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과·의협 집행부 "1월 중 의료전달체계 권고문 확정해야"…외과계는 반대

"어려워지는 개원의 살리는 길" vs "충분한 논의 거치지 않은 졸속 추진"

▲대한의사협회는 29일 의료전달체계 개선 협의체 권고문 설명회에서 일차의료기관을 살리기 위해 권고문을 확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메디게이트뉴스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내과의사회는 내과 등이 만성질환을 관리하는 일차의료기관 역할 재정립에 찬성하는 입장을 보였다. 외과계 의사회는 외과의원이 입원과 수술이 가능한 이차의료기관이자 전문진료의원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세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대한의사협회 집행부는 일차의료기관을 살리기 위해 의료전달체계 개편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내과의사회는 의협 집행부 의견에 동조한 반면 외과계 의사회는 의협의 성급한 의료전달체계 개편 추진을 반대했다. 이런 가운데 의협 비상대책위원회는 의료전달체계 개편 논의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문재인 케어)와 관련 있다며 비대위로 위임할 것을 의협 집행부에 촉구했다. 

의협은 29일 오전 7시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 7층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의료전달체계 개선 협의체 권고문’(원문보기) 간담회를 열었다.  의료전달체계 개선 협의체 권고문은 2016년 1월부터 보건복지부와 의료공급자, 의료가입자 등이 참여해 논의한 결과물로 기존의 의료기관 종별 구분을 기능별로 나눈 것이다.

협의체 구성원이자 공익 대표인 서울의대 의료관리학교실 김윤 교수가 여러 의사회의 의견을 반영해 권고문을 수정하고 있다. 원래 협의체는 12월 22일 권고문을 확정할 예정이었지만 외과계 의사회를 중심으로 수정 요구가 많아 내년 1월로 잠정 연기됐다. 

의협 임익강 보험이사는 “2011년 처음으로 의료기관 기능 재정립 방안을 마련했다.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가 일어나면서 환자가 의원에서 여러 곳의 병원에 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시 의료전달체계 개편안이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임 이사는 "의료전달체계 개편은 의원의 총진료비 비중이 갈수록 떨어진다는 데서 필요하다"고 했다.

의협에 따르면 의원급 의료기관의 건강보험 총진료비는 2001년 41.4%에서 2010년 28.4%로 감소했다. 반면 병원급 이상의 총진료비는 2001년 32.1%에서 2010년 44.8%까지 늘었다. 

임 이사는 “권고문이 최종 완성될 때까지 수정이 가능하지만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니라 의사들의 요구사항을 반영하자는 취지"라며 "각 개원의 단체를 대상으로 3번 간담회(외과 2번, 내과 1번)를 연 데 이어 이번에 4번째 의견수렴 자리가 됐다”고 말했다. 임 이사는 “의료전달체계는  문재인 케어와는 다르다"라며 "1월 중으로 권고문을 확정하지 않으면 개원의들에게 불리한 만큼 의사들의 의사결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의료전달체계 개편은 의료계의 오랜 숙원이자 중요한 과제로 꼽혀왔으며 앞으로도 첨예한 사안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이날 발표 또는 질의한 모든 사람의 발언 그대로를 정리했다. 

임익강 의협 보험이사 "수정작업에 어려움…내부는 공개, 외부는 비공개" 
▲(왼쪽부터)임익강 의협 보험이사, 조현호 의협 의무이사, 최성호 개원내과의사회장 
임익강 의협 보험이사 상급종합병원의 진료비 상승률은 2004년~2016년까지 12년간 97.6% 늘었다. 종합병원의 진료비 상승률은 79.0%, 병원 138.7%이었지만 의원은 23.0%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의원의 외래환자수는 1.3% 줄었다. 같은 기간 진료과목별로 외래환자수는 흉부외과 –40.4%, 외과 –10.6%, 피부과 -9.7%, 일반의원 -13.3%, 이비인후과 –6.6%, 비뇨기과 –3.1% 등이었다. 

