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세포암, 희망가지고 치료 지속하면 장기생존도 가능하다"…11년 경험 넥사바의 자신감

[메디컬팀의 약 이야기]⑦ 바이엘코리아 의학부 정형진 메디컬 디렉터

제약회사 메디컬팀이 들려주는 약 이야기

과학기술이 발달하면서 근거중심의학을 넘어 맞춤의학의 시대가 오고 있습니다. 메디게이트뉴스는 정밀의료 시대를 맞아 의사들에게 올바른 처방정보를 제공하고자 다국적 제약회사의 의학부를 만나 최신 질환정보와 제품정보를 듣는 기획 시리즈를 마련했습니다. 이를 통해 평소 개원가에서 보기 어려운 질환 등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는 동시에 의약품 처방 시 도움이 되는 임상근거 자료를 쉽고 자세하게 풀어 환자 진료에 도움을 주고자 합니다.

다케다제약 림프종 치료제 '애드세트리스'
사노피젠자임 B형 혈우병 치료제 '알프로릭스'
길리어드사이언스 HIV 치료제 '빅타비'
아스트라제네카 난소·유방암 치료제 '린파자'​
릴리 편두통 예방 치료제 '앰겔러티'
암젠 다발골수종 치료제 '키프롤리스'

⑦바이엘 간세포암 치료제 '넥사바'
 
사진: 바이엘코리아 의학부 정형진 메디컬 디렉터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간세포암(HCC)은 간암의 가장 흔한 유형으로,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간암 팩트시트에 따르면 2018년 한 해 동안 간암 발생률과 사망률은 전세계 중 아시아 국가가 1위를 차지했다.

또한 간암은 우리나라에서 모든 암 중 질병부담이 가장 높다. 중앙암등록본부의 자료에서 2016년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암 중 간암은 여섯 번째로 많았고, 통계청에 따르면 2017년 국내 간암 사망률은 폐암 다음으로 높았다.

특히 간세포암종 환자들 중 약 90%가 진단시점에서 간경변증 혹은 만성 B형간염을 가지고 있어서 근치적 치료가 어려운 경우가 많고, 치료 후 5년이나 10년 이상 경과돼도 재발위험이 지속된다.

약 30년 동안 여러 제약회사에서 간암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지만 모두 실패로 끝났고, 2007년에야 처음으로 간세포암 전신 항암 치료제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다. 바로 바이엘(Bayer)이 개발한 넥사바(Nexavar, 성분명 소라페닙)다.
 
 

넥사바 허가와 동시에, 그리고 그 이후에도 여러 제약사에서 넥사바를 대조군으로 두고 임상시험을 진행했지만 대부분 안전성 문제가 있거나 넥사바에 상응하는 유효성을 보이지 못했다.

그 사이 넥사바는 글로벌 및 한국인 대상 리얼월드 연구에서도 일관된 치료 성과와 안전성 프로파일을 재입증했다. 그리고 모든 후속 치료제가 넥사바를 사용한 이후에 쓸 수 있도록 허가를 받으면서, 간세포암 치료의 마지막이 아닌 연속치료를 위한 시작이 되는 약제가 됐다.

특히 1차 넥사바, 2차 스티바가(Stivarga, 성분명 레고라페닙) 연속요법을 간세포암 환자 치료에서 적절한 시기에 사용했을 때 전체 생존기간(OS) 중앙값이 26개월까지 연장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가정의학과 전문의인 바이엘 코리아 의학부 정형진 총괄 부서장(Country Medical Director, CMD)을 만나 간세포암에서 넥사바를 통한 장기 생존의 의미와 이를 뒷받침하는 임상연구 데이터에 대해 들었다.

정 부서장은 한국 사노피-아벤티스와 한국 화이자, 한국 먼디파마, 보령제약을 거쳐 현재 바이엘 코리아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KRPIA)의 R&M(R&D/Medical Affairs) 위원장도 맡고 있다.
 
