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정원 확대 저지 의협 범대위 나왔지만, 다시 별도 투쟁비대위 출범되나

주신구 회장 임총 개최안 발의, 대의원들 사이 최대집 투쟁위원장 호불호 나눠져…'임총 남발 막자'는 의견도 제기돼

지난 7월 의대정원 증원 문제로 열렸던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 임시대의원총회 모습.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의대정원 증원 저지를 위한 대한의사협회 집행부와 별도의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가 설치될 가능성이 생겼다.   

현재 의협은 이필수 회장이 직접 위원장을 맡는 범의료계대책특별위원회(범대위)를 발족시킨 상태다. 범대위는 오는 11일 총파업을 위한 전회원 투표 등 구체적인 투쟁 로드맵까지 밝힌 상태지만, 최대집 전 회장이 투쟁위원장을 맡은 부분에 대해선 꾸준히 내부 반대 여론이 제기됐던 상태다. 

이에 총대를 멘 건 주신구 대한병원의사협의회장이다. 주 회장은 4일 오후 범대위를 대신할 수 있는 별도 비대위 구성을 위한 임시대의원총회 개최안을 발의했다. 주 회장은 현재 이필수 회장이 주도하는 범대위에서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어 만약 비대위 구성이 무산되면 범대위에서도 사퇴할 것으로 보인다. 

복수 대의원들에 따르면 이번 임총 개최 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필수 회장이 직접 위원장을 겸임하는 것까진 이해할 수 있더라도, 지난 2020년 졸속 합의로 전공의과 의대생에게 패배감을 안긴 최대집 전 회장이 투쟁위원장을 하는 것에 대해선 반대 여론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한 대의원은 "최 전 회장은 대의원들 사이에서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인물로 지난 2020년 투쟁에서 물의를 일으킨 장본인이 다시 투쟁을 이끄는 것은 투쟁 동력과 의료계 단합 차원에서 적절하지 않다. 이런 이유로 분노하는 대의원들이 상당수"라고 귀뜸했다. 

실제로 지난 11월 29일 대구·경북 대의원 모임에서 최대집 전 회장이 투쟁위원장을 맡는 것에 대해 전원 반대 입장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대위 구성을 위한 임총 개최는 재적대의원 242명 중 4분의 1 이상인 61명만 동의하면 된다. 

주신구 회장은 임총 개최 호소문을 통해 "최 전 회장의 투쟁위원장 임명은 2020년 투쟁 당시 통받았던 의대생과 전공의의 분노를 고려하지 않은 과도한 인선이자 무책임한 결정"이라며 "승리를 눈앞에 두고 최 전 회장이 휴전 협상에 도장을 찍어 우리 회원들에게 불씨로 남아 고통을 안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많은 대의원들이 최 전 회장의 정치적 편향성에 대해서 크게 우려하고 있다"며 "개인에게 씌워진 잘못된 이미지로 의협 전체가 극단적인 정치세력으로 오인되는 악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투쟁위원장으로 활동에는 그 한계가 뚜렷할 것"이라고 전했다. 
 
주신구 회장이 발의한 임시대의원총회 개최에 대한 대의원 동의서. 


그러나 임총이 개최되더라도 실제 비대위가 출범할 수 있을지 여부는 미지수다. 범대위까지 출범한 상황에서 별도 비대위가 다시 발족하면 향후 투쟁 동력이 이원화되면서 의대정원 저지 투쟁과 관련한 실질적인 이득이 없다는 의견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비대위 구성은 임총에서 '재적대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대의원 과반 찬성'이 있어야 가능하다. 

임총 개최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일부 친 집행부 성향 대의원들은 임총이 부결될 시, 발의자가 임총 경비를 부담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내고 있다. 

지난 7월 의대정원 문제로 임총이 개최되고 나서 얼마 되지 않아 비슷한 사안으로 임총 개최가 남발되고 있다는 취지다. 

모 대의원은 "임총이 부결되면 발의자에 대해 임총 경비에 대한 구상권을 청구하도록 하는 안건이 지난 정개특위에서 논의됐다"며 "대의원들의 시간과 회원 회비를 수 천만원 낭비 시키고 결국 결과는 없고 서로 상처만 남기는 임총은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또 다른 대의원은 "대의원이 정관이 정한 절차에 따라 임총을 요구하는 권한은 보장돼야 한다. 이에 대한 책임 요구는 민주적이지 않다"며 "임총 성사 여부는 오롯이 대의원 결정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시비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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