니라 글로벌 바이오 인력을 양성하는 하나의 생태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안동에 위치한 백신 생산시설인 안동 엘하우스(L-House)도 약 9만9130㎡(3만여 평) 규모의 신규부지 증설 설계를 진행 중으로, 오는 2024년말 준공을 통해 생산 역량을 확대하고 mRNA 등 플랫폼을 다양화하며 글로벌 수준으로 품질을 고도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안 사장은 ▲인수, 합병 등 외부적 요인을 통해 회사를 확장(Inorganic Growth)하고 ▲코로나 포트폴리오 확장 ▲인프라 확충 등에 전략적으로 투자해 새로운 퀀텀점프를 달성하는 동시에 백신 보급의 허브 역할을 담당하기 위해 ▲백신사업 강화, 지역 확장·제품 다양성 확보에도 나선다고 선언했다.
지역적 확장을 위해 국제협력 프로그램의 일환인 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 세계∙현지화) 프로젝트를 가동할 예정이며, 해당 프로젝트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백신 개발, 제조, 생산 역량을 각 정부와 파트너사에 이전해 각 지역의 요구사항에 맞는 생산 인프라를 구축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현재 중동, 동남아 등에서 논의를 진행 중이며, 순차적으로 대상 국가를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
4가 세포배양 독감 백신인 스카이셀플루, 대상포진 백신인 스카이조스터, 수두 백신 스카이바리셀라 등 기존의 주력 제품들의 성능 강화도 추진할 계획이다.
안 사장은 "스카이셀플루는 면역증강제를 병용 투여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스카이조스터는 재조합 백신으로, 스카이바리셀라는 2회 접종 백신으로 진화시킬 것"이라며 "현재 개발중인 차세대 폐렴구균 접합백신, 소아장염 백신, 장티푸스 접합백신은 후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A형·B형 간염, 콜레라 등 신규 백신의 인수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부의 글로벌 제약사들이 점유하고 있는 시장에 뛰어드는 건 낮은 확률의 성공에 대한 도전이었지만, 인류에 공헌하겠다는 사명감을 갖고 백신 사업을 추진했고 글로벌에서 주목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며 "향후에도 글로벌 공중보건을 수호할 생태계를 조성하고 전 세계 백신∙바이오 분야의 혁신적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고자 전략적 투자를 진행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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