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간호법 재표결 뒤집어질 가능성 있나?…'무기명' 투표가 최대 변수

여당 당론 정하기 전 국힘 찬성 여론도 존재, 열댓 명만 찬성표 던지면 재의결 가능

지난달 27일 간호법안에 대한 국회 본회의 표결 상황.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간호법안 재표결이 이뤄질 것으로 알려지면서 표결 최종 결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로선 법안 폐기 수순이 유력하지면 무기명 투표라는 점에서 국민의힘 내에서 열댓 명만 찬성으로 돌아서도 충분히 재의결 가능성이 있다.  

26일 국회와 의료계 등에 따르면 간호법은 지난달 27일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지난 17일 대통령 재의요구권(거부권)이 행사되면서 국회로 돌아갔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이 다시 의결되기 위해선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의원 3분의 2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여당은 가급적 합의를 통해 중재안으로 간호법이 처리돼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현재 민주당의 강경한 태도를 보면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은 적다. 

협상이 부결될 경우, 국민의힘이 간호법 반대를 당론으로 정한 상태기 때문에 사실상 간호법 폐기 수순이 유력하다는 게 정론이다.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25일 정책조정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여당에서 제시한 중재안은 새로운 내용이 아니다. 이미 국회의 적법한 절차에 따라 통과된 법안이 있으니 논의한 안 기준으로 재의결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날 "여야가 직역 간 다툼이 있고 의료 협의체계에 문제가 있어 내용을 수정해 가급적 합의를 통해 법안을 처리했으면 한다"고 반박했다. 

다만 일각에선 30일 재표결이 무기명으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이변이 발생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민주당 김성주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은 25일 정책조정회의에서 "지난번 간호법 표결 때 179명이 찬성했으므로 21명이 더 찬성하면 간호법은 다시 제정할 수 있다"면서 "비록 지난 표결 때는 당 지도부의 강요에 못 이겨 퇴장했지만, 이번에는 무기명 비밀투표이므로 각자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의 양심과 상식에 따라 용기를 보여줬으면 한다"며 표결 의지를 시사했다. 

실제로 민주당은 30일 재표결을 통해 간호법 의결이 가능할 수도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여당이 간호법 반대를 당론으로 정하기 전까진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찬성 여론이 더러 있었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지난 표결 당시 179표 찬성에 더해 표결에 참여하지 못한 민주당 의원들과 민주당계 무소속 의원들 표를 합치면 국민의힘에서 열댓 명만 찬성표를 던질 경우 법안 통과가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당시 민주당 내 기권표였던 신현영, 이원욱 의원의 의중도 중요해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본지 통화에서 "당내에선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간호법이 최초로 발의될 당시 국민의힘 의원들 사이에서도 찬성 의견이 더러 있었던 것으로 안다. 무기명 투표에서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간호법 재표결을 앞두고 의료계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임현택 회장은 "무기명 투표라는 점에서 변수가 많아 우려스럽다. 무기명의 특성을 파고들어 간호협회가 조금만 신경쓰면 충분히 10~20표 정도는 여당에서도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대한의사협회 이필수 회장은 "마지막까지 지켜봐야 결과를 알 수 있을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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