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풍토병될 가능성 매우 높다..변종 출현도 예의주시해야"

경희대 정용석 교수 "바이러스 안정성 예단할 수 없다..무증상 감염과 다양한 감염경로 특징"

 사진 = 경희대 정용석 교수(한국과총·한림원·연구회 코로나19 중간점검 온라인 공동포럼)

[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COVID-19)의 빠른 확산세에 따라 세계보건기구(WHO)가 세계적 대유행 즉 팬데믹(pandemic)을 선언한 가운데, 지금의 확산 양산을 볼 때 '풍토병'이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경희대 생물학과 바이러스학 정용석 교수는 12일 한국과총·한림원·연구회 코로나19 중간점검 온라인 공동포럼에서 팩트체크 발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코로나19 균주는 제2형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코로나바이러스2(SARS-CoV-2·severe acute respiratory syndrome coronavirus 2)며, 유전적 배열상 전도 기능(Positive sense)이 있는 단일 가닥 RNA(single-stranded RNA) 바이러스로 알려져 있다.

정 교수에 따르면 RNA바이러스는 특성상 아형들이 비대칭적으로 존재하는 집단 구조로, 유사종이 존재하며 자신들의 유전체를 복제할 때 돌연변이가 많이 발생하게 된다.
 
 사진 = 코로나19 균주는 제2형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코로나바이러스2(질병관리본부 제공).

코로나19가 사람에게 넘어온 이유는 매개동물에서 적응한 후 사람에게 축적이 발생했거나, 사람에게 직접 오고 매개동물과 주고받는 전파로 둘다 적응이 쌓이다가 유행(에피데믹)이 되는 방식 또는 돌연변이와 재조합을 통해 독성 높은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넘어온 방식 등으로 추측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지난해 12월 30일부터 올해 2월 3일 사이에 등록된 코로나19 환자들을 대상으로, RNA바이러스의 소규모 변이를 보유한 다양한 유전체를 분석한 결과 안정성을 예단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SARS-CoV-2'의 변종출현이 논란이 됐는데, 유전체들이 두 지점의 SNP를 기준으로 크게 2개 유형으로 구분된다. 시공간적으로 차별화된 바이러스 전파력, 또는 공격성을 보유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현재 알려진 유형은 L형, S형이 있는데, S형이 L형의 조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즉 1월 7일을 기준점으로 유행 초기에는 L형이었다가 유행 후기에는 S형, 지역으로 보면 우한은 L형, 이외 지역은 S형인 것이다.

두 개의 유형이 동시에 존재하기는 어렵지만, 미국, 호주 등의 확진자 중 우한과 연관이 있는 사람에게서 L형과 S형의 이종조직성(heteroplasmy)이 발견됐다.

정 교수는 "L형의 S형으로 진화는 사람 간 전파 이후 발생했을 가능성은 낮지만, 감염자 규모가 커지면서 새로운 유형의 출현 가능성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현재 코로나19에 가장 관심을 갖는 부분은 토착 가능성"이라며 "이는 사람간 감염고리 차단여부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감염병 유행시 근절, 차폐, 풍토병 등 3가지 시나리오를 고려할 수 있는데, 코로나19의 경우 지역사회에 토착하는 '풍토병'이 될 가능성이 가장 높을 것으로 정 교수는 추정했다. 
 

'천연두'처럼 근절을 위해서는 효과적 예방백신이 상용화되고, 자연숙주와 매개숙주 등이 완전 제거되는 동시에 효과적 항바이러스 치료제와 감염자 확진 체제 및 도구가 있어야 한다. 사스처럼 일정지역에서의 자연발생 감염사례가 제로에 가까운 차폐 역시 효과적 예방백신이 상용화되고 수년정도의 과도기를 거쳐 항바이러스제 치료제와 감염자 확진체제 및 도구 등이 있어야 한다.

정 교수는 "코로나19는 효과적 예방백신이 부재하고 치료제도 없으며, 특정지역 또는 인구집단에서의 자연발생 감염사례가 있다"면서 "만약 중간동물 숙주가 제거되지 않고 효과적인 치료제와 백신이 없을 경우 중동의 메르스, 감기, 독감 등 코로나19도 풍토병으로 정착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코로나19의 바이러스인 SARS-CoV-2 병원체가 매우 빠른 전파력을 갖고 있으며, 무증상 감염 가능성도 있다. 게다가 감염 경로가 다양하고 고령자 중심의 높은 치명률 등 지역사회 전파가 모든 요건을 갖추고 있어 풍토병 전환 확률이 매우 높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궁극적으로 시간차 확산 등에 따른 '역유입'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 되면 의료인프라 붕괴와 치명률 상승으로 방역대책 수립이 어려워질 것"이라며 "개인이 방역주체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코로나19가 풍토병으로 전환하면 독감처럼 계절성을 띨 가능성도 있다"며 "안정성을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기는 하나, 그럼에도 추후상대적 치명률은 낮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학 우준희 교수도 "무증상 감염 가능성이 있고 사망률도 2% 안팎인데다 수직감염과 재발 가능성까지 있어 감기와 같이 매년 감염이 계속 발생할 것이란 비관적 전망이 있다"면서, "반면 사스처럼 1년내로 잠잠해질 가능성도 있고 백신과 치료제가 나오면 극복 가능하다. 이미 세계적인 다국적제약사들이 다음달 백신 임상에 돌입하는데 그렇게 되면 방어벽을 충분히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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