의료전달체계 개선 협의체 권고문은 기본적인 권고문을 담는 단계다. 기존 재정이 아니라 추가 재정이 있고 희망자에 한해 의료전달체계 안으로 들어오면 된다. 의료전달체계는 기능 분화와 강화가 있다. 종별 기능에 따른 진료비 차등제를 기반으로 한다. 기능 중심의 진료비 차등제는 예전에는 종별로 했다고 보면 이제는 경증, 중증으로 구분을 하고 수술 역점 질환 등에 따라 설정한다. 

종합병원과 병원의 진료기능을 보면 외과계가 일차의료기관과 이차의료기관 사이의 '1.5차'로 분류된 데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가 이뤄졌다. 정형외과, 산부인과 등을 보면 병원과 의원의 진료기능이 겹친다. 진료 유형으로 구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의원에 종별가산 수가를 더한 다음에 전문의원은 종별 가산이 올라가고 가치투자에 대한 가산이 올라간다. 내과의 일차진료기관에서는 만성질환 관리를 위한 가치투자를 하고 여기서도 가산이 붙는다.  

권고문(안)은 3번째 수정이 됐다. 기존의 종별이 아닌 이차 의료기관의 정의를 일반적인 입원, 수술진료, 분야별 전문진료 등을 담았다. 수가 감산은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에서만 두고 일차와 이차는 수가 감산이 없도록 했다. 외과계를 중심으로 심층진찰료를 가산하는 것을 검토했다.  

권고문은 매일 계속해서 내용이 바뀌고 있다. 권고문이 중간에 노출되면 의사회원들이 이것을 보고 다시 의견을 주고 다시 수정하는 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공개할 수가 없었다. 이런 어려움 때문에 (개원의사회장단을 대상으로)내부적인 의견 수렴은 하고 있었지만 외부적으로는 비공개로 진행했다. 

비대위, 의료전달체계 개편은 문재인 케어의 연장선

이동욱 의협 비대위 사무총장 오늘 회의는 비대위가 중단하라고 했는데 왜 강행이 됐는가. 

임익강 의협 보험이사 권고문은 3차 수정이 이뤄졌다. 의협 산하단체(개원의사회) 의견이 반영됐다. 개별 진료과에서 의견을 통해 권고문이 계속 수정됐다. 의견 수렴을 통해 의료전달체계를 개선하고 일차의료를 활성화하면 의료공급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안으로 만들고자 한다. 의사 회원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이 되지 않으면 권고문에 최종 사인을 하지 않겠다. 끊임없이 의견수렴을 받고 수정을 요구하겠다. 끊임없이 요구를 하니까 12월 22일로 연기가 됐고 1월로 또 한차례 연기됐다. 

외과계 의사회를 포함해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등에서도 요구를 했다. 1월 3일 4차소위원회를 하고 1월 6일 오후 5시에 전체 의사회원을 상대로 의견수렴 과정을 거치려고 한다. 권고문 내용을 잘 보면 비급여의 급여화(문재인 케어)와 관련이 있으면 비대위에 면밀한 협의를 요청할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면 집행부 대신에 비대위가 참석해서 논의를 할 것이다. 지금까지는 큰 그림을 그리는 단계이기 때문에 (집행부가) 의견수렴을 하고 있다. 

최대집 의협 비대위 투쟁위원장·전국의사총연합 대표 의료전달체계 개편은 의원급과 병원급에 생존 자체가 달려있는 매우 큰 문제다. 추무진 회장 집행부에서 비대위가 만들어진 이후에 갑자기 이를 추진하고 있다. 추 회장 임기 이내에 권고문을 확정해서 전달할 것인지 답변해달라. 

