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으로 채워진 전공의 수련환경의 민낯…환경 개선·수당 현실화 필요

연세의대 교수평의회·비상대책위원회, 10일 ''2024년 의정갈등 현재와 미래' 심포지엄 개최

[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의대증원 전면 백지화에도 전공의 복귀는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연세의대 교수평의회와 비상대책위원회는 10일 '2024년 의정갈등 현재와 미래' 심포지엄을 개최해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을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연세의대 신소영 임상강사. 사진=연세의대 교수비상대책위원회

교육은 빠지고 노동으로 채워진 '하루살이' 전공의의 삶

연세의대 신소영 임상강사는 '전공의를 마친 임상강사가 볼 때 수련환경은 어떻게 개선돼야 하나?'를 발제하며, 전공의의 열악한 수련환경의 민낯을 설명했다.

신 임상강사는 "당직을 서면 잠을 거의 못 잔다. 전공의 특별법이 도입됐음에도 이게 현실"이라며 "당직을 서는 날에는 파트타임 일을 다 수행하지 못했음에도 당직 콜이 오면 일을 처리해야 한다. 이를 해결한 후에 남은 파트 일을 수행하면 근무는 새벽에 끝난다. 일이 끝나면 다음날 수술하는 환자 동의서를 받기 위해 돌아다닌다. 잠을 잘 못 자다보니 근무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그는 "전공의 하루 보면 교육은 많이 빠져있다. 노동이 대부분"이라며 "전공의가 피교육자라는 사실을 많이 간과한다. 전공의가 수련할 수 있는 시간은 거의 없다. 퇴근시간 이후 등 개인 시간을 내야 교육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하루살이의 마음으로 사는 게 전공의의 삶이다. 근무 이후 책을 읽고, 논문을 찾으면서 공부하기 쉽지 않다"며 "누군가 어떤 수술을 할 수 있냐고 묻는다면 아직 부족하다는 생각 뿐이다. 전공의에게 본인이 피교육자인지 근로자인지 고민하자고 한다면 대부분 근로자로 보내는 시간이 압도적이라고 생각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왼쪽부터) 연세의대 강지인 교수, 한송이 교수. 사진=연세의대 교수비상대책위원회

"이상은 워라밸, 현실은 노예" 근로환경 개선하고 수당 현실화 필요

연세의대 강지인 교수(전 세브란스병원 교육수련부 차장)은 '교수가 수련환경개선을 위해 할 일은?'을 발제했다.

이날 그는 ▲안전한 근로·쉼 환경: 수련의 생활관 전면 리모델링 ▲소통증진, 합리적 일 처리: MS 팀 활용 ▲드레싱 전담 간호사와 EKG 검사인력 운영 ▲OT·술기 교육 프로그램 강화 ▲고충상담, 안전관리 ▲그 외: 업무 리스트 잡 디스크립션(Job Description) 등 근로환경을 개선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주 80시간, 연속수련 36시간의 제한은 줄어들어야 한다. 우리는 이 시간 안에서 어떻게 탁월한 임상가를 만들고, 목표에 따라 수련할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고 전했다.

2022년 전공의의 일주일 평균 근무시간을 살펴보면 전공의 52%가 4주 연속 주 80시간을 초과해 근무하고 있다. 특히 필수의료과 전공의의 근무시간 초과는 다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강지인 교수는  "주 80시간을 넘으면 과태료가 부과되고, 해당 임상과의 전공의 정원을 삭감한다고 한다. 하지만 이들의 주 근무시간이 80시간을 초과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경우라고 생각한다"며 "이에 과태료를 부과하고 정원을 줄이는 것이 바람직한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교수들은 누워서 자고, 전공의만 일 하느라 전공의가 근무시간을 지키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 근무시간이 주 80시간보다 더 떨어져야 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어쩔 수 없이 넘은 경우, 패널티를 부과하는 것이 적합한지 고민해야 한다"며 "수당을 현실화하는 과정 등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연세의대 한송이 교수는 '입원전담전문의가 수련환경개선을 위해 할 일은?'을 발제했다.

그는 입원전담전문의가 수련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근무시간 단축, 당직 감소 등 워라밸 보장과 교육, 정확한 업무지시, 감정노동 강도 저하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좋은 아웃컴을 보이고, 전공의의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입원전담전문의를 증가·유지하기 위해서는 실효성 있는 수가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라며 "고용안정성 증가, 진료 외 연구나 교육 등을 통한 정체성 확인 등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한 교수는 "타과와의 협진, 시술, 수술 등 적극적인 업무 협조와 급여 인상, 번아웃 예방을 위한 입원 환자 수, 환자 중증도 조절, 근로시간 조절 등 역시 마련돼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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