Q. 간세포암이란 어떤 질환인가요?
간암은 간 고유세포의 암성변이에 의해 발생되는 원발성 간암과, 간 이외의 장기에서 발생하여 간으로 옮겨온 전이성 간암으로 나뉜다. 원발성 간암은 간세포의 이상으로 발생하는 간세포암과 담관세포의 이상으로 발생하는 담관암이 대표적이고 그 외 매우 드물게 맥관육종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원발성 간암의 약 90%가 간세포암으로, 일반적으로 간암이라 하면 주로 간세포암을 일컫는다. 간암은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에 진단이 늦어져 예후가 불량한 경우가 많다. 

Q. 간세포암 치료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항암제의 치료 효과를 확인하는 지표는 객관적 반응률(ORR)과 무진행 생존기간(PFS) 등으로 다양하지만, 표준이 되는 평가 변수는 전체 생존기간(OS)이다. 생존 예후가 좋은 암종은 임상연구를 통해 장기간 추적 관찰하기에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무진행 생존기간과 같은 대리 지표를 사용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결국 모든 항암 치료의 궁극적인 목표는 전체 생존기간을 늘려 환자의 장기 생존을 돕는 것이다.

특히 간암은 5년 상대 생존율이 2017년 국내 암등록통계 기준 35.6%로 상당히 낮기 때문에 항암 치료의 목표 자체를 전체 생존기간 연장으로 보는 것이 적합하다. 임상시험에서도 이미 오래 전부터 1차 평가 변수를 전체 생존기간으로 설정하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넥사바가 2000년대 중반 SHARP 임상시험을 진행할 당시, 규제 기관인 미국 FDA에서는 엄격한 기준을 두고 임상시험 결과의 평가를 진행했으며, 그 기준은 단연 전체 생존기간 연장이었다. FDA의 이러한 요구 자체가 간세포암에서는 전체 생존기간 연장이 중요하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Q. 간세포암 치료제 분야에서 임상연구 성공이 어려운 이유는 무엇인가요?
간세포암에서 특이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간 기능’이라는 요소가 있기 때문이다. 간세포암은 기저에 간경변증 등의 기저 간 질환을 갖고 있는 환자가 많아 진단 시점에서 이미 간 기능이 떨어져있는 환자가 많다. 암의 병기와 환자의 전신 상태뿐만 아니라 치료의 예후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인 ‘간 기능’도 고려해야 하므로 임상시험 및 치료제 개발이 쉽지 않다.

또한 항암제에 반응하는 특정 바이오마커가 확인되지 않았고, 분자의 변이가 상당히 다양한 양상을 보이는 점 역시 간세포암에서 임상시험 진행이 어려운 이유라 볼 수 있다.


"입증된 근거수준 높은 넥사바, 간세포암 치료제 분야의 표준과 근간"

정 부서장은 최근 다양한 치료 옵션이 나오는 상황에서 넥사바가 가지는 가치에 대해 먼저 입증된 근거 수준이 높은 치료제라는 점을 꼽았다.

넥사바는 항암제 영역에서 흔치 않게 아시아 환자만(한국, 중국, 대만)을 대상으로 한 추가 무작위임상연구(RCT)를 진행해 넥사바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인했으며, 글로벌 및 한국인 대상 리얼월드 연구에서도 이를 재입증했다는 것이다.

정 부서장은 "미국에서는 치료제 허가를 진행할 때 2개의 RCT를 바탕으로(항암제는 통상 1개의 RCT)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하는데, 대부분은 미국과 유럽 등 서양에서 진행한 RCT로 이 절차를 진행한다"면서 "그러나 간세포암은 동양과 서양의 역학에 차이가 많기 때문에 FDA 허가를 받더라도 아시아 환자를 대상으로 치료를 했을 때 치료 성과와 안전성 프로파일 재입증이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넥사바는 서양 환자가 대다수로 참여한 SHARP 임상, 그와 비슷한 시기에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AP 임상시험에서도 일관된 치료 성과를 확인했다"면서 "이렇게 아시아 환자만을 대상으로 RCT를 진행하는 일은 항암 영역에서 매우 드문 일이고, 이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간세포암 환자에 대한 바이엘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고 덧붙였다.

정 부서장에 따르면 SHARP에서 넥사바 투여군은 위약군 대비 사망 위험율을 31% 감소시켰고(HR 0.69, 95% CI 0.55-0.87 p<0.0001), AP 임상시험에서는 32% 감소시켰다(HR 0.68, 95% CI 0.50-0.93 p=0.014). 역학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서양과 동양 사이에서 일관된 결과를 보인 것이다.