임익강 의협 보험이사 의료전달체계 개선 협의체는 추무진 회장과는 무관하다. 이 협의체는 2016년 1월부터 2년간 가입자, 공급자, 공익전문가 등 6명씩 참여하고 복지부까지 해서 20명이 참여한다. 추무진 회장은 2017년 당시 탄핵안이 상정되고 회장 직무대행 체제로 있을 때도 추진됐던 일이다. 이번 권고문은 10년, 20년 전부터 지적이 있었던 것과는 달리 의료공급자 의견이 많이 포함돼 있다. 

최대집 의협 비대위 투쟁위원장 추 회장 집행부 시기에서 이 문제를 결론내지 않겠다는 약속을 해줄 수 있나. 의료전달체계 개편은 의원, 병원의 생존이 달린 문제다. 추 회장이 뭔가 다른 의도로 이것을 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  

임익강 의협 보험이사 회원들이 100가지를 요구했는데 100가지를 다 담았다고 하면 통과할 수 있지만 100가지 중 2가지만 담았다고 하면 추 회장이 아니라 그 다음 회장이어도 사인을 할 수 없을 것이다. 권고문은 추무진 회장과 전혀 무관하다. 이것은 회원의 의견이 담겼는 지가 중요하다. 의료전달체계 개선은 소수와 약자, 시들어가는 개원의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이들의 의견을 담아야 한다. 회장이 아니라 내과나 외과가 어떻게 해야 한다는 의견을 줘야 한다. 

이동욱 의협 비대위 사무총장 비대위는 23일 열린 전체 회의에서 의료전달체계에 대한 비대위 입장을 정리해서 발표했다. 문재인 케어는 건강보험의 틀을 완전히 뜯어고쳐서 전면적으로 없애고 급여 진료만으로 운영하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문재인 케어는 지출을 통제하지 않고 추진할 수 없다. 지출 통제를 하기 위해서 일차, 이차, 삼차 의료기관 간 칸막이를 치고 급여 진료만으로 할 수 있는지 알아보는 것이다. 서울의대 의료관리학교실 김윤 교수가 의료전달체계와 관련한 강의를 할 때마다 업그레이드가 되고 누더기처럼 고치고 있다. 

정부는 의료전달체계 개편을 통해 어떻게 비급여를 없앨 것인지를 고민하고 있다. 정부도 의료전달체계 개편을 문재인 케어의 핵심으로 보고 있다. 비대위가 의료전달체계와 관련 논의를 하기로 했다. 의료계의 백년대계(百年大計)를 결정하는 중요한 일을 졸속으로 추진해선 안 된다. 

권고문은 과거 30년동안의 의료전달체계 내용과 다르다. 근본을 다 뜯어고치려는 것이다. 비대위는 문재인 케어와 관련한 정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집행부는)이를 졸속으로 추진하지 말고 비대위에 맡겨야 한다. 이를 추무진 회장이 지키지 않으면 (문재인 케어와 관련한 논의는 비대위에 위임하라는)의협 임시대의원총회 결과에 위배되는 것이다. 

내과, "권고문 확정, 어려운 개원의 살리는데 필요하다"

최성호 대한개원내과의사회장 권고문에 보면 개원가가 일시적으로 내과계, 외과계로 나눠졌다. 만성질환 시범사업을 보면 내과의 비중이 40%이고 일반과가 꽤 많은데 내과계와 외과계로 나누는 것이 맞지 않다. 개인적으로 의협 중앙대의원 5선을 하고 있다. 의협 대의원회에 15년째 참여하고 있는데 추무진 회장 개인이 의료전달체계 개편을 추진하는 것은 아니다. 의료전달체계 개편은 의협 대의원총회에서 의결한 수임사항이다. 

