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진료도 힘든데 직원까지 나를 힘들게 하네" 개원 의사들의 직원 스트레스

"휴가 뒤 갑자기 안나오거나 환자 많고 인센티브 차등 둔다고 그만 두기도…최저임금 인상으로 심화 현상"

사진=게티이미지뱅크 

A의원 원장은 얼마 전 간호조무사인 직원으로부터 황당한 일을 겪었다. 여름 휴가가 끝난 다음에 직원이 갑자기 나타나지 않는 것이다. 아무리 전화를 해봐도 직원은 받지 않았다. 한참 지나고 나서야 “그만두겠다”라는 문자 하나가 와있었다. 그는 직원을 채용하다 보면 하루아침에 연락이 되지 않거나 잠수를 타고 그만두겠다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밝혔다. 

그는 “그만두겠다고 말이라도 하는 사람은 그나마 예의가 있는 것이다. 그나마 휴가철엔 환자가 적지만 바쁜 시기에 직원이 갑자기 그만두면 정말 난감하다”고 밝혔다. 

B의원 원장은 직원 5명에게 명절을 기념해 약간의 인센티브를 주기로 했다. 다들 고생했다며 연휴를 앞두고 20만원씩 준 것이다. 인센티브 차등을 두려다가 결국 다들 말이 새어나갈 것 같아서 같은 금액을 줬다. 하지만 항상 마감을 하고 뒷정리를 해주는 고참 직원 한 명에게만 수고했다는 의미로 30만원을 지급했다. 그러자 막내 직원이 따지러 왔다. 직원은 “저 직원 보다 내가 환자들에게 친절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식으로 할거면 그냥 그만 두겠다”고 폭탄 선언을 했다.
 
그는 “좋은 의미로 인센티브를 지급했는데 돈은 돈대로 쓰고 좋은 꼴을 보지 못했다. 원장 입장에서 일을 더 해주는 직원에게 작은 성의 표현을 한 것도 잘못인가”라고 말했다. 

C의원 원장은 평소 환자가 많다는 이유로 직원들이 자주 힘들어했다. 그래서 다른 곳보다 조금 더 월급을 주면서까지 채용하고 최대한 잘해주려고 애썼다. 하지만 일이 힘들다며 반복되는 직원들의 퇴사는 계속 됐다. 직원수 자체를 2명 더 늘리고 맛집을 찾아다니며 같이 회식을 해도 소용이 없었다. 환자가 몰려드는데도 그만둔다는 통보가 와서 괴로웠다. 그는 혹시 몰라서 부인에게 만일을 대비한 간호조무사 자격증을 따라고까지 부탁했다. 

그는 “일자리가 없어서 난리라던데 사람 구하기도 어렵고 한 번 사람을 구하면 오래 가기가 어렵다. 최저임금제 인상으로 이런 경향이 더 심해졌다”라며 “개원해서 가장 어려운 문제는 진상 환자도, 수가도 아닌 직원관리 문제”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직원들이 한 곳에 오래 다니게 하려는 비결이 있을까. 

간호조무사학원 관계자는 “요즘 분위기를 보면 월급이 약간 더 많은 곳보다는 근무시간이 확실하고 중간에 평일 하루를 쉬거나 연달아 휴가를 쓸 수 있는 환경이 인기가 많다”라며 "40,50대가 취업전선에 뛰어들기 위해 학원을 많이 다니는데 이들이 한 곳에 자리를 잡으면  20,30대보다 오래 다니는 경향도 있다"고 말했다. 
임솔 기자 ([email protected])의료계 주요 이슈 제보/문의는 카톡 solplus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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