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번 환자'의 쾌유를 바라는 의료계의 기도가 간절하다.
그는 삼성서울병원 외과 펠로우로 근무중이며, 지난 5월 27일 14번 메르스 환자를 통해 응급실에서 감염돼 현재 서울대병원 격리병동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환자를 진료하다가 메르스에 감염된 삼성서울병원 의사를 생각하면 친동생이 사경을 헤매며 투병하는 것 같아 너무 안타깝고, 눈물이 난다. 꼭 일어나길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
의료윤리연구회 회장을 지낸 이명진(이비인후과) 원장의 말이다.
"정말 눈물이 납니다" "너무 안타깝고 힘드네요" "어떻게 이런 일이...정말 속상하고 안타깝네요"
이명진 원장의 마음과 같은 글이 현재 SNS에서 줄을 잇고 있다.
의사들은 왜 그의 투병을 '남의 일 같지 않게' 여기는 것일까?
의료계는 동료애를 첫 번째로 꼽았다.
그의 행적을 따라가 보면 5월 27일 혈관이 막힌 색전증 환자의 초음파를 보기 위해 약 40분간 응급실에 머물렀다.
14번 환자가 응급실에 있던 시간과 겹친다.
4일 후인 31일 일요일에도 회진을 돌았고, 가래, 열이 나자 스스로 병원 질병관리실에 전화를 걸어 메르스 감염 가능성을 알렸다.
그리고 자택에서 자가 격리에 들어가 6월 2일 메르스 확진 결과에 따라 서울대병원 격리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제가 의사예요. 감염병 증상이 나타났을 때 어떻게 해야 할지 정도는 압니다"라고 강조했다.
자신의 일에 충실하다가 메르스에 감염됐고, 혹시 모를 전파를 막기 위해 의료인답게 처신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사들은 뜨거운 동료애를 느끼고 있다.
송형곤 전 의협 대변인은 "삼성서울병원 펠로우는 자신의 업무를 충실히 하다가 그런 일을 당한 것"이라면서 "의사이기 때문에 그런 위험에 항상 노출돼 있지만 매뉴얼대로 처신해 더 큰 응원을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명진 원장은 "응급실 환자를 살리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했고, 쉬는 날 회진까지 돌았다. 31일에는 본인 스스로 격리까지 했다. 의료인으로서 최선을 다한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펠로우다. 의사들이 더 안타까워하는 또 하나의 이유다.
이명진 원장은 "나도 전공의 시절 이틀 동안 밥도 못 먹으면서 고생한 경험이 있다. 그래서 더 마음이 아프다"고 전했다.
뉴데일리가 박원순 시장 트위트에 올린 사진.
의료계는 이런 의사를 박원순 서울시장이 공격했다는 분위기다.
송형곤 전 대변인은 "정치적 의도가 있든 없든 그런 식으로 의사를 매도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의사가 메르스 감염이 의심되는 상황에서 돌아다녔다고 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4일 박원순 시장의 긴급 기자회견에 대한 비판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기자회견에서 밝힌 내용
박 시장은 5월 29일부터 경미한 증상이 시작됐음에도 30일 병원 심포지엄과 1565명이 모인 재건축조합 총회에 참석했다며 메르스가 지역사회에 확산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발표했다.
박원순 시장과 의료계는 악연이 깊다.
건강포인트 시범사업, 도시형 보건지소 확충, 의료생협 활성화, 보건소 야간진료 확대 등등.
상당수 의사들은 그의 의료정책이 포퓰리즘이며, 의료의 시계를 거꾸로 돌리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의사치고 그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이런 상황에서 박 시장은 삼성서울병원 펠로우가 비윤리적인 행동을 한 것처럼 묘사했다.
그러자 의사들은 박 시장에 대한 분노를 쏟아냈고, 삼성서울병원 펠로우의 쾌유를 비는 마음도 배가됐다.
한 개원의는 "박원순 시장의 기자회견을 보면서 너무 화가 났다"면서 "의사는 명예를 먹고 사는데 무참하게 짓밟는 것 같아 참을 수가 없었다"고 질타했다.
하루 속히 진료에 복귀하길 바라는 의사들의 마음이 삼성서울병원 펠로우에게 전해지길...
메르스 의료진 격려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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