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에서 보수진영 지지선언한 박은식 내과 전문의 …"지역색·민주당 독점 아닌 보편적 가치 추구해야"

[인터뷰] 호남대안포럼 대표 “광주서 조국 사태 지나친 옹호 계기로 활동 결심…의대정원 등 전문가로 의사들 목소리 낼 필요"

박은식 내과 전문의.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광주의 평범한 집안에서 태어난 박은식 내과 전문의가 보수논객으로 펜을 들었다. 광주에서 나고 자라 무조건 그래야 하는 것처럼 정치색을 강요당했던 그가 보수진영으로 전향해 목소리를 내게 된 것은 무슨 까닭일까. 

광주광역시에서 태어나 한양의대에 들어면서부터 서울에서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었다는 박은식 내과 전문의는 의대를 졸업하고 군의관, 세브란스병원에서 펠로우를 거치며 정권의 부당함과 잘못된 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서울의 한 내과병원에서 근무 중인 박은식 전문의는 일찍이 페이스북 등 SNS에 자신의 생각을 가감 없이 드러냈고, 특정 정당과 정치인을 지지하는 당파성을 배제한 '상식과 정의를 찾는 호남대안포럼'에서 활동하며 민주당에 뼈아픈 비판을 하며 정치활동을 하고 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그가 이름을 알린 것은 2022년 대선이다. 당시 호남 출신 의사가 보수당인 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을 공개 지지하는 연설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세상에 관심을 받았고, 박 전문의는 이를 기점으로 언론의 관심을 받게 됐다.

현재는 호남대안포럼의 공동대표이자 주요 일간지 논객으로 세상에 인사이트를 던지기 위해 활동하고 있다. 그가 이토록 세상을 향해 외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이러한 활동으로 바꾸고 싶은 세상은 어떠한 모습인지 메디게이트뉴스가 직접 만나봤다.

Q. 언제부터 보수진영을 지지하고, 고향 광주에서 목소리를 내야겠다고 생각하게 됐나. 

광주에서 나고 자라다 보면 상대 진영에 대한 긍정적인 이야기들을 들을 기회가 없다. 학생 시절을 떠올리면 그 누구도 박정희, 이승만 대통령에 대해 긍정적으로 표현하는 걸 본 적이 없다. 그러다가 의대를 진학하면서 광주를 떠나 상경했고,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며 그동안 배우고 들은 것과 다른 것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학창 시절에도 광주의 편향된 정치색에 의문을 품고 나름 공부를 했다고 했지만 한계가 있었다.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고 경험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 특히 군의관으로 최전방에서 근무하며 직접 경험하면서 생각의 변화를 겪었고, 사이버대학에서 법학과 경영 공부도 하면서 내가 잘못 알고 있는 것들, 깊이 알지 못한 부분들을 깨달으면서 자연스럽게 전향했다.

예를 들면 의대에서 기생충학을 배우고 직접 군의관으로 최전방에 있어보니 박정희 대통령의 '새마을 운동'이 얼마나 우리나라에 기여했는지 깨달았다. 당시 '새마을 운동'을 통해 전국에 상하수도가 깔렸는데, 이 상하수도가 현재 우리나라의 콜레라, 이질, 기생충 등을 퇴치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 국가가 힘든 상황에서도 '잘 살 수 있다'고 희망을 불어 넣고, 기적을 만든 것이다. 이런 역할에 대해서는 인정하고 칭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Q. 광주는 특히나 민주 진영의 색채가 강한 곳이다. 그런 고향에서 자신의 소신을 밝히기가 쉽지는 않으셨을 것 같습니다. 어떤 계기가 있었나.

실제로 부모님과 친구들 모두 놀랐고 비판도 많이 받았다. 하지만 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득하고 정권을 획득하면서 각 분야를 정권 입맛대로 바꾸려는 모습에도 광주에서 누구하나 바른 말을 하지 않고, 오히려 옹호하는 모습에 누군가는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펠로우를 할 때까지는 시간 여유가 없어 직접 나서지 못했고, 호남대안포럼에서 활동하는 분들을 후원하는 정도였다. 그러다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녀의 입시비리가 터졌을 당시 광주 사람들이 '광주가 조국이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조국 전 장관을 옹호하는 모습에 분노마저 들었다. 

또 전 정권 당시 공공의대 설립을 추진하며 의사파업을 일으키는 행태를 보면서 의사로서도 참을 수가 없었고, SNS를 활용해 내 의견을 표현하기 시작했다. 

Q. 호남대안포럼을 통해 이야기하고 싶은 것과 바꾸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호남 사람이기 이전에 대한민국 사람으로서 보편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다. 건전한 보수로서 더 이상 지역색에 갇히지 않고 대한민국 사람으로서 우리나라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 현재 호남은 수십년 동안 지속된 민주당 독점으로 민주당이 내세우는 어젠다들이 중요시되는데 이와 다른 주제들을 전달해보고 싶다.

호남 출신으로서 호남의 문제뿐 아니라 국가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강연회를 열어 보편성을 가진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친일파와 군부독재로 점철된 역사가 아닌, 애국지사들이 피땀흘려 발전시킨 역사라는 것을 특히 강조하고 싶다. 그 외에 자유시장경제, 원자력 등의 에너지문제, 반도체 같은 과학기술 문제, 호남 문제에 대한 것들을 발제하고 강연회를 열고 토론하고 또 사안마다 성명을 내고 외부활동도 활발히 하는 것이 목표다.

궁극적으로 호남과 우리나라의 위기 극복에 기여길 바란다.

Q.의사로서 정치적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는 것에 부담은 없나. 

의료전문가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오히려 더 귀를 기울여 주는 것 같다. 코로나19 당시 코로나 환자들을 직접 진료해 봤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현장 이야기를 자세히 들어주셨다. 의사가 글을 쓰고, 저런 말도 한다는 호기심도 불러일으키다 보니 오히려 장점이 되기도 한다.

다만 정치색을 지나치게 드러내게 되면 불쾌감을 줄 수 있어 조심하려고 한다. 자신의 주장을 악에 받쳐 표출하다 보면 상대방을 존중하기보다 상대를 까내리고 무시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오히려 부작용이 발생해 사람들이 이야기를 들어주기는커녕 떠나게 된다.

이에 주제는 성역 없이 쓰되, 상대를 비하하는 것이 아닌 팩트를 중심으로 사람들을 설득하는 글쓰기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Q. 앞으로의 계획은 어떤가. 

개인적으로 개원을 생각하고 있다. 내시경을 하면서 생각한 것들을 직접 구현해 의료기기 회사 법인도 만들어 이 회사를 반석에 올리는 것도 구상하고 있다. 올바른 목소리를 내서 사람들을 계몽하고 활동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개인적인 목표들도 있어서 언제까지 활동을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다만, 주어진 시간 동안 호남대안포럼 서울지회, 전북지회, 광주지회를 만들고, 구상해온 주제들에 대해 이야기해 나가려 한다.

Q. 의사들에게 하고 싶으신 말이 있다면 한말씀. 

최근 필수의료에 대한 관심과 함께 전 사회가 의료인력, 의사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 이럴 때 당사자이자 의료 전문가인 의사들이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정책이 이상한 방향으로 잘못 흐를 수 있다. 

의사들이 목소리를 내줘야 이렇게 모인 목소리가 대안이 될 수 있다. 한 사람이라도 더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하며, 이것은 전문가의 의무라고 생각한다.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시대의 지식인이자 전문가인 의사들이 참여해 목소리를 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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