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비상대책특별위원회, 대의원회 의결 없어도 절차·명칭 괜찮나

'비상대책위원회 필요한 사안을 정관 39조 특별위원회 형식으로 꼼수' vs '특별위는 집행부 권한 정관 위배 아니야'

의대정원 확대 저지를 위한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특별위원회가 최대집 전 회장 합류 논란에 이어 '절차와 명칭' 관련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26일 전국의사대표자 및 확대임원 연석회외 장면.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지난 11월 29일 발족된 의대정원 확대 저지를 위한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특별위원회가 절차와 명칭 논란에 휩싸였다. 

1일 의협 안팎의 의견을 종합하면, 정관상 대의원회총회 의결에 따라 결성돼야 하는 비상대책위원회와 명칭이 유사하고 대의원회 의결없이 특별위원회 형식으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면 절차상 하자로 인해 회원들의 총의를 모으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문제제기다. 비상대책위원회와 비상대책특별위원회 모두 약칭으로 비대위로 부르고 있다. 

의협 정관 제20조 (대의원총회 의결사항)는 비상대책위원회를 대의원회 총회의결사항으로 명시하고 있다. 비대위를 구성하려면 반드시 대의원회 총회에서 의결이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의협 집행부는 20조가 아니라 정관 39조에 따라 비대위를 구성했다. 의협 정관 제39조 (위원회)는 상임이사회가 특별위원회를 구성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의협 이필수 회장은 임총을 열어 비상대책위원회를 새로 꾸리는 것이 아닌 집행부 권한에 따라 비상대책 '특별'위원회 형식으로 비대위를 구성한 것이다.  

이번 논쟁에 대해선 대의원들 사이에서도 첨예하게 의견이 나뉜다. 일부 인사들은 비상대책특별위원회와 비상대책위원회 용어가 혼용돼 사용되면서 논란이 계속되니 용어 구분을 위해 '비상특별위원회'나 '비상투쟁특별위원회' 등 명칭을 바꾸자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20조에서 말하는 비상대책위원회와 39조에서 말하는 특별위원회가 성격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비상대책위원회가 필요한 사안을 특별위원회로 풀어가는 것 자체가 정관을 악용한 꼼수라는 지적이 가장 많다.

반면 상임이사회에서 정관에 따라 특별위 형식으로 비대위를 꾸린 것이 위법하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의견도 다수를 이루고 있어 팽팽이 맞선다. 

A 대의원은 "20조에 따른 비상대책위원회는 평시 상황에서 해결할 수 없는 위급한 결정 등을 할 수 있는 위원회를 말한다. 현재 상황은 여기에 속한다. 반대로 39조에 따른 특별위원회는 예를들면 총무위원회 같은 형식의 평시 위원회를 추가로 구성하는 것에 불과하다"며 "20조에 따른 비상대책위원회가 필요한 사안을 39조로 특별위원회로 해결하려고 하니 문제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B 대의원은 "특별위원회 구성은 상임이사회 고유 권한이기 때문에 위원회를 구성한 것 자체가 정관 위배 사안이라고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서울시의사회에도 비대위 명칭 논란에 합세했다. 서울시의사회는 28일 성명서를 통해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은 의협 정관 제20조에 따라 대의원총회 의결사항으로 돼 있다. 이를 따르지 않고 39조에 따라 상임이사회에서 특별위원회 형식의 비대위를 구성하면 자칫 꼼수 논란 등 자격 시비에 휩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시의사회는 "무엇보다 정관에 명시한 절차에 따라 의협의 총의를 모으는 과정을 무시하고 졸속의 투쟁체를 구성하게 될 경우, 대의명분을 세우기 어려울뿐더러 투쟁의 결과와 책임을 의협 집행부와 상임이사회가 져야 하는 등 논란이 가중될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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