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5화. '공공의료 덕분이라는 거짓'
3개월간 대구·경북 지역 전체를 흔들었던 코로나19 사태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대구 지역 코로나19 완치율은 96%를 넘어섰고, 이번 사태의 최전선에서 활약한 대구 동산병원은 15일부터 정상 운영을 재개했다.
대구동산병원은 코로나19 환자가 폭발하던 2월 21일부터 병원을 통째로 비우고 코로나19 환자 진료에만 전념했다. 전국 유일한 ‘코로나19 전담 병원’이었다.
그리고 3개월간 오직 코로나19 사태에 전념한 대구 동산병원은 100억원이 넘는 적자 계산서를 받게 됐다. 요양 급여비 선지급을 통해 40억 3000만원을 지원받았지만 5월 말 병원 잔고는 3억 7000만원에 불과하다고 한다.
그나마 국민들의 후원금 30억원이 큰 힘이 되고 있고 운영을 정상 재개하자마자 400명이 넘는 환자들이 병원을 찾았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시민들의 응원과 지원에도 불구하고 자꾸 의료진의 속을 상하게 하는 소식들이 연일 들려오고 있다.
한 유명 의료학자는 언론지에 각종 통계를 임의대로 해석해 ‘코로나19 극복이 민간병원 덕분이라는 거짓’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실어 큰 논란을 일으켰고, 보건복지부 장관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구 지역 민간 상급종합병원의 협조가 늦었지만 공공병원의 협조가 빨라 위기를 넘겼다”며 꼬투리 잡기와 자화자찬식 공치사로 인해 의료진의 반발을 샀다.
굳이 민간병원의 희생을 폄하하고 공공의료 덕으로 모든 공을 몰아주려는 의도는, 정부가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그동안 추진하고 싶었던 공공의대 설립, 의대 정원 확충 등의 정책에 힘을 싣기 위함으로 추정된다.
이번 사태에 뛰어든 의료진이나 병원이 대단한 포상을 바란다는 얘기는 들어보지 못했다. ‘덕분에 캠페인’ 같은걸 굳이 바란다는 얘기도 들어본 적 없다. 하지만 보답은 못하더라도 지금까지 분투해온 사람들의 힘을 빼는 건 너무하지 않나. 동화 속 계모도 이렇게는 하지 않겠다. 민간병원과 공공의료 간 편애도 정도껏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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