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방역 시대 종말…시민참여 가능해야 방역도 지속가능”

홍윤철 교수 "의료인력‧정보통신 기술 지원 등 인프라 갖추면서 점진적 방역완화 추진해야"

서울대병원 홍윤철 예방의학과 교수(공공보건의료진흥원장) 사진=서울대병원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서울대병원 홍윤철 예방의학과 교수(공공보건의료진흥원장)가 "백신만으로 끝낼 수 있는 방역정책은 이미 끝났다"며 시민참여형 방역으로의 전환을 강조했다.
 
장기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인력과 기술 지원 등 방역 인프라를 시급히 갖춰나가면서 단계적으로 사회적거리두기 단계를 낮춰가자는 게 주장의 핵심이다.
 
홍윤철 교수는 26일 본지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도움은 되지만 지금 정부 전략은 백신 접종 70%를 통해 위드코로나(With Covid19)를 달성하려고 한다"며 "이런 메시지를 주는 것은 매우 위험할 수 있다. 이스라엘은 2차접종까지 70% 접종율을 넘겼지만 지금 확진자가 하루에 1만2000명씩 발생한다"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당연히 백신 공급을 충분히 확대해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백신 접종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백신만으로 코로나19의 위험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시도는 잘못됐다"고 말했다.
 
이에 홍 교수가 주목한 부분은 지속가능한 시민참여형 방역으로의 전환이다.
 
그는 현재의 사회적 거리두기 방식은 코로나19 발생 초기에는 효과적이었으나 현재는 투입되는 사회적 비용에 비해 효과가 적다는 것이 객관적 데이터로 확인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사회적 형평성과 효과성을 높일 수 있도록 시민참여형 방역정책이 보완돼야 한다는 게 홍 교수 주장의 골자다.
 
그는 "세계 최고 수준의 네트워크 인프라와 정보 통신 기술을 활용해 개인정보를 보호하면서 자발적 시민 참여가 가능한 플랫폼 개발이 시급하다"며 "현재 많은 국가에서 최신 IT 기술을 통해 다양한 방역정책을 실시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QR코드 활용 정도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홍 교수는 "이미 정보 통신 기술을 통해 개개인의 접촉자 현황 등을 파악하고 모니터링하는 등 개발이 완료된 기술도 많지만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지 못해 아쉽다"며 "이 같은 기술을 도입하면서 시민참여를 적극 권장한다면 사회적거리두기를 강화하지 않아도 지속가능한 방역이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또한 홍윤철 교수는 방역 인력과 자원을 시급히 확충하는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의 국내 방역 시스템은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인력과 자원의 확충없이 보건의료진의 헌신과 희생에 의존하고 있다"며 "결과적으로 더 이상 추가적인 지원이 없다면 붕괴 직전의 한계상황으로 치닫게 될 것이다. 방역 인력과 자원을 시급히 확충해 접촉자 추적과 관리 역량을 대폭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늘어난 인력과 자원을 중환자 진료 역량에 투입해 늘어나는 코로나19 중환자에 대비해야 한다"며 "이제는 장기전에 대비할 때다 강압적 방역보다 자발적 참여가 가능한 지속가능한 방역 시스템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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