의료전달체계가 문재인 케어와 관련 있는 비율은 10%정도다. 비급여를 급여화하는 부분과는 90% 다르다. 외과계가 반대하면 권고문을 확정할 수가 없다. 하지만 외과계도 지난 여름부터 6개월 동안 나름대로 권고문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잘 쌓아왔다. 내년 2월이 되면 3월 의협회장 선거 때문에 의료전달체계 관련 논의가 멈추게 된다. 정부도 바뀌면 그동안 쌓아온 것이 없어지고 새 회장의 임기가 시작되는 내년 6월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외과계가 어려운 것을 알고 있다. 외과계를 일차의료기관으로 둘지, 이차의료기관으로 올릴지 심도있게 생각해야 한다. 외과계의 특수한 상황을 수술전 상담료, 수술가산료 등을 통해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 하지만 이를 처음부터 다시 논의하려면 2~3년이 필요하다. 1월 6일에 의견 수렴을 통해 권고문을 최종 확정해야 한다. 

김승진 대한심장흉부외과의사회장·의협 비대위 위원 김윤 교수는 22일 내과계 회장단 20명이 모인 간담회에서 의료전달체계는 문재인 케어와 관련 있다고 이야기했다. 김 교수가 공식적인 자리에서 이야기한 것이다. 그런데도 의협 집행부가 졸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는데 대해 외과계 의사들은 의구심을 갖고 있다. 

좌훈정 대한일반과개원의협의회 부회장·의협 비대위 위원 일반과는 4000명 정도 회원을 가지고 있다. 절반은 내과계 진료를 하고 절반은 외과계 진료를 한다. 일반과가 많은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 일반과 입장에서는 진행 중인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 지난해 1월부터 논의가 진행됐다고 하지만 지난 정부에서 논의한 내용과 지금 논의 내용 자체가 다르다. 처음에는 환자 의뢰, 회송과 관련한 인센티브 위주의 의료전달체계 논의가 이뤄졌다. 하지만 이번 권고문을 보면 디스인센티브 등 규제를 통해 의료전달체계를 개편해야 한다는 것으로 보인다. 수가 인상은 없고 규제만 남는 것이다. 자칫 의약분업 때 겪었던 일이 반복될 수 있다. 

김윤 교수 연구에 따른 장기적인 계획을 보면 의료전달체계 개편은 ‘가치기반 지불제도’로 가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다.(가치기반 지불제도는 환자의 치료비용을 줄이고 치료결과가 더 좋을 때 수가를 인정한다는 개념이다.) 하지만 이는 미국에서도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왔다. 외국에서도 소용이 없는데 우리나라에 도입해서 무슨 이득이 있는가. 총액계약제로 가기 위한 과정으로 볼 수밖에 없다. 

의료전달체계 개편안은 개편안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회원들의 충분한 의견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문제다. 6개월~1년에 걸쳐 심도 깊게 논의하고 대부분의 회원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 

8000명이 가입한 단체인 대한의원협회에서 어제 심도있게 논의했다. 권고문은 추진하는 방식이나 재정 문제 등 여러 가지 복합적인 문제로 부작용이 우려된다. 반대 목소리가 많으면 추진하면 안 된다. 충분한 시간을 두고 확정해야 한다. 

임익강 의협 보험이사 협의체가 구성될 때 의협 상임이사회에 보고했다. 2016년 8, 9월에 끝내고 12월에 마치기로 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해 국정감사가 시작되고 (대통령 탄핵 등) 정국이 혼란스러워지면서 매듭을 짓지 못했다. 지금 권고문 확정을 서두르는 것이 아니라 1년이 지연됐다. 

권고문 처음에는 의협안이 80~90% 반영됐지만 내용이 많이 수정됐다. 병협에서 동네병원도 만성질환을 진료하겠다고 했고 의원에서 수술을 하지 말라고 했다. 의협과 병협의 중재안이 나오다 보니 외과계 의원에서 1.5차 의료기관 개념이 나왔다. 수술환자수가 적은 진료과에 수술가산료를 어떻게 붙일지 고민하고 있다. 

“집행부 비대위 내부싸움 아닌 의사사회 한 목소리 나와야”

김동석 직선제 대한산부인과의사회장 의원급 의사들은 종합병원에서 환자에게 약을 6개월~1년 처방하지 말고 이 환자를 다시 의원으로 돌려달라는 것이 핵심이다. 그런데 진행 방향이 전문의원으로 가는 것이 문제다. 의원급 의료기관이 병실을 유지하는 것은 어떻게든 환자 1명이라도 더 보려고 하는 데 있다. 산부인과는 분만 10건을 한다고 유지할 수 없고 만성질환 관리도 필요하다. 외과계는 만성질환 관리 역할을 주지 않고 있다.

