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말 좀 들어달라" 아주의대 교수들의 대통령 향한 읍소

대한민국 의료 궤멸 위기, 문제 풀 수 있는 건 정부…면허정지 시키면 병원 복귀 불가능 확인해주는 셈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사진=대통령실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아주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가 전공의들은 처벌 위협에도 병원으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며 의대증원과 필수의료 패키지 원점 재검토를 촉구했다.
 
비대위는 12일 성명서를 통해 “젊은 의사들은 돌아올 생각이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비대위는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병원을 떠난 것은 우리도 일방적으로 통보받았을 뿐 어떤 사전 논의나 교감도 없었다. 느닷없이 생긴 진료 공백인 교수들이 허덕이면서 부분적으로나마 메꾸고 있다”며 “수습 기미가 없는 대치 상황에 모든 교수들이 육체적, 정신적으로 힘들어 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정부는 온갖 매체를 통해 복귀를 촉구하는 일방적 선전을 하고 있고, 교수들에게 이들을 병원으로 불러오라는 요구를 하고 있지만, 연락도 받지 않는 젊은 의사들이 다수”라며 “설령 연락이 된다 해도 이들은 돌아올 생각이 전혀 없음을 재차 확인할 뿐”이라고 했다.
 
비대위는 전공의들이 돌아오지 않는 이유에 대해 “누구도 상상치 못한 2000명 증원으로 불과 6년 후부터 한정된 크기의 의료재원을 놓고 경쟁해야 하는 의사의 모습을 예견할 수밖에 없고, (이는 전공의들이) 하루라도 빨리 의료시장에 진출해야 한다는 생각까지 하게 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스스로 적성과 책임감으로 건강보험체계 안의 환자진료에 매진하기로 마음을 먹고 있던 이들마저도 이번에 정부의 무지막지한 정책 추진과 왜곡 선전, 여기에 기름을 붓는 선정적 언론과 댓글 테러에 마음을 바꿔 병원 탈출을 결심한 경우가 적지 않다”고 했다.
 
비대위는 정부가 미복귀 전공의에 3개월 면허정지 처분을 내리겠고 한 데 대해서는 “오히려 이들이 병원으로 돌아와 업무를 수행하는 게 법적으로 불가능해짐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확인증이 되는 것”이라며 “정지기간을 마친 후에 이들은 더 이상 병원 수련에 미련을 두지 않고 실손보험과 비급여 진료의 세계로 나아가게 될 것이고 수련병원 진료체계는 궤멸될 것”이라고 했다.
 
비대위는 “이 문제를 풀어야 하는 건 정부다. 더 정확히는 이 사태를 촉발한 대통령과 그 측근, 복지부와 교육부”라며 “의대증원 및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실현 가능한 정교한 정책으로 거듭나게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발 당부한다. 말 좀 들어달라. 대한민국 의료를 살리자 좀!”이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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