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의 파업보다 무서운 건 의사들의 포기다"

주수호 언론홍보위원장 "의협은 의료법상 유일한 의료계 법정단체...의료사고특례법도 실효성 없어"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주수호 언론홍보위원장. 사진=대한의사협회 유튜브 갈무리 

[메디게이트뉴스 박성훈 인턴기자 가톨릭관동의대 본4 휴학 예정]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주수호 언론홍보위원장은 “의사들에게 수갑을 채우고 폭력을 사용해 일터에 강제로 보낼 수 있을지는 몰라도 현재 시스템에서 의사들이 사명감을 갖고 숭고한 정신으로 환자를 돌보는 것은 불가능하게 됐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주 위원장은 28일 오후 2시 의협회관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김택우 비대위원장을 비롯한 의협 전현직 간부 5명이 경찰에 고발되고 정부가 각 수련병원 전공의 대표자 자택에 직접 업무개시명령을 한 사실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주 위원장은 “정부가 전공의에 대한 고발을 비롯한 처벌을 본격화한다면 앞으로 대한민국 병원에서 전공의는 찾을 수 없는 존재가 돼버릴 것이고, 대한민국에서 전문의가 배출되는 일은 사라진다"라며 “정부는 의사들의 파업보다 더욱 무서운 것이 의사들의 포기라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의협은 대한민국 14만 의사 모두 회원으로 등록돼 있는 의료법상 유일한 의료계 법정단체”라며 “정부가 의료법에도 명시돼 있는 의협의 대표성을 부정하는 이유는 의협의 권위를 떨어뜨려 내부적인 분열을 조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 위원장은 어제 정부가 공개한 의료사고처리특례법 초안에 대해서는 “의사 개인이 책임 및 종합보험 공제에 가입한 경우에 한해 환자 및 보호자가 동의한 경우에만 배상액을 보험에서 처리해 주고 공소 제기를 못하도록 하는 법안”이라며 “사망 사고는 면책 대상이 아니라 감경의 대상에 불과하다. 이 법안에서 보호해 주지 않는 예외 조항들의 내용을 보면 고의에 의하지 않은 과실들도 다수 포함돼 아무런 실효성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는 현재도 대부분 환자와 보호자 동의가 되지 않아 소송으로 이어지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이에 대한 고려 없이 사망 사고나 비고의성 과실도 보호 대상에서 제외하는 황당한 법안을 만들었다. 이를 의사들에게 마치 큰 선물을 내려놓은 것처럼 호도하는 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형태”라고 말했다.

주 위원장은 또한 “정부는 억지 근거를 짜내기 위해 의대 증원 규모를 적어내라고 대학 본부를 압박하고 있다”며 “정부의 무리한 요구를 거절할 수 없는 대학 본부는 학장들에게 정부의 뜻대로 정원 증원에 적극 찬성하라고 사실상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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