마무리 단계에서 의협 집행부와 비대위가 서로 만나서 심도있게 논의해야 한다. 집행부나 비대위가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된 목소리를 내야 한다. 외과, 내과계의 문제가 아니고 의원과 병원의 문제가 아니다. 의사들이 서로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  

신창록 대한개원의협의회 보험부회장 보험이사 일을 20년동안 했는데 ,1998년부터 의료전달체계가 완전히 무너졌다. 의원과 병원의 외래진료 수입을 비교했을 때 당시에는 병원이 의원의 절반도 되지 않았다. 현재는 병원이 의원의 외래진료 수입을 추월했다. 이것을 바로잡으려면 의료전달체계 개편이 빨리 시행돼야 한다. 

문재인 케어는 늦춰야 하지만 의료전달체계 개선은 빨리 해야 한다. 다만 내과계 간담회 때 이야기한 것이 빠져있다. 권고문을 보면 경증 환자가 반드시 일차의료기관에서 진료하라는 것은 아니라고 썼는데 이는 원칙을 위반하는 것이다. 

누가 경증과 중증을 분류할지가 중요하다. 52개 경증질환에서는 의원이 병원보다 수가가 역전이 됐다. 환자를 의뢰하는 주체인 일차의료기관의 의사가 경증·중증 질환을 정하면 의뢰를 받은 의사는 이를 쉽게 바꾸지 못하게 해야 한다. 중증 환자를 받아놓고 (수가 가산을 의식해)갑자기 경증이라고 표기하는 문제를 막아야 한다. 

최세환 대한신경외과의사회 부회장 의협의 카운터 파트너(협상대상자)가 복지부, 병협이다. 의협은 병원이 외래 진료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보지만 병협은 동상이몽을 갖고 있고 복지부는 일방적으로 끌고 가려고 한다. 독일 등의 사례를 보면 전문의가 50%이하로 떨어지지 않으면 제대로 된 의료전달체계를 갖출 수가 없다. 의료전달체계를 개편하려면 국민과 복지부와 의료계 전체를 설득해야 한다.  

일본의 건강보험 재정은 2013년 기준 400조원이다. 우리나라는 101조원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건강보험 재정 압박으로 전체 파이를 줄인 다음에 논의를 해봐야 소용이 없다. 이것에 주안점을 둬서 집행부와 비대위가 동상이몽을 가질 게 아니라 아예 문재인 케어를 시행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 (의협 비대위가 내걸었던)‘의사가 행복해야 환자가 행복하다’ 같은 슬로건을 다 빼고 '이대로 문재인 케어를 실행하면 100% 실패하고 이 책임은 정부에 있다‘고 이야기해야 한다.  .

"2년간 협의체 진행사항 몰랐다…졸속 추진 반대" 

송병호 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 차기 회장 전체적으로 취지는 좋지만 권고문이 환자에게 불편을 준다거나 각 진료과별로 갈등을 만든다면 좋은 제도라고 볼 수 없다. 내과계와 외과계가 형평에 맞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사실은 불과 한달 전에 알게 됐다. 이비인후과의사회는 2년동안 협의체가 진행됐다는 것을 몰랐고 졸속으로 진행됐다. 의료전달체계 개편은 시간을 두고 정교하게 다듬어가야 한다. 가장 좋은 의료제도는 일차의료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의료자원이 한정돼 있기 때문에 의료기관종별 구분을 일차, 이차, 삼차로 나누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잘하고 있는 것(일차의료기관)은 잘하도록 해야 한다. 
 