또한 "보통 RCT와 리얼월드 연구를 비교하면, 통제된 환경에서 진행되는 RCT 결과가 더 좋은 편이다. 실제 진료 현장에서는 임상시험 기준에서 벗어나는 환자, 중증 환자, 예후가 좋지 않은 환자, 복약 순응도가 떨어지는 환자 등 다양한 환자가 포함되다 보니 RCT 결과에 비해 치료 성과가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면서 "그럼에도 넥사바는 전 세계 3371명의 환자가 등록된 GIDEON 관찰 연구 결과, 오히려 RCT인 SHARP의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10.7개월)보다 더 높은 중앙값(13.6개월, Child-Pugh A 기준)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러한 근거를 바탕으로 정 부서장은 넥사바는 절제 불가능한 간세포암 치료제 분야에서 표준과 근간(backbone)이 되는 치료제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했다.

그는 "특히 스티바가를 포함한 모든 후속 치료제는 국내에서 1차로 넥사바를 사용한 이후에 쓸 수 있도록 식약처에서 엄격한 잣대와 기준으로 허가사항을 정하고 있는데, 이런 점에서 넥사바는 간세포암 연속 치료에 있어 가장 필수적인 1차 관문이자, 교두보라고 볼 수 있다"면서 "몇 년 전만 해도 넥사바 사용이 간세포암 치료의 마지막 옵션으로 여겨졌다면, 이제는 넥사바가 간세포암 치료의 시작이자 연속 치료의 물꼬를 트는 치료제가 됐다"고 강조했다.
 
사진: 바이엘코리아 의학부 정형진 메디컬 디렉터


간세포암 환자에게 간기능 보전한 상태서 넥사바 치료 제공하게 됐다는 점 큰 의미

RCT 연구인 SHARP, AP와 리얼월드 연구인 GIDEON에서 나타난 전체 생존기간 연장 효과의 의미는 무엇일까.

정 부서장은 "간세포암 환자들에게 '생존 연장'이라는 상당한 의미를 부여했으며, 최근에는 넥사바 치료 이후에도 사용이 가능한 스티바가 등 후속 옵션이 있기에 그 의미가 더욱 크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2000년대 초반 레지던트 생활을 할 때만 하더라도 간세포암은 경동맥화학색전술(TACE)를 위해 입·퇴원을 반복하며 간 기능은 계속 떨어지고, 지지요법(Best Supportive Care)만 받다 사망하는 환자들이 많았다. 그러나 이제는 전신 항암 치료 옵션의 등장으로 TACE 불응 및 실패 환자를 잘 선별해 그 환자에서 반복적인 TACE를 지양하고, 간 기능을 보전한 상태에서 넥사바 치료를 제공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정 부서장에 따르면 연장된 생존 기간 동안 더욱 나은 삶의 질을 제공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SHARP 임상시험과 AP 임상시험에서 넥사바의 흔한 이상반응은 피로감, 수족증후군, 설사 등으로 나타났는데, 이미 숙련된 의료진을 통해 충분히 예측 및 관리가 가능한 수준이기에 치료 결과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SHARP 임상시험과 AP 임상시험에서 나타난 넥사바군 관련 흔한 이상반응은 수족증후군, 설사, 피로 등으로, 넥사바군과 관련된 약물연관 이상반응은 대부분 Grade 1 또는 Grade 2에 해당했다.

또한 간세포암 환자에게 이러한 이상반응은 간 기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이 중요한데, 넥사바의 간 기능 저하 관련 이상반응은 1% 미만으로 보고돼 기저 간 질환에 영향 주지 않으면서 환자 생존을 연장시킨다는 점이 확인됐다.

 
사진: SHARP 연구에서 위약군 대비 넥사바의 OS 연장 효과 (넥사바 투여군에서의 1년차 생존율 44% vs 위약 투여군 33%)


리얼월드 근거 바탕으로 간 기능 떨어진 환자에도 급여기준 확대

최근 간세포암 1차 치료에서 간 기능이 떨어진 환자도 넥사바를 사용할 수 있도록 급여 기준이 확대 적용됐다. 그 근거는 GIDEON 임상 데이터였다.

