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비대위 5인 경찰 고발됐지만 "알빠노, 우리도 끝까지 간다"

면허정지 등 사법조치 각오하고 구속수사까지 감수…개인 의견까지 범죄 취급하면 의료수호 넘어 국가수호 투쟁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정부가 의료법 위반 혐의 등으로 대한의사협회 관계자들을 고발한 가운데 의협 비상대책위원회는 강경 대응을 계속할 방침이다.

특히 의협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회장 선거 후보 중 3명이나 사법리스크를 지게 됐지만, 의료 관련 사법조치가 아니라면 피선거권에 제한이 없다는 입장도 내놨다. 

의협 집행부·전공의까지 고소·고발 남발…경찰청 "불법 있다면 당연히 수사대상"

앞서 보건복지부는 27일 경찰에 의협 비대위 전현직 관계자 5명을 고발했다. 해당 고발 건은 현재 서울경찰청이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발 대상은 김택우 의협 비대위원장, 주수호 언론홍보위원장, 박명하 조직강화위원장,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 노환규 전 의협 회장이다. 

이외 복지부는 지난 19일에도 김택우 비대위원장과 박명하 조직강화위원장에 대해 의사 면허정지 행정처분 관련 사전통지서를 발송했다. 두 건 모두 의사들의 집단행동 교사 금지 명령 등을 위반한 혐의다. 

시민단체 고발도 이어지고 있다.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지난 21일 의료법 위반·협박·강요 등 8개 혐의로 비대위 집행부와 대한전공의협의회 박단 회장을 고발했다. 특히 사직서를 제출하고 진료를 중단한 빅5병원 전공의들도 함께 시민단체에 고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은 26일 기자간담회에서 "(전공의 집단행동 관련) 112 신고를 5건 정도 보고 받았고 이 중 2건을 수사 중"이라며 "3월 3월 집회는 얼마든지 법이 허용하는 내에서 보장하지만 한도를 넘어 불법으로 이어지고 시민 불편이 생기면 분명히 제재할 예정이다. 의사라고 해서 보수·진보단체와 달리 법을 적용할 것이 없다. 불법이 있다면 당연히 수사대상"이라고 말했다. 

의협 비대위는 그대로 갈길 간다…"후배들과 끝까지 함께할 것"

반면 의협 비대위 집행부는 해당 고발 조치가 협박에 불과하다며 강경 대응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일각에선 고발 대상에 의협 회장 선거 후보가 3명이나 포함돼 있다 보니 향후 선거 과정에서 후보들이 사법리스크을 안고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하지만 선거 과정 진행상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의협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의협 회장 선거 후보는 의료 관련 사법 조치가 아니라면 피선거권 제한이 없다. 이는 2000명 의약분업 투쟁 등을 겪으며 정관에 명시된 내용이다. 

주수호 언론홍보위원장은 "비대위는 이번 고발 사태를 전혀 개의치 않고 그대로 회무를 이어갈 것"이라며 "변호사를 선임했는지에 대한 질문도 받는데 선임하지 않았다. 잘못한 것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노환규 전 회장을 같이 고발한 것을 보면 얼마나 현장 상황을 제대로 인지 조차 못하고 있는 것이 드러난다. 노 전 회장은 SNS를 통해 글을 쓴 것이 전부고 전공의들과 전혀 연락하지 않고 일면식도 없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박명하 조직강화위원장도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굳건하게 나서고 있는 상황이고 비대위도 2선, 3선이 다 대비돼 있다. 고발 조치와 무관하게 굳건하게 나설 것"이라며 "면허정지 등 사법조치는 각오하고 감수한다는 뜻을 여러번 밝혔기 때문에 전혀 개의치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앞으로 소환조사, 구속 수감 등 여러가지 변수 등을 고려하고 있다. 다만 어떤 상황이 와도 전혀 꺾이지 않고 오히려 힘을 내서 후배들과 끝까지 함께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대정부 투쟁이 '의료수호' 넘어 '국가수호'로 확장

소청과의사회 임현택 회장은 이젠 대정부 투쟁이 '의료수호'의 의미를 넘어 '국가수호'로 확장됐다고 비판했다. 임 회장은 "전공의들을 법률적으로 지원했다고 해서 고발당했다. 그들의 사직을 지지하는 것은 헌법상 개인의 자유이자 신념의 문제"라며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개인 의견도 내지 못하는 것이 제대로 된 나라인지 의심스럽다. 의료수호를 넘어 국가수호를 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그는 "고발로 인해 위축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전공의들을 이런 폭압에 맞서 더 열심히 보호해야 한다"라며 "비대위나 전공의와 아무 상관이 없는 노환규 전 회장까지 고발된 것을 보면 정부는 그냥 심기가 불편하다는 이유로 고발을 남발하고 지식인들의 입을 틀어막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환규 전 회장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나는 통화·메시지·만남 등 어떤 형식이로든 단 한 명의 전공의와도 교류를 한 적이 없다. 그렇다면 SNS에 글을 올린 행위가 범죄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것은 나의 입에 재갈을 물리는 것 뿐이 아니라, 다른 많은 이들의 입에 재갈을 물리려는 의도"라며 "나는 자유대한민국에서 살고 있다고 생각했으나 현재 우리나라는 임금님을 모시는 조선, 수령을 모시는 북한과 다름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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