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9화. 내과, 외과에 이어 소아청소년과도 3년제
전문의가 되기 위한 의대 입학 코스는 의대 6년, 인턴 1년, 레지던트 4년, 도합 11년이 통상적이었다. 20세에 대학에 입학하면 최소 32세, 군대까지 포함하면 35세에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고 자유를 얻을 수 있다.
임상 과목 중 그 원칙에서 벗어나는 과는 가정의학과가 거의 유일했다. 전문의 과정이 가정의학과만 3년이었기 때문이다. 가정의학과는 상대적으로 짧은 수련기간이라는 장점을 십분 활용해 인턴들에게 어느 정도 인기를 끌었다.
그런데 철옹성같던 내과의 인기가 점점 떨어지다가 2014년 전공의 모집결과 상당수 병원의 내과 미달 사태가 벌어졌다. 게다가 소화기, 순환기, 호흡기 등의 내과 세부 전공 과정에 대한 전문의 이후 추가 수련 부담이 커지자, 내과는 복지부를 끈질기게 설득해 2016년부터 전문의 수련을 3년제로 단축하기로 했다.
그러자 2년 뒤인 2018년, 외과도 같은 이유로 3년제 수련에 동참했다. 그리고 2020년 지원 폭락 사태를 겪은 소아청소년과도 내년부터 3년제를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서 대한민국의 필수의료과목인 내외산소 중 4년제인 곳은 산부인과밖에 남지 않게 됐다. 산부인과 또한 2019년부터 3년제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의과대학 6년의 기간 중 의대생들은 대부분의 공부 시간을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과에 할애한다. 그 외 나머지 과목들과의 비중 차이는 넘사벽이다. 의사 면허증을 얻기 위한 국가고시 시험도 그 과목들이 거의 전부라고 봐도 무방한 수준이다. 하지만 의사가 되고 전문의가 되기 위한 수련기간은 오히려 더 짧은, 웃지 못할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이런저런 부가적인 이유들이 있지만, 거의 전적인 이유는 바로 내외산소의 인기가 없기 때문이다.
내 학창 시절의 대부분을 쏟아 부은 의학의 정수인 과들이 수가의 발목이 묶인 상황에서 서로 기간을 단축하는 출혈경쟁에 나서는 사정을 보며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이 모든 비정상적인 상황이 전화위복이 되어 메이저 과들의 앞날에 창창한 미래가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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