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관계 성폭력 엄격히 제재해야...남녀 교제의 지나친 제한·개인 일탈에 따른 입법화 반대"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제40대 대한의사협회장 선거에 출마한 기호 3번 최대집 후보가 두 차례의 합동토론회에서 했던 미투(#MeToo·나도 당했다)운동과 관련한 발언이 의료계 내에서 회자되고 있다. 해당 발언은 "권력을 이용한 성폭력은 엄중하게 처벌해야 하지만, 남녀간 교제 등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을 반대한다"는 내용이었다.
경상남도의사회 주관으로 10일 삼성창원병원에서 열린 의협회장 후보자을 17일 확인한 결과, 최대집 후보의 충남의사회 미투운동에 대한 답변을 재차 확인하는 질문이 있었다.
앞서 최 후보는 6일 충남의사회 합동토론회에서 “우월한 권력을 가진 사람이 권력을 이용해 상대방이 원치 않는데도 부적절한 성적 행동을 하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일이다”라며 “이런 일이 발생한다면 성폭력 제재를 위한 형사고발을 하고 엄중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라고 했다. 최 후보는 “이런 문제는 의료계 내에서 아주 소수일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의료윤리위원회를 만들어서 내부적으로 문제가 있으면 이를 해결하고 미리 예방해야 한다”라고 했다.
다만 최 후보는 지나치게 엄격하게 성 행위 등을 제한하는 것을 반대했다. 최 후보는 “사람은 기본적으로 남성과 여성이 만나서 교제를 통해서 성행위를 통해서 자손을 낳고 영속을 이어간다”라며 “남성이 여성을 좋아해서 접근해서 성적 농담도 하고 플러팅(flirting)도 할 수 있다”고 했다.
최 후보는 “이런 모든 것을 성추행이나 성희롱라면서 엄격한 범위로 제한해선 안 된다”라며 “심각한 정도의 성폭력에 대해 문제제기를 해야지,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은 반대한다”라고 말했다.
10일 경남의사회 합동토론회에서 이용민 후보는 최 후보에게 충남의사회 당시 발언에 대한 생각이 여전한지를 물었다.
이에 대해 최 후보는 “성폭력, 성추행은 한 사람에게 규정할 때는 매우 엄밀하고 정확하게 해야 한다”라며 “무죄추정(無罪推定)의 원칙으로 법적인 규정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한 사람을 파탄내고 죽음까지 몰고가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최 후보는 "이번에 미투 운동 가해자로 지목된 조민기씨가 자살한 사건이 있었다"라며 "사람의 죽음이나 자살까지 이뤄지지 않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라고 했다.
최 후보는 “미투 운동에서 한계를 지적한 것은 남녀 간의 건전한 교제는 반드시 장려돼야 하고 아름다운 것이라는 데 있다”라며 “남녀가 초기에 서로 마음이 맞지 않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나중에는 아닐 수 있다. 이때 초기에 성희롱을 한다는 오해를 할 수도 있다”고 했다.
최 후보의 발언을 듣고 청중에서 또 한번의 질문이 나왔다. 여의사인 경남의사회 관계자는 “미투운동은 상하권력 관계의 문제이고 남녀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최 후보의 대답은 핵심을 벗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미투운동은 앞으로 언어폭력이나 가정폭력, 인권 문제 등 사회문제로 확대될 수 있다”라며 "의료계에서도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최 후보는 “이미 권력적 상하 관계에서 남녀를 떠나 성적인 부적절한 행동을 하는 것은 중범죄이고, 엄중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는 본질을 이야기했다”라며 “사회적으로도 그런 행동을 해선 안 된다고 분명히 밝혔다”라고 했다.
최 후보는 “이 부분에 대한 발언을 앞뒤 모두 자르고 난 다음 부적절하다고 말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라며 “의료계 내에서 권력 지위를 남용한 성적인 일탈 행위는 의료윤리위원회 등을 통해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의료계 역시 주의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했다.
최 후보는 “개별적 문제는 엄중한 징계와 처벌을 해야 한다”라며 “다만 개인의 일탈 행위를 13만 의사 전체로 확대해서 이상한 법안을 만들고 잠재적 범죄자를 만든다면 이를 용납하지 않겠다”고 했다.
한편, 미투 운동에 대한 다른 후보들의 생각은 어떨까. 임수흠 후보는 “본인의 딸이 전공의로 일하고 있다”라며 “피해자를 보호하고 가해자를 엄중히 처벌하는 등의 대책 마련에 나서겠다”고 했다. 이용민 후보는 “상하 지위 관계를 이용한 폭력과 성폭력은 용납할 수 없다”라며 “의협은 회원을 위해 24시간 헬프콜 제도를 운영해 비밀리에 상담과 법적 조언을 하겠다”고 말했다.
김숙희 후보는 “여의사의 60%가 병원에서 성희롱을 당했다는 조사결과가 있다”라며 “남녀를 구별하고 자신이 억울하게 당했다면 용감하게 나서주시기를 바란다. 의협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문제 해결을 하겠다”고 밝혔다. 기동훈 후보는 “의사는 기본적으로 사람에 대한 존중이 바탕이 돼야 한다”라며 “의협회장이 된다면 공식적인 대응 프로토콜을 만들어서 병원들에게 배포하고, 의료계 전체가 대응 방안을 갖추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추무진 후보는 “현재 의협 세종사무소에 성폭력 신고센터를 만들어 심리적인 상담이나 법률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라며 “이 문제는 장기적으로 의협에서 자율징계권을 가져오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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