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의사들은 유튜브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을까. 자신이 가지고 있는 의학정보를 대중에게 쉽고 재미있으면서도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최대의 과제다. 한 번 시작했다면 주 1회든 2회든 꾸준히 하고 최대한 노출이 잘 되도록 제목과 이미지에 신경 쓰는 것이 중요하다. 

'의사, 이야기 그리고 유튜브'를 주제로 메디스태프, 대한전공의협의회,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가 공동으로 주최한 ‘키톡’ 세미나가 8일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메디스태프 기동훈 대표는 "실제로 많은 의사와 의대생이 유튜브 채널을 운영해 의학과 대중 사이의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며 "젊은 의사들이 유튜브에서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활동하고 싶어 하는데, 유튜브를 실제로 하고 있는 의사들의 노하우를 공유하는 시간을 마련해 많은 의사들이 대중과 소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구독자 30만 닥터프렌즈, "구독은 건강입니다" 
 
는 의사 유튜버 중에서 대표적인 채널로 꼽힌다. 이들은 2018년 5월에 시작해서 1년 4개월 정도 됐고 구독자수는 29만 8000여명이다. 군의관 시절에 만난 우창윤 내과 전문의, 오진승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이낙준 이비인후과 전문의 등 3명이 6개월 정도 준비했다. 현재 매주 3회씩 동영상이 업로드된다. 

처음에는 비용을 들여서 영상 전문가에게 맡겨봤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우리만의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해보자고 했다. 집에 있는 카메라 캐논 100D와 스마트폰, 그리고 마이크를 놓고 시작했다. 

닥터프렌즈는 의학과 관련된 정보를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는 것을 모토로 삼았다. ‘의사도 병원가면 의사라고 밝히나요’ 108만회, ‘의사들이 의학드라마를 시청한다면’ 113만회, ‘정신과 의사가 알려주는 잠 잘자는 법’ 48만회 등을 기록했다. 조혈모세포 기증 사연이 유튜브상에서 순식간에 퍼져서 검색어 순위 1위를 기록하거나 조혈모세포은행협회 홍보대사에 이어 질병관리본부 산하 장기조직기증원의 홍보대사도 하고 있다.  

오진승 전문의는 “대중의 관심사가 뷰티와 펀(fun)에 이어 '~하는 법(how to do)'으로 변화하고 있다”라며 “나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건강은 일상생활과 밀접할 수밖에 없다”라고 했다.  
우창윤 전문의는 “현대 의학에 대한 이해도 향상과 잘못된 유사의료와 전래의학의 폐해를 줄이기 위해 시작했다. 전문가 집단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해소하기 위해 나섰다”라며 “시청자가 자발적으로 선택할만큼 재미있고 목적에 부합하는 콘텐츠를 만들어보자고 했다”고 말했다. 

유튜브를 시작할 때 고려할 요소는 첫째 한 영상을 만드는데 얼마의 시간과 돈이 투입될까, 둘째 얼마나 영상을 꾸준히 올릴 수 있을까, 셋째 사람들이 내 영상에 오래 머무르게 할 수 있을까, 넷째 사람들이 내 영상을 클릭할 수 있게 만들 것인가 등이다. 

우 전문의는 “유튜브를 시작했다면 꾸준히 올리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본인이 유지할 수 있을 정도로 최소 주2회는 영상을 업로드를 해야 한다”라며 “좋은 영상을 일차적으로 뿌리고 사람들이 끝까지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서 콘텐츠의 힘이 중요하다. 결국은 계속해서 반속 재생산돼서 조회수가 올라간다”라고 말했다. 

우 전문의는 “기본 채널은 의학이고 대본을 준비하진 않는다. 대신 정확한 정보 전달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대한 의학적인 정보에 많이 준비를 하고 있다”라며 “가급적 쉽게 찍어서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적절한 이미지의 사용을 매우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오진승 전문의는 “생각보다 혐오용어가 굉장히 많은데 쓰지 않으려고 외우고 있다. 의사 사회에 해가 되거나 욕을 먹거나 흉을 보는 것은 하고 싶지 않다”라며 “가령 의사 연봉을 공개하는 것은 하지 않으려고 한다. 대중과 친근하게 다가가는 것이 목표이지, 자극적으로 가진 않으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오 전문의는 “유튜브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닐 수 있다. 블로그에 많은 마케팅 비용을 쓴다고 하는데 앞으로 유튜브 채널이 그렇게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유튜브에 적응한다면 다음에 어떤 새로운 플랫폼이 되더라도 금방 적응할 수 있다”고 했다. 

구독자 23만 오프라이드, 재미있으면서도 세상에 기여하는 콘텐츠 
오가나 피부과 전문의의 유튜브 ‘’는 구독자수 23만여명을 기록하고 있다. 그는 병원 외에 사업의 마케팅을 위해 유튜브를 위해 편집자 5명에 이어 작가, 기획 등 전체 8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그는 블로그를 5,6년 하다가 유튜브를 시작한지 1년 6개월 가량 지났다.  

그는 유튜브의 장점으로 직관성, 커스터마이징, 낮은 진입장벽, 비하인드 등 4가지를 들었다. 오 전문의는 “영상은 보고싶은 것을 쉽게 이해하고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커스터마이징이라고 해서 내가 원하는 것을 추천하고 관심있어 하는 것들이 실시간으로 따라붙는다. 이것이 바로 유튜브의 핵심이다”라고 했다. 

그는 유튜브에 관심이 있다면 일단 시작하라고 했다. 대신 나만 할 수 있는 이야기, 지속가능성있는 콘텐츠, 구독자를 파악해야 한다. 그리고 나서 꾸준히 올리는 것이 중요하다. 