▲이용민 의협 의료정책연구소장(왼쪽)과 이동욱 의협 비대위 사무총장 
이용민 의협 의료정책연구소장·의협 비대위 위원 협상에 들어가는 사람은 협상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의료전달체계 개편은 중요하기 때문에 심도 있게 논의해야 한다. 의료전달체계가 문재인 케어에 오용이 됐다. 이대로 권고문에 동의한다면 큰 테두리에서 문재인 케어 동의에 일조하게 된다. 

정부는 문재인 케어를 대책 없이 던져놓고 일부 학자들이 쫓아다니면서 자고 일어나면 조금씩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이렇게 급조된 정책을 통해 의료계의 백년대계를 만드는데 도움이 될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 

재정 문제도 보면 일차의료기관의 진료비를 깎아서 상급종합병원으로 준다거나 상급종합병원의 진료비를 깎아서 일차의료기관으로 준다는 등 추가 재원은 투입하지 않을 것이다. 이것은 정부 신뢰의 문제이다. 역대 모든 정부를 믿지 못했다. 의협이 서둘러서 권고문을 받아들이게 되면 후한이 따르게 될 것이다. 

김윤 교수는 정부 입장을 수습하기 위한 학자 역할을 하고 있다. 문재인 케어 세부계획 마련 과정에서 조급하고 준비되지 않은 것을 추진하면서 이론을 개발해 내는 단계다. 의협은 이를 성급하게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이세라 대한외과의사회 총무이사 의료전달체계를 이대로 시행하면 분명히 외과계는 망한다. 의료전달체계 때문에 망해버리면 어디에서 문제가 있는지 모른다. 건강보험 제도의 틀이 바뀌지 않은 상태에서 의료전달체계를 이야기한다면 무효다.

의협 집행부, "지금 개편안하면 2~3년 연장…1월 중 확정해야"

조현호 의협 의무이사 지난해 1월에 협의체 첫 회의가 있었고 의료전달체계 개편과 관련한 어젠다를 정했다. 어젠다 300개 중에서 70여개를 논의했다. 지난해 6월 9차 회의를 통해 거의 마무리됐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의협과 병협의 갈등이 너무 심했고 소비자단체와의 갈등이 심해서 논란이 많았다. 의협, 병협은 합의를 하지 못했다. 병협은 의원 입원실을 없애라고 했고 병원에서도 만성질환 관리를 한다고 했다. 

다행히 현재는 여러 단체에서 의료전달체계 개편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협의체 논의를 거쳐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다. 현재까지 논의된 것 외에 추가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제는 합의가 가능한 시점이다. 13차 협의체 회의까지 진행한 과정에서 느낀점은 이것을 깨는 것은 의료계의 엄청난 손해라는 것이다. 의원의 진료비 비중을 전체의 20% 이하로 떨어지지 않도록 막아야 한다.

권고문은 일단 확정을 하고 권고문의 실무적인 측면에서는 의협 집행부나 비대위가 적극적으로 개입해서 유리한 방향으로 끌고 나가야 한다. 이제는 권고문을 최대한 마무리하는 것이 맞다. 어떤 협의체도 2년이상 논의된 적은 없었다. 협의체 13차 회의까지 하고 나서 의견수렴을 하고 있지만 추가 의견을 수렴을 거친 다음 권고문을 통과시켜야 한다. 의원급 의료기관 중에서 수입 하위 30~40%은 매우 어렵다. 이들에게 심폐소생술이 필요하다. 경영상 어려움을 해소해야 한다. 

임익강 의협 보험이사 권고문 안에 '재정중립'이라는 용어에 대해서는 '가치투자'라고 넣었다. 내과계는 수가를 신설하고 외과계는 가산하는 것으로 넣었다. 그만큼 의료공급자에게 투자해야 의료전달체계가 작동된다. 신규 의사회원들의 개원 진입장벽이 높지 않도록 해야 한다. 개원 진료과는 어느 진료과는 대박, 어느 진료과는 쪽박이 될 수 있다. 개원가는 중립이 되지 못한다. 개원가는 가치투자와 수가 신설이라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재정중립이라는 단어는 빼거나 수정하겠다.