SHARP 임상시험과 AP 임상시험은 모두 Child-Pugh A인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가 진행됐다. 간 기능이 치료제의 효과에 영향을 주면 안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진료 현장에서는 이미 기저 질환으로 간경변을 갖고 있거나, 초기 단계(Intermediate stage)에서 TACE를 여러 차례 진행하고 난 뒤 불응 및 실패 양상을 보이는 환자들이 넥사바 치료로 넘어오다 보니 Child-Pugh A 등급 외의 환자도 다수 존재한다.

정 부서장은 "이런 치료 환경에서 GIDEON 관찰 연구의 궁극적 목표는 '다양한 간 기능을 가진 간세포암 환자에서 넥사바의 치료 성과와 안전성 프로파일이 일관되게 나타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GIDEON 연구에는 Child-Pugh B 환자가 다수 등록 됐다(Child-Pugh A: 61%, Child-Pugh B: 21%). 연구 결과, Child-Pugh A나 Child-Pugh B에서 일관된 안전성 프로파일을 보였다. 특히 넥사바로 인한 약물 사용 중단 비율은 Child-Pugh A와 B 등급 환자 간에 차이가 없었다(약물 관련 이상반응 비율은 Child-Pugh A: 69%, Child-Pugh B: 64%).

또한 GIDEON 글로벌 연구에 포함된 환자 3371명 중 한국인은 482명으로 상당히 많았는데, 이에대한 하위분석(GIDEON_KOREA) 에서도 Child-Pugh A 등급 환자군(56.8%, n=274)과 Child-Pugh B 등급 환자군(21.8%, n=105)의 안전성 프로파일은 일관되게 나타났다.

정 부서장은 "이 연구를 바탕으로 실제 진료 환경에서도 Child-Pugh B 환자에게 넥사바를 적용해볼 수 있지 않을까 고민하게 됐고, 학회 차원에서도 환자들의 의학적 미충족 수요에 대해 관심을 갖고 노력해주신 덕분에, 2020년 1월 1일부터 Child-Pugh B7 환자에서도 간세포암 1차 치료제로 넥사바를 사용할 수 있도록 건강보험 급여가 확대됐다"고 말했다.

정 부서장은 "전신 항암 치료 이전에 빈번하게 사용되는 TACE는 절제 불가능한 간세포암에서 생존율 향상이 입증돼 간 기능 상태가 양호하고 주 혈관 침범이나 간외 전이가 없는 간세포암 치료에서 권고되고 있으나, 반복적인 치료에도 질병 진행이 나타날 수 있으며, 간 기능이 저하될 수 있다는 문제가 있었다"라고 말했다. 

정 부사장은 "진단 시점에서 간 기능이 이미 저하된 환자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이유들로 간 기능이 저하된 일부 환자들이 이번 급여 확대를 계기로 넥사바 치료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돼 상당히 기쁘게 생각한다. 5~10%라는 적은 비율의 환자라도 그동안 없던 치료 혜택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고 의의를 밝혔다.

그는 "예전에는 간세포암 치료에서 TACE 이후 대안이 없었다. 그런데 넥사바가 등장하면서 TACE 이후의 대안이 생겼고, 스티바가의 등장으로 넥사바 이후의 대안이 됐다. 과거 이 모든 전제는 Child-Pugh A 환자에게만 적용이 됐는데, 이번 급여 확대를 계기로 Child-Pugh B7 환자도 넥사바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사진: 바이엘코리아 의학부 정형진 메디컬 디렉터
 

11년 전보다 치료 요건 좋아지면서 넥사바 통한 전체 생존기간 연장에도 긍정적

리얼월드 관찰연구에서도 일관된 안전성 프로파일을 보였지만 넥사바는 11년 이상 오랜 기간 국내외에서 사용돼 왔다는 점에서도 강점을 가진다.

