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가 생명인 바이오, R&D 단계부터 규제 동시에 고민해야

바이오이코노미 포럼 개최…바이오헬스산업과 혁신성장 위한 규제개선 방안 토론

사진: 2018 서울 바이오이코노미 포럼 토론회 전경(제공=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과학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제품을 개발해도 규제가 따라오지 못해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 늘고 있다. 바이오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포지티브 형태인 생명윤리법 개정 등 법률 변화와 더불어 연구개발과 규제논의가 동시에 진행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보건복지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3일 서울 중소기업중앙회에서 2018 서울 바이오이코노미 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바이오헬스 산업 발전을 위한 당면과제와 전략을 모색하기 위해 올해 처음 개최된 행사로, 산업계와 연구기관, 정부부처 등 전문가가 모여 바이오헬스산업과 혁신성장을 위한 규제개선 방안에 대해 토론했다.

주제발표에서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바이오심사조정과 최영주 과장은 "바이오의약품은 앞으로 사전관리(포지티브 규제, 진입 규제, 시장진입 단계)에서 전주기관리(네거티브 규제, 사후 규제, 개발 초기 단계)로,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 중심, 국내 시장보다는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규제를 하겠다"고 밝혔다.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박구선 이사장은 "그동안 센터에서 각 분야별 운영지원하던 것을 재단 중심의 일괄 통합운영으로, 기업을 지원하는 문제해결방식도 단계별 단절적 지원이 아니라 묶음형 일괄 혁신 지원 방식으로 바꿨다"면서 "정부 예산 지원방법도 내년부터는 산업통상자원부와 과기부, 복지부의 묶음 R&D 지급방식으로 변화될 예정이다"고 말했다.

또한 "바이오헬스산업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기업의 창업공간 확보에도 힘쓰겠다"며 "오송재단의 경우 기존 센터 내 여유공간에 창업 공간을 마련하는 한편, 재단 내 연구인력들도 창업의사가 있을 시 적극적으로 창업할 수 있는 환경도 만들어 보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패널토론에서는 산업계와 연구기관에서 느끼는 현행 규제의 한계와 바이오산업 발전을 위한 개선 방향에 대해 다양한 제언이 나왔다.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 박정태 총괄본부장은 "R&D부터 생산판매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있어서 모든 규제를 한 번 펼쳐볼 필요가 있다"며 "이를 통해 어떤 부분에 병목 현상이 있고, 현재의 과학 수준과 사회적 관점 수준에서 어떤 개선이 필요하며, 새로운 규제가 필요하지 않은지 전반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다국적 기업이나 대기업들은 인허가 부분에 있어 우리나라의 규제가 규제선진국과 비교해 어렵지 않다고 느낄 수 있지만, 제품 인허가 경험이 없는 R&D 중심의 중소바이오기업은 우리나라 규제 장벽이 매우 높게 느껴질 수 있어 같은 규제를 놓고도 온도차가 크다"며 "기업에 알맞는 맞춤형 규제가 필요하고, 기술개발 단계에서 협조해 여기에 알맞는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김장성 원장은 "바이오의약품은 사전예방차원에서 굉장히 보수적으로 규제를 할 수 밖에 없는 특징이 있다. 전체 규제 가운데 15%가 바이오 관련 규제이고, 대부분 2005년 이후 생명윤리에 대한 개념이 강화되면서 빠른 시간 내 많이 설정됐다"며 "하지만 바이오산업이 발전하고 빠른 속도로 새로운 제품이 만들어지는데 반해 규제는 여기에 못 따라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특히 "현재 생명윤리법은 최상위 법률로써 굉장히 포지티브한 규제로 채워져 있는데, 상당부분 개정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지적하며, "생명윤리법의 원래 목적인 질병 에방조치를 위한 생명과학기술 이용이라는 취지를 잘 살려가며 기초연구와 임상연구를 구분해 규제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지난달 열린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에서는 유전자치료연구 질환범위를 확대하는 제도개선안에 대해 심의를 유보했다"며 "인간의 존엄이나 생명윤리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 한해 기초연구를 허용했으면 한다. 승자독식성이 강한 바이오산업 특성상 적시성을 잃지 않도록 법개정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김 원장은 "R&D를 시작할 때 속도가 생명이라 빠르게 기술을 개발해 제품을 만들어도 규제때문에 상용화가 발목 잡히는 사례가 최근 늘고 있다고 한다"며 "처음 시작할 때부터 규제기관과 협의를 통해 패러렐(parallel)하게 고민해나갔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생명기술과 박병헌 서기관은 "기술혁신을 규제가 못따라간다는 것에 공감하고, 규제와 R&D가 함께가는 것이라는 생각에 동의한다"며 "지난해부터 의료기기 분야에 있어서는 과기부와 산업부, 복지부 기존 3개 부처와 함께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함께 참여해 R&D 단계부터 어떤 규제이슈가 발생하는지 함께 검토하고, 연구개발 주체들에게 기술개발 방향이나 향후 인허가 심의절차 등의 사항 등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타이밍이 중요하다는 말에도 공감하며 "지금까지 사례를 보면 기술을 개발했는데 인허가 과정을 거치는 과정에서 기준이 달라 다시 준비하는 상황이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며 "특히 인허가 기술개발 역사나 역량이 충분하지 못한 상황을 봤을 때 부처들이 함께 산업육성을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면에서 규제를 개선해나갈 계획이다"고 전했다.

박도영 기자 ([email protected])더 건강한 사회를 위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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