이동수 대한비뇨기과의사회장 권고문이 나올 때까지 한달동안 업그레이드가 된 것이 사실이다. 데드라인(마감기한)이 2번 연기됐고 내년 1월초에는 권고문이 나와야 한다고 돼있다. 점점 좋은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데드라인을 꼭 맞춰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의료계가 한목소리를 내야 하는데 이에 대한 논의가 부족하다. 각 진료과나 직역마다 입장이 다르다. 약간의 입장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의협에서 의사회원들의 대승적인 의견 수렴이 있어야 한다. 최종 권고안 확정은 연기해야 한다. 

이동욱 의협 비대위 사무총장 오늘 간담회에서 보면 내과만 빨리 하자고 한다. 나머지 진료과들은 졸속 추진이고 (권고문을)최근에 처음 들었다고 했다. 지금까지 논의와는 전혀 다르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1월 말까지 문재인 케어 세부계획을 완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의료전달체계 개편은 문재인 케어를 추진하기 위한 핵심 내용이다. 내과계에서도 정신건강의학과, 이비인후과 등은 반대했다. 내과만 갖고 의료전달체계 개편을 추진해선 안 된다. 충분한 논의를 거쳐서 정해야 한다.

의료전달체계 개편은 전문의가 아닌 일반의사 비율을 50%이상 올리고 해야 한다. 도로도 닦지 않고 차부터 수리한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내과 외에는 다른 진료과들은 다 반대하고 있다. 

임익강 의협 보험이사 다시 말하지만 의료전달체계는 문재인 케어와 관계 없다. 정진엽 전 복지부 장관 때 만들어졌다. 지난해 12월에 완결을 하려고 했다. 내용상에서는 변화가 없고 권고문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개원의사회장들의) 의견이 많았다. 권고문에 의견을 반영하다 보니 2년동안 의견수렴 하는 것보다 지난 한달동안 진도가 더 나왔다. 권고문 확정이 내년으로 연기가 됐는데 회원들의 의견을 반영하다 보니 계속 지연이 되고 있다. 

최성호 개원내과의사회장 몇 개 진료과가 발언을 했는데 묵시적 동의라는 것이 있다. 가정의학과, 신경과 등은 발언하지 않았다. (대한신경과의사회는 의협 집행부에 권고문 반대 의견을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일반과에서도 권고문을 반대한다지만 일반회원 정서는 다르다.  

외과계에서 반대하면 동의하지 않겠다. 동료의사의 생각이 중요하다. 외과의사회장, 비뇨기과의사회장 등이 노력해서 권고문이 끊임없이 수정되고 있다. 최대한 개원의들의 의견을 많이 올려놨다. 이제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외과계만 권고문 확정의 결단을 내리면 된다.
 
 
▲추무진 의협회장 
추무진 의협 회장 그동안 의사회원들에게 의료전달체계 개선 협의체 관련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는 문제가 있었다. 간담회를 통해 의견 수렴을 하고 있다.

회원들이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의료전달체계를 확립해야 한다. 이런 의도에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는 사실이 마음 아프다. 의사 동료가 쓰러져 가고 있다. 이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이 의료전달체계 개편이다. 모든 진료과가 몰락하고 있는 만큼 의사회원들을 살려야 한다. 3만5000개 의원의 환자가 100여개 병원으로 쏠리는 것을 막아야 한다.

의료전달체계의 기본은 대형병원으로 가는 외래 환자를 의원급의 동료의사들에게 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국민들에게도 이를 설득하는 것이 중요하다.

권고문은 1월 3일에 소위원회에서 한차례 조정을 받고 1월 6일에 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겠다. 부족하면 추가적으로 의견수렴을 하겠다. 회원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기까지 최선을 다하겠다. 

임솔 기자 ([email protected])의료계 주요 이슈 제보/문의는 카톡 solplus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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