정 부서장은 "안전성 문제는 개별 환자마다 다를 수 있기에 임상시험을 통해 그 양상을 확인하지만, 미처임상시험에서 발견되지 않았던 이상반응이 나타날 수도 있어 시판 후 조사(PMS)를 진행했다"면서 "수족증후군 등으로 인해 환자들이 겪는 고충은 있겠으나, 11년 이상의 사용 경험이 축적돼있기 때문에 넥사바로 인한 이상반응은 충분히 예측 및 관리가 가능한 상태다. 의료 현장의 일선에서 잘 관리, 사용되고 있다고 알고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정 부서장은 RCT와 리얼월드 데이터가 일관되게 나타나는 것에 대해 자동차의 '연비'를 예로 들었다. 자동차 제조사에서 제시하는 연비를 임상시험 결과로 보고, 소비자가 체감하는 주행 연비를 실제 진료 환경의 결과로 봤을 때, 잘 닦여진 도로에서 연비를 측정하는 것과, 복합적인 상황이 혼재된 실제 주행 현장에서의 연비가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임상시험과 실제 진료 현장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볼 수 있다.

그는 "항암제를 떠나 보통 일반적인 치료제도 임상시험보다 관찰 연구에서 치료 효과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넥사바는 상당히 일관적인 결과를 보였다"면서 "SHARP 임상시험만해도 2000년대 중반에 연구를 진행했었고 그 당시 전체 생존기간이 10.7개월로 나타났으나, 최근의 GIDEON 관찰 연구 결과에서는 그보다 개선된 결과를 보이고 있다. 지지요법 등 과거에 비해 여러 치료 여건이 더 좋아짐에 따라 전체 생존기간 연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했다.
 
사진: 바이엘코리아 의학부 정형진 메디컬 디렉터


넥사바 이후 연속치료, 전체 생존기간 26개월까지 연장시켜

정 부서장은 치료도 중요하지만 간세포암 예방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B형간염에 기인한 간세포암 환자가 많다. 요즘 젊은 세대는 B형간염 접종을 기본적으로 하고 있음에도, 아직까지 B형간염으로 인한 간세포암 환자가 많다는 것이 안타깝다. 오래 전부터 B형간염 예방접종이 국가예방접종사업(NIP)에 포함돼 있기 때문에 앞으로 충분히 개선될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한 "원인이 무엇이든지 중요한 것은 이미 간세포암으로 진단된 환자들의 ‘올바른 치료’다. 간세포암 환자들은 간경화와 같은 기저질환부터 간세포암까지 오랜 시간에 걸쳐 여러 치료를 받아 신체적, 정신적으로 지쳐있는 경우가 많다. 간세포암 병기가 악화됐다 해서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도 있는데 완치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았으면 한다"면서 "10년 전에 비해 지금은 치료제의 근거 수준이 매우 오랜 기간 축적돼있고, 후속옵션이 존재하는 등 치료 패러다임이 많이 바뀌었기 때문에 희망을 가지고 치료를 지속하면 ‘장기 생존’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1차 넥사바를 시작으로, 2차 스티바가 등으로 이어지는 다양한 전신 항암 치료 옵션이 있기 때문에 전문의와 잘 상의해 치료 옵션을 선택한다면 간세포암 생존율에 큰 개선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글로벌 3상 임상시험인 RESORCE의 탐색적 하위분석 결과에서는 1차 넥사바, 2차 스티바가 연속요법을 간세포암 환자 치료에서 적절한 시기에 사용한다면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이 26개월까지 연장됐다.

정 부서장은 "간세포암 치료에서 생존기간 중앙값의 26개월 연장은 상당히 획기적인 치료 결과다. 미국(2010~2014년)은 간암의 5년 생존율(17.4%)이 췌장암(11.5%) 다음으로 낮고, 한국(2013~2017년) 역시 간암의 5년 생존율은 35.6%로 췌장암(12.2%), 담낭 및 기타담도(28.9%), 폐암(30.2%)에 이어 낮은 생존율을 보이고 있다. 이런 암종에서 연속요법을 통한 전체 생존기간 연장은 간세포암 환자들에게 상당히 의미 있는 일이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바이엘은 간세포암 환자들에게 장기 생존에 대한 희망을 잃지 않도록 연구 개발을 지속할 것이고, 의료진도 현존하는 치료제 중 어떤 것이 가장 환자에게 도움이 될지 계속 연구하고 있다. 정부도 이번 넥사바 급여 확대 사례와 같이 국가적으로 환자들에게 어떠한 도움이 될지 꾸준히 고민하고 있다. 환자들도 끝까지 힘을 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박도영 기자 ([email protected])더 건강한 사회를 위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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