오 전문의는 “블로그를 시작할 때도 이틀에 하루꼴로 글을 올려야 한다는 엄청난 압박감이 있었다. 쉬고 싶고 자고 싶고 크게 도움도 안되는데 해야 한다”라며 “유튜브 역시 주2회 업로드를 하고 있고, 다음달부터는 매일 영상이 올라갈 예정이다. 아무리 좋은 영상이고 개성이 있어도 지속가능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주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재미있게 한다는 것을 모토로 두고 있다. 직원들과 함께 PPL 마케팅에 나서기도 한다. ‘신라호텔 일식당에서 퇴근 후 저녁식사’를 한 유튜브는 41만회를 기록했다. ‘페라리 488 스파이더를 타고 람보르기니 서울에 가다’는 것도 40만회를 기록했다. 

오 전문의는 “블로그를 통해 많은 비즈니스를 파생했다. 화장품 사업의 마케팅 효과를 올리고 있다”라며 “개원한지 3년이 다 돼 가는데 블로그를 하다 보니 네이버 키워드 광고는 전혀 하지 않고 운영할 수 있었다. 유튜브도 연장선상의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오 원장은 “아침마다 오늘은 뭐먹고 살까라고 생각한다. 여러 가지 일은 모르고 세상이 너무 빠르게 변하고 있다”라며 “변화 속에서 하는 일을 재미있게 해보고자 하고 이왕이면 망하지 않아야 재밌는 것을 오래할 수 있어서 그동안 잘 이어졌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재미있으면서도 세상에 기여할 수 있는 '우버'와 같은 서비스를 만들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블로그에서 유튜브로 이동한 우리동산, 글부터 써보는 것 추천  
의 홍혜리 산부인과 전문의는 매주 수요일 오후 6시 30분에 유튜브 업데이트를 한다. 우리동산 블로그의 여세를 몰아 유튜브로 옮겨왔고 순식간에 구독자수 2만여명을 기록했다.  

홍 전문의는 의사로서 유튜브를 할 때는 확실한 컨텐츠는 영상을 만들려면 글을 먼저 써보는 것을 추천했다. 그는 “블로그 등에서 구독 친구들이 많이 옮겨온다. 글을 써보면서 어떤 콘텐츠를 담을지 연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지속가능성이 중요하다. 홍 전문의는 “한 번 시작해서 그만두면 안하느니만 못하다. 주제를 많이 연구해봐야 한다“라며 ”소셜미디어에서의 성격이 욕을 먹기도 하고, 사생활 노출은 피할수 없는 측면이 있다. 의사이기 때문에 엄격한 도덕잣대를 들이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처음에 우리동산은 영상을 4개 정도 찍어놓고 채널을 오픈했다. 초기 투자를 너무 많이 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유튜브는 아이폰으로 해도 퀄리티가 떨어지지 않는다.  

홍 전문의는 “사실 유튜브를 시작하면 돈과 시간이 든다. 유튜브가 하더라도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별도의 비용을 주고 편집하는데 시간이 일주일 꼬박 들어간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채널들과의 차이점을 만들고 각인시키는 것을 해야 한다”라며 “잡담하듯이 찍어서 편집하는데 오래 걸리는데, 대본을 미리 만들고 편집시간을 줄이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유튜브를 시작하기로 했다면 꾸준히 하고 제목 설정이 중요하다. 홍 전문의는 “제목에 하고 싶은 말을 쓰고 5회이상 본문에 언급이 되도록 해야 한다. 해시태그로 노출이 되도록 해야 한다. 동영상 하나에 그림 두 개 정도가 적당하다”고 말했다.

팟캐스트 3년 경험으로 유튜브도 시작한 뇌부자들, 꾸준함이 중요  
 
허규형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이미 팟캐스트 ‘뇌부자들’에서 3년째 진행하면서 인기를 얻고 있다.을 유튜브로 옮겨오면서 구독자수 5000여명에 이르고 있다. 그는 정신건강의학에 대한 편견을 줄이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취지로 대중에게 전파를 시작했다. 

팟캐스트는 인턴, 레지던트 다같이 한 동기 5명이 군의관, 공보의 때 시작했다. 시간이 많았던 관계로 대본을 쓰고 서로 맞춰봤다. 팟캐스트를 하면서도 라디오나 TV 프로그램에 많이 나가는 기회가 생겼다. 

허 전문의는 “유튜브가 어느 정도 되면 팟캐스트를 접자고 하고 있는데 유튜브가 잘 되고 있지 않다. 둘은 경쟁상대는 아니고 소비대상이 확연히 다르다“고 말했다. 가령 시장조사에 따르면 팟캐스트는 진행자 방송내용 전문성이 48.1%이지만 유튜브는 재미가 63.9%에 달했다.  

허 전문의는 “팟캐스트만 듣는 사람은 거의 없다. 항상 다른 일과 동시에 한다. 팟캐스트는 지적 욕구가 있는 분들이 많다. 어려운 이야기를 섞는 것을 좋아하기도 한다”라며 “하지만 유튜브는 재미없는 이야기를 하면 들으려 하지 않고 바로 나가버린다”고 했다. 

허 전문의는 “정신건강의학과만 모이면 한 가지를 두고 여러 가지 분석을 하는 장점이 있다. 돌아가면서 주제 선정을 하고 큰 프레임을 짜고 있다”라며 “팟캐스트든 유튜브든 꾸준함이 매우 중요하다. 팟캐스트는 처음에 5일에 한번씩 하다가 일주일에 한번 하고 있다”라고 했다. 

허 전문의는 “간혹 환자 사례는 특정될 수 없도록 주의한다. 환자들이 진료실에서 알아보고 의사에 대해 더 많이 물어보기도 한다”라며 “미약하게나마 진료실에서 유튜브를 보고 왔다고 하는 것을 보면, 그만큼 파급력이 있고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