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재승 서울의대 비대위원장 "의료계 전 직역 외에 여야, 시민단체까지 포함한 협의체 구성하자"

협상테이블 만드는 즉시 의대생·전공의 복귀...제대로 된 증원 규모는 공신력 있는 해외기관에 연구용역 제안

서울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방재승 위원장. 사진=국회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정부, 의사협회, 의대생, 전공의, 교수, 여야당, 시민단체까지 포함된 의대정원 증원 해결 협의체를 꾸리자."

서울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방재승 위원장이 12일 오전 11시 10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와 의료계에 의대정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협상테이블 마련을 주문했다.

구체적으로 정부와 대한의사협회 이외에도 당사자인 의대생과 전공의, 교수를 포함하고 국회와 시민단체까지 함께 논의하는 구조가 적절하다는 게 방 위원장의 견해다. 

방 위원장은 "30년간 뇌혈관외과 의사로 환자만 바라보다 이런 자리에까지 서게 됐다. 필수의료 가장 최전선에 있는 의사가 이렇게 국민들에게 호소할 땐 무엇인가 이유가 있다는 점을 알아주셨으면 한다"며 "정부가 문제 해결을 위한 적극적인 자세가 없다면 교수들도 3월 19일부터 자발적 사직을 할 수밖에 없다. 이런 강대강 대치가 계속되면 결국 다치는 것은 환자"라고 말했다. 

방 위원장은 "서울의대 교수협 비대위가 제안하는 해결책은 정부가 무조건 2000명 증원을 확정하지 말고 증원이 가능하다는 전제 아래 대화 협의체를 구성하자는 것이다. 의협도 전면 재검토만 주장하지 말고 대화 협의체 구성을 받아들여야 한다"며 "협의체가 구성되면 의대생과 전공의는 전원 복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협상테이블은 지금까지 정부와 의협만 들어갔지만 국민 의견도 중요하다. 이 때문에 정부, 의협, 여야당, 시민연대 등 국민, 전공의단체, 교수가 협상단에 포함돼야 한다"며 "전공의는 18일이 지나면 사직이 이뤄지고 의대생은 26일이 되면 유급된다. 그럼 정말 대한민국은 대혼란이 시작될 것"이라고 전했다. 

방 위원장은 협상테이블이 마련되면 의대생과 전공의는 즉시 복귀하고 제대로 된 증원 규모는 공신력 있는 해외 연구기관에 연구용역을 다시 맡겨보자는 제안도 했다. 

방 위원장은 "정부도 의료계도 서로를 믿지 못하고 있다. 차라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세계보건기구(WHO) 등 공신력 있는 해외 기관에 의뢰하는 것이 적절하다"며 "실제로 2012년 보건복지부 당시 박민수 과장은 1억 6000만원을 내고 OECD를 통해 보건의료데이터를 의뢰했다. 당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의료 수준의 급속한 성장으로 의사 수가 부족하지 않은 것으로 나왔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지금 시점에 다시 한번 의료인력 추계에 대한 평가를 받아보는 것이 적절하다. 통계로 싸우면 결국 피해보는 것은 국민들이다. 해외 기관이 의사 1000명이 더 필요하다고 하면 정부도, 의협도 딴소리 없이 그땐 정원을 조율해야 한다"며 "반대로 의사들도 파업만 하면 승리했다고 하는데 다 해줄 것 같이 말하고 예산부족이라며 없어진 것이 많다. 의사도 억울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30년간 환자 진료만 한 의사로서 이런 자리에 서기도 겁난다. 그러나 학자적 양심으로 아무리 외부압력이 무서워도 바른말을 하지 않으면 비겁하다고 생각한다"며 "3월 말까지 전공의와 의대생이 들어오지 않고 정상 진료가 불가해지면 대한민국 의료파국이고 시국선언이 필요한 수준이다. 젊은 의사들이 힘들게 국내에서 공부하고 해외로 나가게 하는 일은 막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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