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포스텍 '의대 설립' 잰걸음...비슷한 듯 다른 행보

카이스트-원자력의학원 통합설∙포스텍은 지역병원들과 연합전선 구축...의대증원 문제 등 의료계는 '불편'

지난 3월 22일 있었던 카이스트 오송 바이오메디컬 캠퍼스타운 조성 협약식. 사진=카이스트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의사과학자 양성을 목표로 의대 설립을 추진 중인 카이스트(KAIST)와 포스텍(POSTECH)의 행보가 더욱 구체화 되는 모습이다. 의료계도 의대정원 증원과 직결돼 있는 두 대학의 의대설립 움직임을 우려섞인 시선으로 예의주시하고 있다.

11일 대학가에 따르면 카이스트는 원자력의학원과의 통합을 검토하고 있고, 포스텍은 지자체 및 지역 병원들과 합심해 연구중심의대와 병원 설립을 위한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카이스트, 2026년 과기의전원 개원 목표...부속병원 마련 방안 놓고 고심

2026년까지 과학기술의학전문대학원을 설립하겠다고 공언한 카이스트는 부속병원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를 두고 고심 중이다. 

이와 관련, 최근 원자력의학원과 통합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기도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카이스트로서는 원자력의학원과 통합할 경우, 새 병원을 건립하지 않고 부속병원 문제를 일거에 해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외에 충북 오송 지역에서는 카이스트와 연계한 1100병상 규모의 병원 건립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지난 3월 충북도, 카이스트, 청주시는 ‘카이스트 오송 바이오메디컬 캠퍼스타운 조성’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약 33만명평 규모 부지에 바이오메디컬 분야 특화 대학·병원 등을 조성하기로 했는데, 여기에 300병상 규모 연구병원, 800병상 규모의 중부권난치병임상병원을 유치하는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카이스트 측은 확정된 것은 없다는 신중한 입장이다.

카이스트 관계자는 “원자력의학원과 협의를 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단순히 연구협력 방향으로 갈지 통합을 할 것인지는 결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이어 “오송 지역 바이오메디컬 캠퍼스 타운 역시 산업단지 허가가 떨어져야 하기 때문에 아직 갈 길이 먼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0일 열린 ‘대한민국 의사과학자 양성 및 바이오헬스 산업 육성’을 위한 업무협약식. 사진=포항시

포스텍, 2028년 연구중심의대∙900병상 병원 설립...지자체∙지역 병원들과 합심

반면 포스텍은 의대와 병원을 함께 건립한다는 명확한 청사진을 마련해둔 상황이다. 내년도 의과학대학원 개원을 시작으로 2028년까지는 연구중심의대와 900병상(1단계 500병상, 2단계 400병상) 규모의 스마트병원을 건립하고 매년 50명의 의사과학자를 양성한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포스텍은 경북도와 포항시는 물론이고 지역 병원계와도 연대전선을 구축하고 있다. 지난달 20일 열린 경북도와 ‘대한민국 의사과학자 양성 및 바이오헬스 산업 육성’을 위한 업무협약식에는 이철우 경북도지사, 이강덕 포항시장, 김무환 포스텍 총장과 함께 포항지역 6개 병원(포항의료원·포항세명기독병원·포항성모병원·에스포항병원·좋은선린병원·경희요양병원)이 참석해 힘을 보탰다.

포스텍 관계자는 “의대도 중요하지만 병원 건립도 중요하다. 포항은 상급종합병원이 없는 등 다른 지역에 비해 (의료 환경이) 열악하다”며 “지역 병원들도 포항에 상급종합병원이 생기면서 시너지가 나길 바라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회서 의사과학자 양성위한 의대 증원 주장 나와...의료계 '우려'

이 같은 과학기술 특성화 대학들의 움직임에 의료계는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과기의전원과 연구중심의대 모두 의대정원 증원을 전제로 한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 과학기술 특성화 대학 내 의대설립을 위한 의대 증원 문제는 최근 교육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자리에서도 언급됐다. 

포항시남구울릉군을 지역구로 두고있는 국민의힘 김병욱 의원은 지난달 28일 열린 청문회에서 “우수한 공과대학 중심의 새로운 체제에서 MD와 PhD를 병행하는 연구중심의대 설립이 필요하다”며 의대정원 증원을 주장했고, 당시 장관 후보자 신분이던 이주호 장관도 이에 호응했다.

이와 관련 대한의사협회 박수현 대변인은 과학기술특성화 대학의 의대설립 추진과 이를 위한 의대정원 증원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박 대변인은 “과학기술 특성화 대학들이 의대를 설립하겠다고 하는 주장을 보면 의사와 의사과학자를 따로 떼어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현장의 상황을 잘 모르기 때문”이라며 “기존 의과대학에서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의사과학자의 직업적 안정성 등을 보장해주는 게 더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말했다.

이어 의대증원 주장에 대해서도 “인구 수는 줄고 의사 수는 늘면서 인구대비 의사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의대증원 얘기가 너무 쉽게 나오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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